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족한 것에 신경 off! 갖고 있는 것에 집중 on!
"하지만 늙은이야, 넌 그것들을 가지고 오지 않았잖아. 지금은 갖고 오지 않은 물건을 생각할 때가 아니야. 지금 갖고 있는 물건으로 뭘 할 수 있는지 생각해 보란 말이야."
- 노인과 바다 (어니스트 헤밍웨이) -
나는 가난하고, 똑똑하지 않고, 잘생기지 않았어. 그래서 할 수 없어. 포기할래.
사람은 몸이 편한 방향으로 생각하고 행동한다. 그래서 포기하기 쉬운 존재다. 포기하면 마음은 아쉽고 불편하겠지만 몸은 편하다. 포기했다는 찝찝한 마음을 털어내기 위해 가지고 있는 것보다 가지고 있지 않은 것들을 떠올린다. 대게 그것들은 본인 의지와 상관없이 태어나면서부터 부재하거나 성에 차지 않는 상태였다. 그래서 '내 탓이오'의 포기보다 자책의 강도가 약하다. 어쩔 수 없음을 겉으로 속상해한다. 그러나 마음 깊이 자리한 어두운 동굴 속을 탐험해 보자. 저기 수줍게 반짝이는 새침데기 안도감이 보이지 않는가.
시도하지 않아 몸이 편하고, 그 포기를 부족한 조건 탓으로 돌리면 되기에 이 얼마나 가뿐한가. 누군가가 포기의 이유를 물어보면 이런저런 가뿐한 이유를 대면 그만이다. 보통 공감능력이 있는 사람이라면 부족하지 않을 정도의 진심 섞인 안타까움으로 뾰족한 수가 없는 위로의 말을 찾으려 애쓴다. 그런 위로의 말로 위안 삼는다면 본인에게 진정 위안이 될지는 의문이다.
하지만 가지고 있지 않은 것들을 방패 삼아 머물러 있기에 인간은 안타깝게도(?) 가진 것들이 많다.
우리는 살아있고, 움직이고, 생각하고, 의지에 따라 꿈을 꿀 수 있고 결국에는 꿈을 이룰 수 있다.
물론 지금 우리는 초라하다. 가진 게 별로 없다. 타고난 게 대단하지 않다. 부족한 것들을 생각하면 한 없이 물러나게 된다.
하지만 그 반대로, 가지고 있는 것에 집중해 보면 어떨까?
가령 나는 라디오 DJ가 꿈이다. 그 꿈을 이루기에 지금 나는 현저히 부족하다. 아나운서도 아니고, 연예인도 아니어서 인지도가 전혀 없다. 목소리가 모기 같이 가늘고, 목이 빨리 쉰다. 사오정이어서 상대방의 말을 엉뚱하게 이해한다. 핵심을 빠르게 말하지 못하고 질질 끈다. 내가 생각해도 내 꿈은 저만치 보이지 않는 곳에 숨어있어서 끝끝내 찾아내지 못할 것만 같다.
하지만 그 반대로 또 많은 걸 가지고 있다. 우선 꿈을 이루고 싶다는 의지가 있다. 유튜브 채널에 매일 목소리 영상을 올리면서 DJ 연습을 한다. 든든한 유튜브라는 플랫폼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목소리에 귀여움이 섞여 있어 청취자가 목소리 때문에 적어도 눈살을 찌푸리지는 않을 것 같다. 목소리를 녹음할 수 있는 독립적인 공간을 가지고 있다. 책을 열심히 읽고 있어서 콘텐츠 재료를 차곡차곡 모으고 있다. 언젠가 말 재료로 요기 나게 쓰일 것이다.
저녁 시간이다. 꽃등심도 먹고 싶고, 동파육도 먹고 싶고, 초밥도 먹고 싶다. 하지만 당장에 살 돈이 없다. 먹고 싶다는 욕망과 비례해 배꼽시계는 참으로 우렁차게 울린다. 먹고 싶다는 생각만 하고, 바닥을 친 재정상태를 원망하는 사이 굶은 시간이 길어졌고 몸의 힘이 터진 수도관에서 졸졸 새는 물처럼 빠져나간다. 이 상황에서 당장에 굶고만 있을 것인가? 이렇게 원망만 하고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건강을 잃을 것인가? 그럴 수 없다. 당장 냉장고로 직행해야 한다. 너무 자주 먹어 질리고 항상 내 옆에 있어 그 가치를 몰랐던 하지만 나를 살려줄 식재료와 음식들이 기다리고 있다. 냉장고 파먹기를 해야 한다. 냉장고 안에 있는 것들을 어떻게 해서든 요리하고 밥상을 차려 맛있게 먹어야 한다. 나의 데코레이션 혹은 요리 실력에 따라 의외로 맛난 식사를 즐길 수 있다. 나를 배부르게 하고, 살 수 있게 해 주다니! 냉장고 안에 있는 음식들이 얼마나 가치가 있었던가. 그렇지 않고 냉장고 안 음식을 오랫동안 방치한다면? 상한다. 상해서 결국 먹지 못한다.
원하던 꿈도 이루지 못하고, 가지고 있는 것들도 활용하지 못하는, 두 마리 토끼를 다 놓치고 마는 꼴이 되고 만다.
잠시 나에게 집중해 보자. 난 무엇을 가지고 있나? 가만히 탐색해 보면 가지고 있는 것들이 보인다. 내 안에서 하나 둘 나온다. 내가 잊고 있었던 보석이다! 이것들을 애정 어린 시선으로 자세히 바라보고 관찰해 보자. 이제 우리는 보석을 엮어 꿈을 향한 줄을 조금씩 꿸 수 있다.
없어 없어하면 꿈의 실현은 없고, 있어 있어 하면 꿈의 마차가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그러니, 빈 주머니만 바라보지 말자. 직접 움직여 내 앞의 작은 희망의 조약돌을 주워보자. 주머니가 무겁고 두둑하게 채워질 것이다. 또 그만큼 성공에 가까워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