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 움직여라! 다리!

by 우철UP


오늘부터 압박스타킹을 풀고 일반 스타킹으로 바꿨다.

남자인 내가 스타킹이라니?

오해할 수도 있다.

그러나 압박스타킹은 의료용 스타킹이다.

신축성이 정말 세서 다리 전체를 압박하고, 혈전을 방지하는 스타킹이다.

하지만 감각까지 마비된 다리여서 압박을 하는지 어쩐지 잘 모른다.

그래도 무엇이든 구속에서 벗어나면 한결 후련해진 기분이 든다.




오늘도 열심히 발목을 움직이려고 노력해 보았다. 하지만 요지부동 꼼짝도 하지 않는다.

머릿속으로 발목을 움직이려고 생각하고 노려도 해보았지만, 발목 쪽으로 전혀 자극이 안 되는 것 같다.

뭔가 방법이 필요할 것 같아 새로운 도구를 만들었다.



예전 영화 ‘킬빌’에서 보면 여주인공인 더브라이드(우만서먼)가 혼수상태에서 깨어났지만, 하반신 마비가 된 상태였다. 끈을 이용해 발목과 발가락을 움직이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던 장면이 떠올랐다.

그래서 붕대를 이용해 끈을 만들고 킬빌의 주인공처럼 발목에 끈을 묶어 인위적으로 당기며 발목에 자극을 주었다.


마땅히 하루종일 병실에 누워할 것도 없다. 급성기 때 마비된 곳에 자극을 많이 주어야 한다고 들었기 때문에 팔 힘이 빠질 때까지 열심히 당길 수밖에 별 방법이 없다.


오늘도 팔힘이 빠질 때까지 당기고 당겼다.

발목은 힘이 없어 끈으로 당길 때마다 덜컹덜컹 오래된 기계처럼 움직였다.

그래도 당기고 당기다 보면 언젠가 움직이지 않을까.


움직여라 발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