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레드 패밀리

시작

by 로로


좋아했던 만화 빨강머리 앤도 즐겨보던 시트콤 웬만해선 시리즈도 결말은 뭔가 마음에 들지 않았던 시절이 있었다. 너무나 신나고 즐거운 시기를 지나 뜻하지 않은 사건으로 흘러가는 일들이 만화나 시트콤을 통해서 보아도 불편하게 다가왔었다.




하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인생이란 뜻하지 않은 일들이 어느 날 갑자기 일어나는 당연한 일들을 만화나 tv를 통해서 간접적으로 체험한 것이었던 것 같다. 나에게도 모든 게 당연하게 즐겁고 행복했던 시기를 지나 처음엔 감당할 수 없을 것 같은 일을 겪으며 하루하루 지내다 보니 조금씩 성장해가고 있는 것 같다.




2021년 둘째 출산을 앞두고 첫째의 발달장애 판정으로 삶을 되돌아보기도 하고 받아들여가는 과정에서 우리 가족의 소중한 기록을 남기기 위해 글을 쓰게 되었다. 난 부지런하진 못한 편이라 여러 가지 동기가 합해져서 움직이게 되었다.



코로나가 시작되며 동시에 첫째를 임신하고 첫아이가 6개월 만에 바로 둘째를 가지게 되며 코로나기간 내내 임신하고 육아를 하게 되었다. 집콕 생활을 이렇게 길게 해 본 적은 내 인생을 통틀어 처음이었다. 집에만 있게 되니 다양한 걸 시도해 보게 되었다.




여러모로 집에서 아기들만 보고 있으면 나라는 존재는 사라지고 자존감이 땅을 파고 들어가게 됐다. 거기에 첫아이의 희귀병판정을 받기 전과 후의 하루하루들은 나를 아무것도 할 수 없게 만들었다. 무언가 내 삶을 사는 게 아니라 내 삶에 휩쓸리는 기분이 들었다. 항상 긍정적으로 살아오던 성격이 점점 무너지듯이 지내던 어느 날 핑크퐁채널에서 반복적으로 들려주던 동요가 내 마음에 들어왔다.




반복학습의 효과인지 동요의 효과가 나에게 전해진 건지 초등시절 짝꿍 중에 책상 위에 찰흙으로 작은 모형들을 만들어 혼자 중얼중얼하며 놀던 친구가 있었는데 굉장히 독특해서 아직까지도 기억이 나던 친구였다. 20대가 지날 때 쯤보니 그 친구가 하던 게임의 형태가 스타크래프트였던걸 뒤늦게 알게 되었다. 그렇게 그냥 시간이 갔고 동요의 내용 따라 어린 시절 좋아하던 자신의 일대로 어른이 되어 직업을 가지게 되는 과정이 기분 좋게 들리는 노래가사가 잊고 지냈던 기억을 되살렸다.




인터넷 검색창에 그 친구의 이름을 혹시나 쳐보니 우연의 일치인지 모르지만 어린 시절과 비슷한 외모와 이름의 인물이 검색이 되었다. 게임 디렉터가 되어 인터뷰한 사진이 있었다. 그 당시 이 친구가 신기한 게임을 하고 있다면 나는 글쓰기를 신나게 하고 있던 기억이 떠오르며 무언가 내가 좋아하던 걸 다시 시작 해보게 되는 작은 계기가 되었다. 그래서 브런치작가에 도전해 보게 되었다.




인생은 참모를 일인 것 같다. 핑크퐁 노래를 듣고 글을 쓰게 되기까지~ 이제부터 우리 가족의 이야기들을 써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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