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가 새로워지기 위하여

희망으로 가득찬 하루

by 훌륭한어른이
난 정확하게 미끼를 드리울 수 있지, 하고 노인은 생각했다. 단지 내게 운이 따르지 않을 뿐이야. 하지만 누가 알겠어? 어쩌면 오늘 운이 닥쳐올는지. 하루하루가 새로운 날이 아닌가.
- 노인과 바다 (어니스트 헤밍웨이) -


하루하루가 지겨운 날이 있었다. 그 날이 그날인 것 같고, 딱히 특별하고 재밌는 일도 없고, 그냥저냥 살아가는 일련의 날들. 어제가 오늘 같고, 내일이 오늘과 별 반 다를 것 같지 않아 기대도 희망도 없는 날들.


하루하루가 지겨워지면 사람은 자기가 가지고 있고 감사해야하는 것들을 잊어버린다. 청춘, 직업, 통장에 찍히는 돈, 가족, 주거 공간 등. 내게 너무 필요한 존재들이지만 동시에 지겨운 날을 지탱해 줄 뿐 도파민의 기폭제가 되어 삶을 즐겁게 해주지 못하는 것들을 시시하게 여긴다. 안타깝게도 나약했던 과거의 나는 그 상태에 오래 머물렀다. 다른 누군가가 혹은 하늘에서 즐거움을 물어다주길 기다렸다.


지금 생각해보면 불쌍하고 오만했다.


하루하루가 새롭고, 하루하루를 기대로 가득 채우기 위해서는 그 누구도, 그 무엇도 아닌 '내'가 움직여야 한다. 어제보다 조금 더 나은 나를 만나고, 어제보다 조금 더 나은 성과를 기대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이를 위한 노력이 필수적이다. 물론, 실패할 수도 있다. 현상유지만 하거나, 오히려 퇴보할 수도 있다. 절대적으로 잘 된다는 보장은 없다. 하지만 지루한 하루에 생기를 불어넣어 준다는 사실, 그 자체만으로도 충분한 가치가 있다.



설레는 하루의 작용점으로 나는 유튜브 영상 제작을 선택했다. 요즘 매일 하루 약 20분을 투자해 감사 콘텐츠를 유튜브 쇼츠로 올리고 있다. 조회수는 평균 200회이고, 구독자수는 10명을 간신히 넘는다. 몇 만 구독자를 거느린 크리에이터에게는 사소할 수 있는 조회수 1과 1명의 구독자가 내게 너무도 소중하다. 매일 콘텐츠를 업로드 한 후 어쩌면 어제보다 나아진 조회수와 구독자 수를 기대한다. 결과가 좋지 않은 날이 많다. 하지만 매일 결과를 기대하고 확인하는 과정이 새롭고 기대된다.


(감사 콘텐츠를 제작하기 위해 하루동안 있었던 고마운 일을 생각해야 한다. 그 전 같았으면 무심코 지나쳤을 사소하고 감사한 일들을 얕은 기억 속으로부터 끄집어내 원고로 쓰고 입으로 뱉어낸다. 그 과정에서 오늘 하루 얼마나 감사한 일이 있었고 행운이 있었는지 깨닫게 된다. 더불어 내일은 어떤 감사한 일들이 기다리고 있을 지 기대가 된다.)


매일 올리는 영상이 누군가에게는 시간 낭비로 치부될 수 있다. 수 개월을 꾸준히 하고 있지만 최고 조회수는 500회 뿐이고 구독자 수는 20명도 채 되지 않기 때문이다. 수익이 날리는 만무하고 특별히 알아주는 사람도 없다.


하지만 나는 희망을 품는다. 꾸준히 하다보면 점차 더 많은 사람들이 들어주고 어쩌면 이름 모를 구독자에게 작은 도움이라도 줄 수 있을지 모른다는 희망. 유명인으로부터 인터뷰 요청을 받을 수 있을지 모른다는 희망. 라디오 프로그램 제작자로부터 섭외 요청을 받을 수 있을지 모른다는 희망. 그리고 마침내 공중파 라디오 DJ가 될 수 있을거라는 희망.


보이지 않는 운이 세상을 동동 떠다니고 있다. 운은 현재 인간이 진행하고 있는 일과 결합한다. 아무일도 하지 않으면 그 운이 나에게 오고 싶어도 오지 못한다. 그래서 꾸준히 유튜브 영상을 올리고 있다. 내 콘텐츠가 운과 기가막히게 만나는 날이 있지 않을까? 혹시 오늘 그 운이 닥쳐오지 않을까?


설사 결국 만나지 못한다 해도 괜찮다. 지루함이 희망으로 가득 차오르는 하루!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감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