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2B 영업/세일즈 컬럼 기업영업교육전문가 박주민 대표
세계적인 경영 컨설팅 그룹 맥킨지는 회사 조직내 영업관리자와 같은 포지션을 중추 직무(pivotal job)라고 했다. 중추 직무는 조직내 다른 어떤 직무보다 업무 수행에 더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특정 직무를 말한다. 월례 조회 때 매출 독려를 위해 경영진이 아무리 영업 조직을 다그친다 하더라도 현장의 영업대표들에게까지 영향력이 잘 미치지는 않는다. 경영진이 시장과 고객으로부터 이탈되어 있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선의 영업관리자는 그렇지 않다. 대체적으로 영업관리자는 현장을 이해하고 있고 고객과의 직간접적인 접촉이 자주 발생하기 때문이다. 단, 조건이 있다. 영업대표들에 대한 코칭 수행 활동이 상황에 따라 적절하게 그리고 지속적으로 이루어질 때에 한한다. 필자를 포함 한국에서 관리업무를 수행한 시니어들은 사실 코칭 문화에 익숙하지는 않다. 입사 후 보통 사수, 부사수 개념의 한국형 OJT 방식의 멘토링이나 경험에 기반한 영업관리자의 지도를 일종의 우리식 코칭이라고 해석할 수도 있을지 모르지만 엄밀히 말해 체계적으로 이루어진 코칭은 아니었다. 훗날 코칭을 전문기관에서 공부하고 현장에 적용하면서 느꼈던 것은 역시 현실적인 문제들을 어떻게 뛰어넘고 상황에 따른 코칭을 적절하게 수행할 수 있을까의 문제로 좁혀졌다.
기업에서 영업 코칭을 지속적으로 수행하기 위해선 여전히 경영진을 포함한 일선 영업관리자들의 코칭에 대한 필요성의 이해와 제도 마련이 따라야 한다는 생각이다. 가령, 당장 단기적인 매출 달성에만 급급한 영업조직에서 체계적인 영업 코칭이 제대로 이루어지기는 어렵다. 또한 영업관리자의 핵심 업무를 직원들의 근태 관리나 실적강화를 위한 압박업무 정도로 인식하는 기업도 마찬가지다. 참고로 영업 코칭은 크게 전략 코칭과 기술 코칭, 커리어 코칭으로 구분해 볼 수 있는데 이에 대한 적절한 이해와 상황별 수행은 전통적인 영업관리자의 역할로부터 과감한 혁신이 이루어질 때만이 가능하다. 다만 긴 안목을 가지고 점진적인 변화를 도모해보고자 한다면 영업관리자의 KPI에 코칭 수행활동 항목을 넣고 그 비중을 조금씩이라도 늘려나갈 필요가 있다. 궁극적으로 전문가 영업관리자의 핵심 업무는 영업대표들의 개별 영업활동 중 전략의 수립과 실행 그리고 지원에 초점이 맞추어져야 한다. 개인적으로 필자는 업종과 기업규모에 따라 다르겠지만 전략 코칭의 비중을 50, 기술 코칭의 비중을 30, 커리어 코칭의 비중을 20 정도로 가져가는 게 적정하다고 본다. 이에 대한 본격적인 설명에 앞서 영업관리자의 코칭이 왜 중요하고 필요한지에 대한 합리적인 이해가 우선 필요해 보인다.
이런 질문들이 있을 수 있다. 영업 코칭의 목적이 영업대표들의 역량을 향상시켜 실적을 강화하는데 있다면 교육훈련을 통해 해결할 수 있는 것 아닌가? 영업 코칭이 아직까지도 우리나라 기업에 정착이 안 된 이유는 실효성에 의문이 있는 것 아닌가? 결론만 말하면 일부는 맞고 일부는 틀리다. 이외에도 많은 질문이 있을 수 있지만 먼저 첫번째 질문에 대해선 맥킨지의 의견을 우선 살펴볼 필요가 있다. 맥킨지는 제록스사 영업대표들을 대상으로 강의실에서 훈련받은 역량이 영업 상담이 이루어지는 영업현장에서 얼마나 발휘하는가에 대한 연구에서 다음과 같이 결론을 내렸다. ‘평균적으로 영업교육을 수료한 지 한달 이내에 배운 기술의 87%가 무용지물이 된다. 좋은 뉴스는 기술 손실이 획기적으로 줄거나 향상된 영업대표도 있었는데 이유는 영업관리자가 영업대표에 대한 체계적인 코칭을 후속적으로 실시했기 때문이다.’이러한 증거는 영업대표의 성공적인 영업수행에 있어서 코칭이 실제적으로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바꿔 말하면 코칭의 필요성을 잘 인식하지 못한 많은 리더들은 ‘교육훈련 충실히 받았으니 이제 실적만 올라가는 일만 남았군’하고 단순하게만 생각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는 매년 집행하는 영업교육의 비효율적인 운영을 초래한다. 사실 중대형 규모의 영업활동에서 영업대표들의 역량은 조금씩 더디게 성장한다. 단기간의 집중적인 영업교육이 일시적으로는 효과가 있을지 몰라도 시간이 지남에 따라 그 효과가 급격하게 떨어질 수 있음을 리더들은 알아야 한다.
두번째 질문인 영업 코칭이 아직까지도 우리나라 기업에 정착이 안 된 이유는 실효성에 의문이 있는 것 아닌가? 에 대해선 이렇게 말하고 싶다. 아직까지 영업 코칭을 실시한 국내 기업들이 많지 않아 표본과 이해가 부족하고 일부 실시한 기업들조차 자신들만의 노하우를 통해 비공식적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공유할 정보가 사실 별로 없다. 대체적으로 비즈니스 코칭이라는 이름으로 시행되는 코칭 대부분이 중역이상을 대상으로 하고 있고 그나마 영업조직을 대상으로 하는 코칭 프로그램들의 경우도 회사와 전문코치간 이해충돌이 발생하곤 한다. ‘코칭이 빨리 실적으로 연결되게 해주세요’등의 기업의 요구에 아직까지는 전문코치들이 땀을 좀 흘린다고 보면 된다. 그렇다면 대안은 무엇일까? 기업들이 자신들의 처지에 맞게 코칭 프로그램을 자체적으로 수립하여 실행하면 된다. 즉, 회사내에 영업 코칭의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가 우선 형성되고 이를 바탕으로 영업관리자가 책임감을 가지고 일부의 영업대표들에게라도 지원하는 게 그것이다. 코칭의 특성은 피코치의 의지도 매우 중요함으로 평균 실적 이상의 의욕이 넘치는 영업대표들에게 적용하다보면 영업관리자 입장에서 부담도 적어지고 요령도 생겨나 현실과 상황에 맞게 조정해 나아갈 수가 있다. 단, 영업코칭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중요한 몇 가지 가이드라인과 방법은 숙지할 필요가 있어 이를 소개하고자 한다.
필자는 영업코칭을 크게 세개의 영역으로 나눈다. 앞서 얘기한대로 전략 코칭, 기술 코칭, 커리어코칭이다. 이중 전략 코칭과 기술 코칭은 한 셋트로 묶을 수가 있는데 이 두개의 코칭은 고객의 관점에서 영업대표의 전략 개발을 지원하기 위한 목적으로 이루어지고 커리어코칭은 순수하게 영업대표의 경력 개발을 지원하기 위한 목적으로 이루어진다라고 정리하면 좋겠다. 이중 커리어코칭은 영업적인 측면도 다룰 수 있지만 대개 영업대표의 장기적인 경력 로드맵을 설계해주는 동기부여 차원이 일순위이기에 이 지면에서는 다루지 않는다. 먼저 전략 코칭은 고객의 구매를 돕는 과정에서 영업대표가 어떻게 목표를 수립하고 실행할 수 있을까에 관한 액션플랜(실행안)을 만드는 과정을 뜻한다. 목표를 수립하는 방식은 이런식이다. ‘A사에 대한 출하량을 전년비 50% 이상 향상시킨다’‘A사에 깔린 경쟁사 제품을 우리의 모델 ATP123으로 올해 3분기까지 교체시킨다’‘다음주 A사 생산관리부장 및 경영지원실 담당 직원과 합석 미팅을 마련한다’이렇듯 처음에는 큰 그림을 그리고 시간이 갈수록 구체화시킨다. 주의할 점은 처음부터 너무 세세하게 목표를 세우거나 현실성 없는 목표 숫자로 시간을 허비하지 않아야 한다. 어차피 그러한 것들은 영업대표가 영업활동을 진전시키면서 업데이트될 것이기 때문이다. 다음으로 해야 할 것이 업데이트된 내용들을 바탕으로 실행안을 만들어 가는 것이다.
이때 영업관리자는 고객의 구매 단계가 니즈를 검토하는 초기 단계인지, 본격적으로 경쟁사별 제품 비교가 이루어지는 구매 검토 단계인지, 최종 선정 단계에서 원안이 뒤바뀔 가능성이 있는 불안 단계인지 등을 파악해 적절한 개입 시점을 함께 논의해야 한다. 이러한 내용들이 파악되면 어느 정도 고객의 구매 결정기준이 보이고 우리가 대응할 전략의 큰 틀이 잡히게 된다. 이때 영업관리자는 영업대표에게 다음과 같은 질문들을 던질 수 있어야 한다. “고객은 경쟁사가 아닌 왜 우리의 제품을 구매해야 하는가?” “우리의 메시지가 경쟁사와 동일하게 취급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우리의 강점을 어떻게 부각시키고 취약점은 최소화시킬 것인가?”이 질문들을 묻고 대답하는 과정을 통해 최종적으로 정리가 되면 아래와 같이 고객의 관점에서 보는 혜택이나 문제해결들을 도출할 수 있게 된다.
이렇게 되면 사실상 전략 코칭의 한 사이클은 끝나게 된다. 필자가 핵심적인 내용만 정리했지만 이것이 전략 코칭의 거의 전부다. 이외에 추가적으로 해야 할 것들이 있다면 경쟁사의 공격에 대해 대처하는 것들로 1막. 특별 과외Ⅰ : B2B 영업전략 기초 세우기의 그림 3. V자형 취약점(자사 VS 경쟁사 비교 분석)을 활용하면 된다. 일반적으로 기업에서 영업관리자는 이러한 전략 코칭을 영업대표와 면밀하게 진행하지 않는다. 하지만 잠재성이 크거나 매출 기여도가 큰 주요 고객사에 대해서는 처음부터 끝까지 전략 코칭을 수행해야 한다. 영업 관리가 주로 영업 실적을 성토하는 지나간 일에 초점을 둔다면 전략 코칭은 영업 실적을 만들어 내기 위해 현재로부터 미래의 일에 초점을 두는 전문가 영업관리자의 핵심 역할이다. 이러한 코칭 역량을 영업조직내 선임들에게 가르쳐 리스크가 작은 기업에서부터 훈련을 시키는 일도 병행하면 좋다.
영업관리자는 전략 코칭과 더불어 기술 코칭도 함께 해야 한다. 왜냐하면 전략과 기술은 별개의 항목이 아니기 때문이다. 기술 코칭은 영업대표와 함께 상담 계획을 짜고 고객사를 방문하여 관찰한 다음 사무실로 돌아와 피드백하는 과정 등을 말한다. 이러한 기술 코칭을 활발하게 하는 곳은 보험 업종으로 일전에 외국계 보험회사 관리자를 만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는데 그들은 아침 7시부터 이러한 기술 코칭을 실시한다고 했다. 주요 내용은 오늘 만날 고객에게 어떠한 질문을 할 것인지, 어떠한 정보를 파악하고 어떻게 클로징으로 연결할지 등이었다. 동행 방문을 하기도 하지만 거의 매일 시간을 정해놓고 상호 롤플레이를 하면서 녹화를 한 다음 영업관리자가 피드백을 주는 방식으로 기술 코칭을 한다고 했다. 필자가 아는 한 우리나라 대부분의 제조 기반 영업조직에서 이렇게 기술 코칭을 일상적으로 하는 경우는 별로 없다. 이유는 익숙하지 않음에서 오는 기술 코칭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과 실효성에 대한 의문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보통은 선배들을 따라다니며 관찰을 통해 배우게 되는데 문제는 전략 코칭에서 도출해낸 전략 과제를 중심으로 코칭이 이루어지기보다는 일반적인 관계영업 중심의 내용으로 흐르게 되는 경우가 많아 유익함이 떨어진다. 기술 코칭의 목적은 전략 코칭에서 얻은 과제들을 실제 영업상황에서 제대로 구현하는데 있다. 가능하면 동행방문도 좋지만 여의치 않을 경우 보험회사의 예처럼 롤플레이 훈련을 자주하는 것도 좋다. 롤플레이의 주제는 자유롭게 선정하되 영업대표가 어려워하는 주제를 사전에 파악해 약간의 학습을 거친 후 영업관리자의 영업경험을 녹여 진행하는 게 좋다. 해당 업종의 고객사 특성을 비교적 잘 아는 영업관리자의 훈련은 공감도도 높고 코칭의 효과가 좋다.
롤플레이 하기 좋은 주제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낯선 고객 첫 방문시 5분안에 해야 할 라포 활동, 영업 상담 중 고객의 저항에 대처하기, 콜드콜링 스크립트 작성 및 전개과정, 제품 브리핑 및 프로젝트 프레젠테이션, 가격 협상 등이 되겠다. 만일 전략 코칭에서 전략 과제가 메시지로 도출이 되었다면 기술 코칭이 한결 더 집중력 있게 진행될 것이다. 하지만 그렇지 않아도 크게 상관은 없다. 다만 기술 코칭에서 조심해야 할 사항 몇 가지가 있어 알려드리고자 한다. 이것은 기술 코칭에 대해 대다수의 영업대표들이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첫째는, 목적의 공유다. 핵심은 기술 코칭이 영업대표의 전략 과제를 성공적으로 돕기 위한 것이지 어떤 테스트나 평가를 위함이 아니라는 것을 분명히 해 둘 필요가 있다. 그렇지 않을 경우 영업대표는 기술 코칭 자체를 부담스러워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시작부터 진행이 원활하지 않을 수 있다. 두번째는 질문을 위주로 한다. 보통의 영업관리자들은 기술 코칭을 하면 할수록 마음속에서 답답함이 생겨난다. 모든 게 문제투성이로 보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는 기술 코칭을 망치는 지름길이 됨을 명심해야 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하면 좋을까? 아주 좋은 방법이 하나 있다. 영업대표를 그저 코칭 고객이다 생각하고 영업식으로 질문을 하면 된다. 예를 들면 이런 식이다. “오늘 상담 코칭 중 질문 세션은 어땠어?” “어떤 게 잘 된 것 같고 어떤 게 잘 안된 것 같아?” “이 부분 참 잘한 것 같아 다만 요 부분은 이렇게 하면 어떨까?”이런 식으로 질문을 위주로 하면 영업대표는 반감보다 자신의 입장을 침착하게 정리를 하여 답변함으로써 자연스럽게 코칭의 효과가 생겨난다. 세번째는, 실행의 확인이다. 즉, 기술 코칭에서 배운 내용을 영업현장에서 어떻게 적용했고 그 효과는 어떠했는지를 점검하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추가적인 코칭 세션도 정할 수 있고 무엇보다 영업대표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을 표명하게 되어 상호 신뢰의 관계로 발전할 수 있게 된다.
이 세가지 유의사항은 내부 코칭이든 고객사 관찰 코칭이든 공통적으로 필요한 사항이다. 만일 고객사 관찰 코칭을 하게 된다면 이전에 필자가 언급한대로 영업지원의 목적으로 동행하는 것인지 순수하게 기술 코칭만을 목적으로 동행하는 것인지에 대해 상호 합의만 있으면 된다. 전체적으로 정리하면 전략 코칭은 고객의 구매 과정 단계에서 영업대표의 전략 과제를 함께 수립하고 수정하여 실행안을 만드는 과정인데 최종적으로는 고객의 혜택이 도출되어져야 한다. 기술 코칭은 전략 과제나 고객의 혜택을 바탕으로 고객과의 영업상담 진행을 잘 하기위해 상담 계획을 짜고 이에 필요한 기술들을 익히고 배우는 활동이다. 요렇게 숙지하면 되겠다. 이제 영업관리자의 영업 코칭은 영업 환경의 변화와 더불어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어야 한다고 필자는 생각한다. 당부하고 싶은 말은 영업 코칭의 내용과 형식에 있어서 어떤 틀에 메이기 보다는 필자가 말한 가이드라인을 중심으로 영업관리자 스스로 회사 사정에 맞게 코칭 프로그램을 수립해 볼 것을 추천한다. 분명한 것은 이제 영업관리자는 실적뿐만이 아닌 코칭을 통해서도 차별화될 것이라는 사실이다.
I pray for peace in Ukrai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