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개발을 시작하다
오늘로써 액션핏에서 첫 개발자를 뽑은 지 5개월이 되었다. 5개월간 2명의 개발자, 1명의 디자이너, 그리고 기존에 있던 사업부 인력으로 안드로이드 빌드 기준 7개의 게임이 뽑혔다. 그리고 그중 2개 게임이 유의미한 매출을 내게 되었다. 개발한 게임의 마케팅 비용을 많이 지출했기 때문에 ROAS를 맞출지 조금 불안했는데(이 불안은 모든 게임을 마케팅할 때마다 있는 불안이다) 최근의 여러 지표를 보면 목표 매출은 넘기면서 ROAS 100%도 맞출 거 같다. 특히 오늘, 몇 가지 게임의 긍정적인 지표를 보고 기분이 좋아져서 Feel 받는 김에 앞으로 몇 번에 걸쳐서 쓰게 될 글의 첫 프롤로그를 써본다. 게임 개발을 어떻게 시작하게 되었고, 어떻게 팀을 꾸리고, 어떻게 일을 했는지 이순신 장군이 난중일기를 쓰는 심정으로, 김구가 백범일지를 쓰는 심정으로 써보려고 한다. (하하하! 농담입니다!)
-직접 개발한 게임중 하나 '블럭냥'-
https://play.google.com/store/apps/details?id=com.actionfit.blockcat&hl=kr&gl=kr
*글 제목 앞에 붙이려고 했던 후보군들이다. 이중 '우당탕탕'이 제일 맘에 들어서 이걸 쓰기로 했다.
1. 우당탕탕 개발일지
2. 막무가내 개발일지
3. 이판사판 개발일지
4. 얼럴뚱땅 개발일지
5. 개발새발 개발일지(가장 강력한 경쟁자였음..)
액션핏의 초기 사업 모델은 '게임 퍼블리싱'이었다. 게임 퍼블리싱이란 간단하게 말해서 다른 '개발사'에서 만든 게임을 비용을 지불하던 공짜로던 가지고 와서 주로 유통과 마케팅, 수익화 및 관리 업무를 하고 게임에서 발생하는 '수익' 혹은 '이익'을 나누는 방식의 사업 모델이다. 어쩌다 모바일 게임 퍼블리싱 사업을 시작하게 되었고 퍼블리싱 사업이 자리를 잡아가면서 항상 사업 구상의 한축에 '게임을 직접 개발'하는 것이 포함되어 있었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았다.
1. 수익구조 개선: 퍼블리싱을 하면 보통 수익을 개발사와 나누게 되는 게 직접 개발을 하면 수익을 모두 회사에서 가지고 갈 수 있다.
2. 개발과 업데이트 전반에서의 속도: 사내에서 프로젝트를 가지고 가면 다른 회사와 협업을 할 때보다 우선순위를 먼저 정할 수 있고 결국 개발 전반에 속도를 낼 수 있다.
3. 우리가 만들고 싶은 게임을 만들기: 퍼블리셔로서 보통 마켓의 큰 트렌드와 히트작들을 예민하게 보게 되는 데 개발팀이 있으면 만들고 싶은 게임을 바로 만들 수 있게 된다.
더 간단하게 말하면 게임 회사로서 '유통(사실상 마케팅)'의 경험과 방법론이 생겼으니 게임의 '생산'라인을 직접 가지고 싶었던 것이다.
그리고 나 같은 경우는 게임이 좋아서 게임 사업을 시작한 게 아니었기 때문에 특별히 만들고 싶은 게임이 없었다. 이유야 어떻든 적어도 경쟁자들만큼 질적으로 완성도가 있는 게임을 만들어야 하는 것은 당연했다. 어쨌든 게임을 만들어야 하는 이유는 회사로서는 '당위'였고 '필수 과제'였다. 인생과 사업의 많은 것들이 그렇듯 결국 자기가 잘하는 것, 익숙한 것에서 벗어나 새롭고 낯선 일을 해야 했다. 그 과정에서 많은 시행착오가 있겠지만 결국 그동안 사업을 해왔던 것과 같은 방법을 쓰기로 했다.
1. 게임을 잘 만들려고 하지 않는다. '빨리', '많이' 만드는 것이 목표다
2. 없는 것에서 더하는 방식이 아니라 리스크와 실패 가능성을 줄이고 빼는 방식으로 간다.
3. 창의적이려고 하지 말고 성공한 게임을 베끼는 방식으로 간다.
4. 위에 방법론이면 '기획자'는 누구든 할 수 있다. 기존 사업부에서 마케팅을 잘 아는 사람이 게임 기획을 한다.
5. 큰 목표를 생각하지 말고 작은 목표를 단계별로 세우고 한 단계씩 가는 방식으로 간다.
6. 개발자, 디자이너 등 인력은 최대한 무경험자 위주로 꾸린다.
7. 더 크게는 개발 계획이 망해도 되는 구조를 짠다.
그리고 일단 나부터 더 '많이' 일하기로 마음 먹었다. 결국 양이 질을 보장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