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suno Jul 07. 2024

첫 번째 상봉

센스와 재치



# 춘향가 중 몽룡과 방자의 상봉 대목       


<진양조>

건넌 산 애굽은 길로 아이 하나 올라온다. 연광(年光:나이)은 이팔총각 초록대님 잡어매고 개나리 봇짐 윤이리 지팽이를 우수에 툭툭치고 엇걸어서 올라오며 시절노래를 부르난디, "어이가리너 어이를 갈거나 한양성중을 어이가리. 오날은 가다가 어데가 자며, 내일은 가다 어디 자리. 자룡타고 월강허든 청역마나 갖었으면 즉시 한양을 가련마는 조거만한 요내 다리로 몇밤 자고 가잔 말이냐?"     


"불쌍터라 춘향각시, 올라가신 구관자제 이 몽룡씨와 백년가약을 맺은 후의 수절하고 지내는디. 신관사또 도임초의 수청을 아니든다하고 월삼동추 수옥중 명재경각이 되었는디. 이 몽룡씨 가더니마는 여영잊고 일장수서가 돈절허니, 세상의 독허고 모진 양반 서울양반 밖에는 못 보았네. 어서 수이 올라가서 삼청동을 찾어가 이몽룡을 뵈옵거든 춘향의 깊은 설움 세해세게에 정을 달라네."     


<아니리>

아이는 올라가고 어사또 내려오다, 그 놈을 지내놓고 가만히 서서 생각해보니 방자가 틀림없거날, 내가 저 놈을 불러 물어볼 수 밖에 없군. "아나 이 애 저기가는 애야!" 저놈이 힐끗 돌아보며 대답도 않고 서있거날, "이 자식 어른이 부르면 썩오는 것이 도리옳지! 가만히 서서 보기는 이놈!" 방자란 놈 어긋나기로 남원서 유명한 놈인데 어사또를 바라보니 하도 헐게 차려, 제 마음에 더 가소롭든 것이었다.      


어사또 턱밑에 바싹 들어서며, "바쁘게 가는 사람 왜 부르요?" "이 자식 너 어디사느냐?" "나 살기는 다죽고 나혼자 사는데 사요!" "이 자식 혼자 사는데가 있단 말이냐?" "나만 산게 혼자 산디 아니요?" "아! 이 자식 남원산단 말을 나만 산다고 허는구나!" "하하하 맞었소. 맞어! 당신 죽도 않고 귀신 먼저 됐소! 잉?"      


"예라 이놈 그래 너 어데 가느냐?" "양반 독차지한디 가요." "한양 간단 말이로구나!" "아따! 당신 소강절(邵康節 : 미래를 잘 알던 사람) 뒷문에 움막짓고 살었소?" "하! 그 놈. 괘씸한 놈이로고! 그래 한양엔 누구를 찾어가는고?" "나 한양 묵은 댁에 가요!" "묵은 댁이라 짚시락 두터운 데도 아닐게고 너 구관댁에 간단 말이로구나." "워따메! 당신, 귀신이 아니라 귀신 잡어먹고 도깨비 똥 싸겄소!"     


"에라 이 자식! 구관댁에는 어찌하여 가는냐?" "왜 그렇게 물어쌌소?" "내가 알어야 할 일이 있어 그런다." "꼭 알어야겠소?" "오냐!" "그럼 내가 바쁜게 얼른 일러주지라오. 우리골 남원옥중 춘향 편지 갖고 구관댁 이 몽룡씨 찾어갑니다." "이 얘! 초면에 무례한 말이나 그 편지 잠깐 보여줄 수 없니?" "아따 그놈의 어른 염치없는 소리허고 있네. 생김새는 점잖게 생겨갖고, 여보시오! 남의 규중편지 사연을 무슨 말을 쓴지 알고 함부로 보잔단 말이요? 이 놈으 어른아!"     


"이 자식! 네가 무식허단 말이로다. 옛 문장에 이르기를 ‘부공총총설부진(復恐忽忽說不盡)허여 행인임발(行人臨發) 우개봉(又開封)이라.’ 허였으니 잠깐 보고 다시 봉헌들 허물되겠니?" 문자하나 모르는 놈이 그 문자를 아는 척 하느라고, "아따! 그 채린 조격보담 문자는 거드러 거졌네 그려. 편지 줄 일은 아니요마는 당신 문자 쓰는 것이 하도 신통해서 주는 것이니 얼른 보고 주시오." 어사또 편지 받어 떼여보니 춘향 글씨 분명쿠나.     


**몽룡의 센스와 재치**

춘향가 중 몽룡과 방자의 상봉 대목은 몽룡의 상황 판단 능력을 잘 보여준다. 장원 급제 후 남원으로 내려오던 몽룡은 방자를 만나 그의 정체와 행방을 파악한다. 방자의 걸음걸이, 복장, 말투 등 모든 요소를 통해 방자가 단순한 행인이 아님을 알아차린다.     


몽룡의 재치 있는 대화는 그의 상황 판단 능력을 더욱 돋보이게 한다. 방자의 무례한 태도에도 불구하고, 난센스(nonsense)한 질문을 철떡같이 알아차린다. [방자: 나만 사는 곳 = 몽룡: 남원], [방자: 양반 독차지 한 곳 = 몽룡: 한양], [방자: 한양 묵은 댁 = 몽룡: 구관댁] 등은 몽룡의 센스와 재치가 탁월함을 보여준다.   

  

재치는 단순한 유머 이상의 가치가 있다. 이는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는 열쇠이며, 사람들과의 관계를 원활하게 만드는 중요한 능력이다. 또한, 주위의 작은 변화나 단서를 놓치지 않고 관찰하는 능력은 문제 해결의 첫걸음이 된다. 몽룡의 재치와 상황 판단 능력은 현대인들이 다양한 상황에서 빠르게 적응하고, 올바른 결정을 내리는 데 크게 기여할 것이다.          




## 현대인의 기획과 전략     


현대 사회에서는 빠르게 변화하는 상황에 적응하고, 적절한 판단을 내리는 능력이 매우 중요하다. 몽룡이 방자와의 대화를 통해 행방을 파악한 것처럼, 현대인들도 다양한 상황에서 재치 있게 대처할 수 있어야 한다.     


**상황에 대한 관찰**

몽룡이 방자를 처음 만났을 때, 그는 방자의 행동과 외모를 주의 깊게 관찰했다. 이를 통해 방자가 단순한 행인이 아님을 알아차렸다. 현대 사회에서도 상황을 면밀히 관찰하는 능력은 매우 중요하다. 특히, 한 시점에 대한 파악보다는 그 사안에 대한 공간적, 시간적 변화의 흐름을 잘 읽어야 한다.     


주변의 변화를 주의 깊게 살펴보면, 더 나은 결정을 내리기 위한 중요한 단서를 얻을 수 있다. 이는 단순한 눈여겨봄을 넘어서, 환경과 사람들의 미묘한 변화를 감지하는 관찰 능력이다. 현대의 복잡한 사회에서 문제를 예측하고 예방하는 데 유용하다. 또한, 상황을 정확히 파악함으로써 불필요한 오해와 갈등을 줄일 수 있다.     


**관찰에 대한 판단**

몽룡은 방자를 관찰한 후, 그가 자신과 관련된 사람일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이러한 판단은 상황을 정확히 이해하고, 필요한 정보를 얻는 데 큰 도움이 된다. 관찰을 바탕으로 상황을 판단하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 정확한 상황 인식은 올바른 결정을 내리는 데 필수적이다.      


관찰에 대한 판단은 단순한 결론 도출이 아니라, 다양한 가능성을 고려하는 능력이다. 현대 사회에서는 정보의 양도 방대하지만 무엇이 중요한지 판단해야 한다. 잘못된 판단은 큰 실수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관찰은 매우 중요하다. 이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다각적인 사고와 논리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판단에 대한 대처**

몽룡은 방자와의 대화에서 재치 있는 질문과 답변을 던져 그의 정체를 파악했다. 이는 상황을 정확히 판단하고, 필요한 내용을 수집하는 데 큰 역할 했다. 현대 사회에서도 재치 있는 대화와 행동은 복잡한 상황에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적절한 재치와 지혜로운 대처는 사람들과의 관계를 원활하게 하고, 더 나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대처는 단순히 빠르게 결정을 내리는 능력이 아니라, 전반적인 상황을 이해하는 기술이다. 대처의 방안인 재치는 예기치 않은 문제를 해결하거나 갈등을 피하고 협력을 이끌어내는 데 유용하다.     




### 오늘을 살아가는 지혜     


춘향가의 몽룡과 방자가 상봉하는 장면은 현대인들에게 중요한 교훈을 제공한다. 주위의 작은 변화나 단서를 놓치지 않고 관찰하는 능력은 문제 해결의 첫걸음이다. 관찰한 정보를 바탕으로 정확한 판단을 내리는 능력은 성공적인 결정의 핵심이다. 판단력은 경험과 지식을 통해 길러지며, 이는 올바른 대처를 유도한다.     


몽룡의 재치와 상황 판단 능력은 현대 사회에서 성공과 성장을 위한 필수 요소이다. 재치는 단순한 유머 이상의 가치가 있다. 이는 상황을 자연스럽게 이끄는 힘이며, 복잡한 문제를 풀어가는 열쇠이다. 재치 있는 행동과 말은 사람들과의 관계를 더욱 원활하게 만들고, 목표를 달성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몽룡의 '관찰-판단-대처' 능력은 춘향을 극적으로 만나기 위한 신의 한 수였다.

이전 06화 몽룡, 장원 급제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