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냐 아저씨> 러시아 원문을 전라도 사투리로 바꿔

바꿔 읽으며 깨달은 것,소냐의 '쉼'과 월선의 '여한' (음성 포함)

by 허배우 actorheo

<바냐 아저씨> 러시아 원문과 전라도 사투리로


<바냐 아저씨>에서 소냐의 마지막 대사는 "쉴 수 있어요"이다. 소냐가 말하는 '쉰다는 것의 의미'를 화두로 두고 생활하다, 문뜩 소냐의 말이 소설 토지에서 용이와 월선이의 대화로 연결되었다.


생을 마감하는 순간 용이는 월선이를 안고 묻는다.

"니 여한이 없제?"

월선이 답한다. "네 없심니다."

여한이 없다. 월선은 용이가 평생 자신을 사랑한 것을 알고 있고, 자신도 원없이 용이를 사랑하며 살았다는 것이다.

쉰다는 것이 단순한 휴식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 생의 시간을 충실하게 아쉬움이 없이 살아낸 후 이르게 되는 단계로 읽힌다.

<바냐 아저씨> 마지막 부분 소냐의 독백을 러시아어로필사해보고, 전라도 사투리로 바꿔서 낭독해보았다.

나의 번아웃은 단순히 육체적 휴식을 원하는 것이 아니라 여한이 풀리지 않은 상태라는 것을 깨달았다.

인생의 시간이 앞으로 30여년 남았고, 체력이 왕성할 시기는 15년 정도인데 내가 이 생에 해 보지 못 하고 떠나면 여한이 남을 것 같다.


​내 번아웃의 정체는 '여한'이었다.

​남은 15년, 여한 없이 살기 위하여


그래서 나는 퇴근 후 9시, 방구석 배우가 된다.


<바냐 아저씨> 러시아어 원본을 번역해서 <케이제약, 반부장> 각색 하고 있다. 낭독의 자유를 찾기 위해, 저작권 문제 해결하려고 시작한 프로젝트인데 이것으로 새로운 세계가 열렸다.


러시아어 Дядя Ваня​[댜-댜 바-냐]를 검색어로 유튜브에서 조회하면 여러 버전의 러시아어 바냐아저씨가 나온다. 그 중 하나를 배경음악처럼 틀어놓고 출퇴근길에 차 안에서 듣는다. 대사의 뜻을 모르니까 배우가 말하는 소리의 뉘앙스에 집중할 수 있다. 감정을 듣는 귀가 열리고 있다.


AI번역기에 러시아어 한글발음표기를 보고 읽으면 전혀 다른 뜻으로 번역되는 수준으로 아직 나의 러시아어 발음은 엉망이다. 그래도 <바냐 아저씨> '대사'만은 원어민처럼 발음하는 것이 목표다. 그 날 러시아어 낭독 음성 파일은 세상에 공개하는 것으로 하고, 지금은 소냐가 바냐에게 하는 대사를 전라도 사투리로 바꿔서 낭독한 것만 낭독의 재미를 알리기 위해 공유한다.

[바냐 아저씨 - 소냐의 독백 (러시아어) 필사]

Мы отдохнем! Мы услышим ангелов,

(믜 앗다흐뇸! 믜 우슬리씸 안겔라프,)

우리는 쉴 수 있을 거예요! 우리는 천사들의 목소리를 듣게 될 것이고,

​мы увидим все небо в алмазах,

(믜 우비짐 프쏄 녜바 브 알마자흐,)

다이아몬드가 박힌 듯 반짝이는 밤하늘을 보게 될 거예요.

​мы увидим, как все зло земное,

(믜 우비짐, 깍 프쏄 즐로 짐노예,)

우리는 보게 될 거예요, 이 땅의 모든 악과,

​все наши страдания потонут в милосердии,

(프쏄 나쉬 스트라다니야 빠또눗 브 밀라쎄르디이,)

우리의 모든 고통이 자비심 속에 잠겨 사라지는 것을,

​которое наполнит собою весь мир,

(까또라예 나뽈닛 싸보유 볘씨 미르,)

온 세상을 가득 채운 그 자비심 속에요.

​и наша жизнь станет тихою, нежною, сладкою, как ласка.

(이 나샤 쥐즈니 스따넷 찌하유, 녜즈나유, 슬라트까유, 깍 라스까.)

그러면 우리의 삶은 부드러운 손길처럼 고요하고, 온화하고, 달콤해질 거예요.

​Я верую, верую...

(야 볘루유, 볘루유...)

전 믿어요, 정말 믿어요...

​Мы отдохнем!

(믜 앗다흐뇸!)

우린 쉴 수 있을 거예요!


[바냐 아저씨 - 소냐의 독백 (전라도 사투리 버전)]


안녕하세요 방구석 허배우입니다

오늘은 <바냐 아저씨>의 마지막 부분

소냐가 바냐 아저씨에게 들려주는

위로의 말을 전라도 사투리로 들려 드립니다.


​"아재, 그라시재라. 우리도 인자 숨 좀 돌리고 살 것이요잉.

우덜은 저그 천사님덜 옥구슬 굴러가는 소리도 듣게 될 것이고,


저 하늘맹키로 온 천지가 다이아몬드로 뒤덮여갖고 훤하게 빛나는 꼴도 보겄지라.


​이놈의 시상 온갖 몹쓸 것들이랑, 우리 가슴 썩힌 그 징글징글한 설움들이...


온 우주를 덮어분 그 놈의 자비 속에, 봄눈 녹듯 스르르 녹아불 것이요.


​그라문 우리 사는 꼴도, 워메 좋은 거...


잠잠허니, 보드랍고, 꿀맛같이 달달해지겄지라. 꼭 어매가 쓰담쓰담 해준 것 맹키로.


​나는 믿소. 참말로 믿어라...


아재, 우리 쉰다니께라. 참말로 쉴 것이요 잉."



소냐가 말하는 쉰다는 것은 무슨 의미일까요? 제 생각은 본문에서 찾을 수 있어요 여러분의 생각도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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