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런던베이글의 과로사 사건으로 ‘료’에 대한 여러 이야기가 오가면서, 이 책에 대해 언급하는 것이 조금 조심스럽지만『료의 생각 없는 생각』을 읽으면서 느낀 점은, 료는 틀에 박히지 않은 사고방식으로 세상을 비추는 예술가라는 점이다.
책을 읽는 동안 문득 한국 사회의 현실이 떠올랐다. 저출산이 심화되는 시대에 “아이들 한 명 한 명을 BTS급으로 키워야 한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하지만 지금의 교육은 여전히 점수 중심의 획일적 시스템에 갇혀 있다. 조금 나아졌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많은 학생들이 적성과 흥미보다는 성적에 맞춰 대학과 전공을 선택한다.
사회적 시선에 예민하게 반응하며, “남들이 나를 어떻게 볼까?”에 지나치게 신경 쓰는 문화 속에서 학생들의 개성은 점점 사라져간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대기업은 신입사원을 줄이고, 중소기업은 인력난에 시달린다. 많은 청년들이 재수나 삼수를 택해도 중소기업 입사를 망설이는 이유는 단순히 조건 때문이 아니라, “너 어디 학교 다니니?”, “어디 회사 다녀?”라는 질문 뒤에 숨어 있는 사회적 평가의 눈초리 때문일 것이다.
어린 아이들을 보면 본래의 개성이 얼마나 다양하고 생생한지 알 수 있다. 어린이집 놀이시간을 살며시 드려다 보면 누구는 블록놀이를, 누구는 소꿉놀이를, 또 다른 누구는 음악을 들으며 춤을 춘다. 하지만 중·고등학생이 되면 대부분의 아이들은 쉬는시간에 같은 자세로 스마트폰 화면을 바라보며 SNS나 게임에 몰두한다. ‘나다움’은 점점 희미해지고, ‘남이 원하는 나’에 맞춰가는 삶이 자연스러워진다.
각자에게는 다른 재능이 있다. 어떤 아이는 언어 감각이 뛰어나고, 어떤 아이는 몸으로 표현하는 재능이 있다. 단지 그걸 아직 ‘무엇’이라 이름 붙이지 못했을 뿐. 모든 아이들은 각자 자기만의 개성과 강점을 가지고 있다.
사회가 효율성과 경쟁만을 강조하는 순간, 모두가 한 방향으로 줄을 세우기 시작한다. 학생에게는 ‘좋은 대학’, 취업 준비생에게는 ‘좋은 직장’이 유일한 목표가 된다.
『료의 생각 없는 생각』을 처음 읽을 때는 솔직히 혼란스러웠다. 생각의 흐름이 자유롭고 문장이 산만하게 느껴졌다. 그러나 계속 읽을수록, 그 질서 없는 서술 속에서 오히려 인간적인 진솔함이 느껴졌다. 마치 ‘정리되지 않음’ 자체가 그녀의 개성이자 매력이었다.
결국 매력적인 사람이란 남들과 다른 나만의 색깔을 지닌 사람이다. 물론 그 ‘다름’은 때로는 세상과 부딪히게 만들고, 쉽게 상처받게도 한다. 그럼에도 자신만의 길을 걸어가는 사람에게서 묘한 존경심과 부러움을 느낀다. 그래서 나 역시 이제는 남의 기준에 맞추기보다는 ‘나다움’을 찾아가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했다.
어쩌면 브랜드를 만드는 사람은, 바로 그 ‘나다움’. 남들과 다른 나만의 색깔을 세상에 보여주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