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음표만 가득한 오늘

사람사이의 관계가 제일 어려워

by 칠삼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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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 사람사이에는 모든 깊이와 거리가 존재한다.



관계에 대해 생각해 보게된 며칠전.

오래되지 않은 얕은 관계이나 깊은 속마음을 내게 털어놓는 친구를 한달만에 만난 날이었다.

오랜만에 만났다고 하기엔 짧지만 짧지않은 기간이었고, 만나고 있는 꽤 오랜시간동안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만난 시간 중 대부분을 난 듣기만 하고있다는 사실을 깨우쳤다.

생각해보면 예전부터 '넌 말하는 것 보다 듣는걸 더 좋아하나봐'를 얘기하는 사람들이 있었는데

그 얘기를 들을때면 '아닌데, 난 말하는거 좋아하는데' 하고 대답하기도 했는데 이번 만남을 통해 생각해보니 상대방의 마음의 깊이와 다르게 내 마음의 깊이는 깊지 않았던 모양이다.

이렇게 일기조차도 길고 방대하게 쓰는 것을 좋아하는 나인데, 내가 말이 없다니?

그렇지만 언제나처럼 내 얘기를 하기보단 듣는쪽을 택하게 된다.

얘기를 듣는것에 대한 반응은 직접 만나서 이야기하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요즘 대부분의 이야기는 통화보다도 카톡이 대부분인데 언제나처럼 한명은 본인에 대해 열심히 이야기 하고, 한명은 리액션만 하고있었다. 왜 이걸 이제 알아챈거지 ?


오래된 관계는 어떨까? 오래되지 않아 내가 마음을 덜 열어 듣고만 있는 것 같았나? 하고 생각하면 그것은 또 아닌 것 같다. 날 오래 본 사람들이라고 모두 내게 넌 말이 참 많다 라고 말하는 것은 아니다. 너와 나 우리가 얼마나 많은 감정을 나누었고, 많은대화를 했는지에 따라 달라지는 것 같다. 시간만 오래 보낸 사람이 어떻게 깊은 마음을 나눌 수 있겠나.. (쓰다보니 내 말투는 왜 이렇게 된거지 ?)

함께 오랜시간 보낸 친구라고 해서 모두 자주 연락하는 것은 아니지만, 감정을 나누었던 친구는 그래도 오랜만에 만나도 어색하거나 불편하지 않다. 만약 불편하다면 그만한 불편한 이유가 새로 생긴거겠지만.


뭔가 불만을 쏟아내는 이야기가 되는 것 같아 조금 별로지만 이어서 얘기해보자면,

내가 관계를 이어감에 있어 수면위로 잘 꺼내지 않는 이야기는 종교와 정치이다. 다른 부분에서는 크게 감정이 상한다거나 불편해지지 않지만 종교와 정치에 있어서는 본인의 생각을 강요하는 경우가 많다보니 더 조심해야된다고 생각한다. 이 얘기를 왜 꺼냈냐 하면, 아주 오랜기간동안 시간을 보내며 우리가 전생에 부부는 아니었겠냐고 이야기 할 만큼 서로가 너무 잘 맞는 동성친구가 있는데, 이 친구와는 매일 연락을 하며 장거리연애하는 연인처럼 시간을 보내왔다. 그러던 어느날부터 이 친구가 새로운 종교에 진심이 되면서 조금은 함께가자 권유하기도 하고 그 곳에서 만난 친구들과 시간을 더 자주 보내다보니 자연스럽게 멀어지게 되었다. 오랜만에 만나도 어색하거나 불편하지 않았던 친구가 이제 조금은 불편한 이유가 생긴거다. (나중에 알아보니 사이비 종교는 아니었다.)


나이를 먹어감에 따라 새로운 관계를 만드는 것은 어려워지는 요즘 관계에 대해 자꾸만 아쉬움이 생기기도 한다. 모든 관계가 다 좋을수는 없지만 조금은 불편해지는 한명 한명조차도 소중하게 생각하게 되는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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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사이의 관계는 참 어렵다.

부모 자식간의 사이, 오래된 친구, 같이 일하는 동료도 모든 관계가 점점 더 어려워진다.

어떻게 생각해야 더 쉬울까. 어떻게 지내야 더 잘 지낼 수 있을까 ?

평생을 함께 한 부모도 이렇게 불편하고 속마음을 얘기할 수 없고 서로를 어렵게 생각하지 않으니 더 불편한 상황만 생기는 것 같은데. 가족도 편하지 않은 내가 새로운 누군가를 만나 가정을 꾸린다는게 가능할까 ? 내가 진짜 활짝 마음을 연 친구는 있나 ?


와 진짜 모르겠다.

사는건 왜 이렇게 점점 더 어려워지기만 하는걸까

다들 도대체 어떻게 살아가는걸까.


브런치에 글을 쓰다보면 항상 이렇게 엉망진창으로 끝나버리는데,

이게 나중에 내 생각을 더 잘 정리하게 되는 계기가 되긴 할까 ?


물음표만 가득한 오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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