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당 교수님과 주치의는 아침 일찍부터 헐레벌떡 그분께 달려갔다.
전혀 예상치 못한 결과가 나왔기 때문이다. 완전 하반신 마비인 그분이 요의감을 느끼고 소변을 보다니!
전혀 예상치 못한 결과였다.
오히려 내가 불완전 손상이기 때문에 그분들은 나에 대한 일말의 기대를 갖고 있었다.
그런데, 모두의 예상을 뒤엎고 그분이 스스로 배뇨를 하는 영광의 트로피를 거머쥐게 되었다.
패자는 말이 없는 법이다. 나에게 가타부타 위로의 말도 없이 담당 교수님과 주치의는 병실을 나가 버렸다.
그분도 ’이것이 기적인가‘ 하면서 들떠 있었다.
난 그분께 축하드렸다. 그러자 그분은 기쁨을 감추지 못하고 얼굴 가득 웃음을 지으며, 나도 자연스럽게 소변을 볼 수 있을 거라고 덕담을 해 주셨다. 그분의 부인께도 축하드린다고 했더니, 간병하면서 일거리 하나 줄었다며 너무나 좋아라 하셨다. 이렇게 소변이라는 공동의 화제를 계기로 그분과 나는 병실에서 친하게 지낼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그분은 내가 운동 치료실에서 치료를 받을 때마다 부러운 눈으로 나를 지켜보시기만 하였다.
그분은 하체 힘이 하나도 없어 치료가 거의 없었다. 다만 전기자극 치료인 FES를 하시며, 내가 운동하는 모습을 지켜만 보셨고, 그럴 때마다 그의 부인은 ’우리 애 아빠도 삼촌처럼 치료라도 많았으면 좋겠어요‘라며 나를 부러운 눈으로 바라보셨다. 그런데 이 소변을 통해서 서로의 입장이 바뀌게 되었다. 그분에게 부러움을 한눈에 받던 나였는데, 이제는 스스로 소변을 볼 수 있는 능력! 그 한방으로 전세가 역전되어 난 그분을 부러운 눈으로 하염없이 바라만 보았고, 그분은 구름을 탄 듯 우쭐해 하셨다.
참으로 인생 모른다. 그 평범한, 아니 아무것도 아닌 능력인데, 스스로 소변을 보는 것 하나로 나와 그분은 이렇게까지 호들갑을 떨고 있으니 말이다. 다치지 않았다면, 그렇지 않았다면 그 대단하지도 않은 능력을 가지고 이렇게까지 일희일비하였을까.
그렇다고 시간을 거꾸로 돌릴 수도 없는 법이다. 하루 종일 착잡한 하루이다. 그러니 남과 나를 비교한다고 달라질 것은 아무것도 없다. 오로지 내 페이스에 따라 재활 운동에 전념하자. 그분에게는 기적이라는 행운이 찾아온 것이고, 나는 내 나름대로 열심히 운동을 하다 보면 잠자던 신경들이 언젠가 하나둘씩 깨어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