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sepr

책이 인생을 바꾼다고 말하는 사람들을 본다 그런데 정작 그 사람들의 인생은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책장을 덮는 순간 다짐과 감동은 대부분 사라지고 남는 건 내가 오늘 뭔가 배운 것 같다 는 착각뿐이다


책은 똑똑한 척하기 좋은 소품이기도 하다 카페에서 펼쳐두면 분위기 있어 보이고 책장에 꽂아두면 최소한 나는 노력하는 사람이라는 인상을 줄 수 있다 읽지 않아도 말이다 SNS에 책 사진 한 장 올려두면 더 완벽하다 ‘나는 자기계발하는 사람입니다’라는 선언 같은 거다


사람들은 책 속에 답이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정작 책을 덮고 나면 다들 원래의 습관으로 돌아간다 다이어트 책을 읽어도 야식은 그대 로고 돈 버는 책을 읽어도 지갑은 늘 비어 있다 결국 책은 현실을 바꾸는 도구라기보단 잠깐의 자기 위안일 뿐이다


물론 책이 완전히 쓸모없는 건 아니다 심심할 때 시간 죽이기엔 딱 좋다 드라마 한 편보다 짧고 SNS보다 덜 시끄럽다 가끔은 문장 하나가 오래 머릿속에 남아 의외의 순간에 떠오르기도 한다 하지만 그게 삶을 근본적으로 흔들어 놓는 일은 거의 없다


결국 책은 위대하지도 혁명적이지도 않다 그냥 필요할 때 잠깐 꺼내 쓰고 다시 덮으면 그만인 물건이다 책이 나를 구해주길 바라는 건 지나친 기대다 스스로 바뀔 의지가 없으면 책은 그저 종이뭉치에 불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