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duct-out상품과 market-in상품의 차이
"상품기획의 기본 1. 내가 아닌 고객이다"와 비슷한 맥락일 수 있다. 나를 제품, 고객을 시장에 대입하면 더욱 이해가 빠를 수 있겠다. 덧붙이자면,
나 = 제품 = product-out
고객 = 시장 = market-in
으로 정리될 수 있겠다. 구체적으로 들자면 완벽한 등식은 아닐 수 있다. 하지만, 가벼운 수준에서 이해를 돕기 위한 개념정도로 이해해 주면 좋겠다.
우선, product-out을 정리해 보면, 직역하자면 제품을 밖으로 꺼내는 느낌이다. 시장보다는 제품에 집중되어 있다. 보통 세상에 없는 상품을 만들어 시장을 개척하려는 전략이 숨어있다. 보통, 새로운 기술이나 새로운 개념이 들어있다. 발명가 성향을 가진 사람들이 지향하는 제품개발 방식이다. 잘되면 시장 선점 효과가 있다. 업계 최초 타이틀도 붙일 수 있다. 더 나아가면 특허를 통해 원천 기술 우위로 시장지배력도 가진다. 하지만, 단점은 검증되지 않은 상품성으로 과연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을까? 하는 불확실성이다. 이를 위해 정식 출시 전 prototype을 통해 최대한 많은 성공가능성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주변 지인이나 품평, 영업활동을 통해 시장가능성을 확인하고 금형 및 양산을 진행을 해야 한다. 하지만, 이런 경우 빠질 수 있는 큰 함정이 있는데, 본인의 아이디어에 심취한 나머지 달리는 경주마의 시야로 제품을 바라보게 된다는 점이다. 그래서 오히려 주변의 냉정한 시선은 불편한 딴지로 받아들이고, 응원의 시선만 받아들이는 선택적 수용을 하게 되면서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 투자는 이미 많이 해놨는데 막상 시장에서는 호응이 없어 전전긍긍하면서, 자신의 제품이 부족한 걸 이제야 느끼는 경우다. 내 경험상 순수하게 엔지니어, 디자이너 출신들이 이런 경우가 많았다. 본인의 아이디어와 상품에 눈이 멀어 달리다가 시장의 냉정한 평가를 받는 경우이다. 특히, 디자이너의 경우 미적인 부분에만 집중하여 다른 부분 또한 놓치는 경우가 많았는데 디자인 전공자인 나 역시 스스로 경계를 하는 부분이 되곤 했다.
내가 한샘에 있을 당시, 강력한 오프라인 유통채널 때문이었을까.. 정말 많은 사업자 대표들의 입점을 위해 본인의 상품을 소개하러 오는 경우가 많았다. 들어보면 앞서 말한 product-out의 전형적인 상품들로 자신들의 기술이 최고라 말하며 높은 가격대는 언제나 한샘의 브랜드와 유통경쟁력이라면 극복될 수 있다고 낙관했다. 자신들의 제품을 브랜드와 유통경쟁력에 기대어 낙관을 바라보는 태도 또한 나중에 따로 설명할 테지만 기획자의 기본이 없을 때 할 수 있는 생각이다. 이는 다음에 설명하도록 하겠다.
하지만, 모든 product-out 제품이 실패하진 않는다. 특히, 산업화가 막 일어났을 때(현재와 같이 시장이 성숙하지 않았을 때) 인류의 편의를 위해 세상에 없는 아이디어와 기술을 가진 제품들이 폭포처럼 쏟아질 때도 있었다. 하지만 요즘은 산업이 고도와 되고 많은 부분 물적풍요와 편의로 가득 찼다. 이렇게 무한 경쟁 시대에는 땅따먹기 전략이 더욱 중요해진다. 시장의 상황과 변화를 확인하여 그에 맞는 상품을 내놓는 것이다. 그래서 요즘 대부분의 상품은 market-in상품으로 봐도 무방하다.
그렇다면, 현재에 product-out으로 성공한 제품은 없는 것일까? 물론 그렇진 않다. 실패 가능성이 높을 뿐이지 없을 순 없다. 대표적으로 LG 스타일러다. LG스타일러가 나오기 전 LG스타일러 같이 의류케어기는 없었다. 출시하자마자 좋은 반응은 아니었다. 높은 비용 때문이었다. 하지만, 고객의 요구와 목소리를 반영하여 사이즈를 줄이고 기능을 개선하고 지속적인 광고와 홈쇼핑 등 적극적인 프로모션을 통해 시장을 개척해 나갔다. 지금은 신혼 필수품이 되어버린 요즘. 삼성, 코웨이 등 후발주자들이 덤벼들어 시장을 뺏으려고 하지만 걸려있는 수많은 특허로 쉽게 스타일러의 성능을 내진 못한다. 여기서 LG는 product-out을. 삼성, 코웨이는 market-in전략을 구사했다고 봐도 무방하다. 이제는 의류케어기의 대명사가 스타일러가 되었다.
(출처 : 동아일보 https://www.donga.com/news/article/all/20210225/105601713/1)
market-in은 product-out과 성격이 완전 다른 제품 개발 전략이다. 시장을 먼저 보고 차별화 전략을 구사한다. 시장을 먼저 본다는 것은 시장의 규모, 경쟁자, 고객의 니즈, 히스토리 등 면밀히 검토한다는 의미다. 그리고 최선의 수를 둔다. 그래서 그 시장에서 한 발짝 앞서 나가는 전략을 취한다. 미국의 저명한 경영컨설팅 그룹에서 최초로 도입한 개념이다. 그래서인지, 확실히 불확실성이 많은 전략인 product-out보다는 어느 정도의 예상이 가능한 market-in전략이 많은 기업들이 채택하게 되었다. 사실 상품기획자는 여기에 기반한 직무이다. (기획자가 구사하는 일종의 tool들은 경영 컨설턴트들이 사용하는 tool과 유사한 면이 많다.)
market-in은 시장의 모습을 최대한 객관화(가격, 디자인, 기능, 사이즈 등 )하여 분석하고 세분화하여 진입 전략을 통해 시장의 지배력과 선점. 그리고 예측을 한다. 그리고 실행을 하고 다시 피드백하고 전략을 다시 수립하고 반복한다. 이런 과정을 통해서 보통 시장점유율(M/S)을 달성하고자 한다. 이는 자연스럽게 뉴스보도를 통해서도 알 수 있다. 무슨 시장에서 누가 1위고, 2위고 몇% 시장점유하고 이런 것들이 기업에서 조사한 DATA들을 언론사에 공유하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생겨진 뉴스들이다.
market-in을 가장 잘하는 기업은 팀쿡의 애플이다. 스티브 잡스시절의 애플은 다소 market-in보다는 product-out의 모습에 많이 취우 쳐져 있었지만 팀쿡시대부터는 확실히 market-in전략을 택한다. 대표적으로 스티브잡스가 고집했던 3.5인치 디스플레이(한 손으로 모든 디스플레이 부분 터치 가능한 사이즈)와 3종의 모델만 있었던 반면 팀쿡시대가 되면서 과감히 디스플레이는 커지고 다양한 가격대와 성능이 구분된 애플폰이 등장했다. 이것만 보더라도 시장의 이해를 바탕으로 니즈에 맞는 상품을 개발한 것으로 알 수 있다. 결론적으로 팀쿡의 애플은 매해 사상최대의 실적(2022년 기준)을 기록하게 된다.
애플 상품 전략은 철저한 market-in전략으로 스티브잡스시절의 혁신보다는 품질과 안정성 그리고 연계성을 통한 차별화를 통해 시장을 지속 지배하고 있다. 핵심에 집중하고 다양한 니즈에 맞게 라인업을 통한 시장점유율 확보만이 넘쳐나는 경쟁 속 이길 수 있는 유일한 방법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