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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액션핏 박인후 Mar 10. 2024

관뚜껑 닫는 소리가 들릴 때

일론 머스크의 전기를 보고 느낀 소회

수많은 명대사를 남긴 최동훈의 영화 '타짜'에 별로 유명하지 않지만 인상 깊은 대사가 있다. 


'가만있어봐.. 근데 인생 관뚜껑 닫는 소리 들어봐야 하는 거 아냐?'


도박을 끊으려면 손가락을 자르라고 하는 평경장의 말을 듣고 손가락을 자르려고 하는 고니가 혼잣말로 하는 대사다. 


사실 이 말은 영화에서 창작된 대사는 아니고 도박을 끊으려 손가락을 자르려고 하는 고니에게도 어울리는 대사는 아닌 것 같다. 이 말의 유래는 중국 당나라 시대 시인 '두보'가 출세길이 막혀서 낙향한 아들의 친구에게 한 말로 요즘 식으로 말하면 '끝날 때까지는 끝나는 게 아니다'에 좀 더 가까운 말이라고 생각한다. 


한자로는 '개관사정', 그러니까 '죽기 전에 그 사람의 합당하고 완결된 평가가 이루어진다'라는 뜻이다


몇 달 전에 기다리고 기다리던 '일론 머스크'의 전기를 봤다. 간단하게 소감을 말하자면 흥미진진한 전반부, 그러니까 테슬라와 스페이이스 X의 성공까지는 재미있는데 후반부, 특히 트위터 인수부터는 흥미가 확 떨어진다고 느꼈다. 오히려 세 번째 보는 잡스의 전기보다 재미가 없었다. 


이유는 간단했다. 잡스는 죽었기 때문에 그의 시간은 끝났고 그 유한함이 주는 아쉽지만 한정된 재미가 책으로 이어진다. 그리고 그의 끝난 삶은 완결된 이야기로서 가치를 준다. 하지만 앞으로 사업가로서 최소 10년을 더 일할 일론 머스크의 책에는 그런 '유한함'과 '완결성'이 주는 재미가 없다.  


우리의 삶은 (아직은) 누구에게나 유한하다. 우리 모두 죽음으로 가고 있다. 그래서 삶은 가치 있고 짜릿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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