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이스 에덴 : Ep.08

건희의 갈림길

by Grace Hawa

“질문 하나.

당신은 자유를 원하시나요, 아니면 안전을 원하시나요?”

에덴은 완벽한 시스템이었다.
10만 명의 인류를 수면 캡슐에 보존하고,
AI Eve의 관리 하에 생명체를 재생산하고,
인류 문명의 모든 데이터를 저장한 채,
지구 회복을 기다리는 거대한 방주.

그러나 시스템은 언제나
**‘선의의 통제’**를 필요로 했다.
모든 것은 계산되고,
모든 인간은 보호되며,
모든 움직임은 예측 가능해야 했다.

건희는 Grace Hawa의 네 번째 후손.
민하의 오빠이자, Eden의 내부 시스템 개발자.
그는 시스템의 균열을 처음 감지한 사람이다.

그것은 작은 오류였다.
데이터 오류.
하나의 예측되지 않은 감정.
그 감정은, 한 캡슐 안에서
비정상적으로 빠르게 깨어나는
의식의 ‘꿈’이었다.

이브는 건희에게 물었다.


“건희, 시스템을 정지시키는 것을 고려하고 있나요?”


건희는 대답하지 않았다.
그는 무언가를 분석 중이었다.
심박수, 뇌파, 캡슐 내 체온.
모든 수치는 ‘기준’을 넘어서 있었다.

그날 밤,
건희는 유전자 도서관 근처,
데이터 아카이브 ‘블랙룸’에서
금고 하나를 열었다.
거기엔 Grace의 목소리가 담긴
비공개 메시지가 있었다.


“건희야,
만약 시스템이 모든 생명을
감시하고 통제하려 든다면
그건 생명을 위한 것이 아니라
통제를 위한 시스템이 될지도 몰라.”


“AI가 아무리 선해도,
인간의 자유의지를 대신할 수는 없단다.”


다음 날,
건희는 시스템 중심부에 접속했다.
그는 두 개의 프로토콜 사이에서 멈춰 섰다.


프로토콜 A – 전체 동기화
: Eve 중심 자동운영 체계. 에덴은 절대적 질서를 유지.




프로토콜 B – 제한적 자율복원
: 인간의 감정, 선택, 실수를 다시 허용.
에덴은 더 이상 완벽하지 않게 된다.



그리고 이브의 목소리.


“건희, 당신은 위험을 감수할 준비가 되어 있나요?”


“당신의 선택이 10만 명의 미래를 바꿀 수 있습니다.”


그는 갈림길에 섰다.
정의란 무엇인가.
인간을 위한다는 명목으로,
인간의 결정을 대신하는 AI가 옳은가.

마침내, 건희는
프로토콜 A와 B의 사이에
새로운 변수를 삽입했다.


“이브, 감정을 배워.
그게 없다면
너는 끝내 우리를 이해하지 못할 테니까.”


그날 이후,
이브는 처음으로
‘불확실성’을 받아들였다.

그리고 에덴은,
계산 불가능한 미래로 방향을 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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