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나도 누군가에겐 부러움의 대상이 된다

by 우철UP

병동 중간지점에 탕비실이라는 곳이 있다.

이곳은 환자 보호자들이 설거지나 간단한 조리를 할 수 있는 곳이다. 난 입맛도 없고 해서 컵라면을 먹기 위해 탕비실로 갔다. 탕비실에는 전자레인지가 하나밖에 없어서 음식 조리를 위해 대기줄이 꽤나 길게 늘어선다.


그런데 어떤 아주머니가 본인이 돌리던 음식을 멈추고 내 컵라면을 먼저 데우라며 양보를 해주셨다. 병동 복도를 다니다 자주 뵈었던 아주머니이셨는데, 난 미안한 마음에 괜찮다고 사양하였지만 아주머니 손에 벌써 컵라면이 들려져 전자렌즈에 집어넣으셨다. 나는 컵라면이 데워지는 시간에 그 아주머니와 잠깐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다.


그 아주머니의 남편분은 교통사고로 머리를 크게 다치셨다. 그 후유증으로 현재 움직임이 거의 없으시고, 식사는 콧줄을 통해서 2년 넘게 하신다고 하니, 안타까운 상황이었다.


그러니 아주머니 말씀이 퇴원은 꿈도 못 꾸고 휠체어에 앉기만 해도 벌써 퇴원해서 집에 있을 거라 말씀하였다. 그러면서 ‘올해도 또 이렇게 해가 바뀌었네요’ 라며 환하게 웃으셨다. 그 아주머니의 이야기를 듣고 있자니 뭐라 위로의 말을 전할 수가 없었다. 그저 진지하게 아주머니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이 가장 좋은 위로의 방법인 듯했다. 어느새 컵라면이 다 데워져 전자렌즈 밖으로 나와 있었다. 아주머니는 ‘아이고 내 정신 좀 봐! 라면 불겠네~ 어서 가지고 가요~’ 전자렌즈 대기줄이 늘어서 있기 때문에 나는 서둘러 아주머니에게 고맙다는 인사와 함께 탕비실을 빠져나왔다. 휠체어 뒤로 그 아주머니의 혼잣말이 들렸다. ‘그이도 라면 참 좋아했는데.....’


나는 병실로 돌아와 라면을 맛나게 쩝쩝거리며 먹고 있었지만 아주머니의 혼잣말이 머릿속에 맴돌았다. ‘그이도 라면을 참 좋아했는데.....’ 나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이 세상에서 제일 불행하다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그 어떤 누군가는 나를 부러워하고 있었다.


그러고 보니 자기 자신의 처지가 가장 불행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을 다른 누군가는 그의 처지를 부러워하고 있었다.


결국 ‘행복과 불행은 생각하기 나름이고 상대적인 것 아닐까’란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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