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도로위에서 만큼은 난 장애인이 아니었다.

차량 개조, 핸트컨트롤 장착, 화장실 안전바

by 우철UP

나는 퇴원과 동시에 집에서 첫 번째 과제를 수행해야만 했다.

주치의 선생님이 늘 말씀하셨던 ‘화장실 안전 확보’, 바로 그것이었다.


거동이 불편한 장애인이 가장 쉽게 다치는 장소가 바로 화장실이기에, 안전을 담보할 수 있는 ‘안전바’를 반드시 설치해야만 했다.


안전바 설치는 간단하다. 안전바를 구입해 화장실 벽에 구멍을 뚫고 설치하면 끝이 난다. 그러나 그렇게 간단해 보이는 일을 나 같은 ‘꽝손’이 하게 되면 언제나 문제가 발생한다. 꽝손에게 있어서 벽을 뚫고 거기에 무언가를 설치한다는 것은 매우 위험천만한 일이다. 드릴로 벽을 뚫는 과정에서 벽면 타일이 유리창 깨지듯 산산조각 금이 갈 수 있다. 어디 그뿐이랴. 화장실 벽 안에는 수도관과 전선들이 눈에 보이지 않게 얽기설기 매설되어 있는데, 신기하게도 꽝손들은 그런 곳만 골라 건드리게 된다. 상상하기도 싫지만 만약 수도관을 건드리게 되면 내 집 거실은 곧 분수대가 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나 같은 꽝손은 필히 전문가를 모셔와 설치를 해야 한다.

안전바의 가격은 대략 10~15만 원 내외이다. 물론 매장이나 인터넷에서 구매하면 조금 더 저렴하게 구할 수 있다. 하지만 설치업체를 통해 구매하게 되면 앞서 언급한 10~15만 원에 공임 10만 원 정도가 추가되어 설치가 가능하다. 물론 거동이 불편해도 혼자서 설치가 가능한 사람도 있다. 나의 지인 중 한 분이신 ○○목사님도 휠체어를 타고 다니신다. 하지만 그분은 금손이셨기에 혼자서 안전바를 설치할 수 있었다. 그러나 나는 꽝손이기에 내 손으로는 절대 설치할 수 없어 전문가를 부르게 된 것이다.

여하튼 우리 집 화장실의 안전은 일단 확보가 된 셈이고, 첫 번째 과제를 깔끔하게 처리하였다.


두 번째 과제는 기동성 확보이다. 어디든, 어느 곳이든 나는 가야만 한다. 그곳이 산꼭대기라도, 바닷가 갯벌이라도 길만 있다면 나 또한 갈 수 있게 해주는 보조기계가 있다. 인류 문명사에 등단시켜도 손색없는 문명의 이기, 기계문명 발전의 축소판, 바로 자동차이다.


“어? 아니? 다리가 제대로 작동되지 않는데 운전이 가능해?”

그렇게 의문을 제기할 수 있다. 그러나 이마저도 가능하게 하는 장치가 있다. 일명 ‘핸드컨트롤’이다. 발로 브레이크와 엑셀을 밟아야 하지만, 핸드컨트롤을 이용해 앞으로 밀면 브레이크, 뒤로 당기면 엑셀의 역할을 하게 된다.


핸드컨트롤 장착과 관련해 인터넷 카페와 블로그를 검색하고, 입소문을 통해 알아본 결과 서울·경기·충청 지역은 ‘무궁화 오토’라는 업체에서 해당 장치를 설치하는 듯하다. 보통 국산차는 1~2일, 외제차는 조금 더 시간이 걸린다. 탁송비는 거리에 따라 다르며, 충청 지역 기준 편도 7~10만 원 정도이다. 왕복 탁송비와 함께 차량을 보내면 그곳에서 장착 후 집 앞까지 안전하게 차량이 도착한다.

핸드컨트롤은 제품 사양에 따라 가격 차이가 있다. 보통 100만 원 선에서 시작해 옵션을 추가할수록 가격은 올라간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옵션이 늘어날수록 손은 편해진다.


거동이 불편하신 분들이여, 퇴원하시면 반드시 화장실 안전바와 함께 자동차 핸드컨트롤을 설치하시길 바란다.


무엇보다 차량이 확보되면—캬—답답한 생활에서 벗어날 수 있다. 어디든 달려갈 수 있고, 당신이 원하는 곳 어디든 갈 수 있다.


처음엔 운전이 서툴 수도 있다. 한 손으로 핸들을 잡고, 한 손으로 엑셀과 브레이크, 방향지시등까지. 그 모든 것을 손으로 소화해야 한다. 그러나 걱정하지 마시길. 나 같은 꽝손도 3일 정도 지나니 점점 손에 익었고, 2주 차에 접어들어서는 도로주행을 마치고 고속도로까지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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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 위에서만큼은 나는 장애인이 아니었다. 탁 트인 고속도로를 질주하며, 나는 운전을 통해 해방감과 카타르시스를 느꼈다. 서쪽으로 계속 달렸다. 달리고 달리다 보니 서쪽으로 넘어가는 해넘이 광경을 목격하게 되었다.


수평선 너머로 넘어가는 해를 바라보며, 나는 노랫말처럼 다짐했다.

행복하자.

행복하자.

아프지 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