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에 취미를 시작하다 ㅣ 이승철
독립출판도 3권 출판 했고, 지인들과 그림 전시회도 했습니다. 요즘엔 꾸준히 1주일에 한장씩 드로잉을 하고 있습니다. 전문가는 아니고 그냥 모두 취미로...
작가 프로필 ㅣ 이승철
넓고 얕은, 호기심 많은 유부남
모토는 "일단하자!"
죽을 고비를 넘기고 새로운 여행을 시작하였다. 이름하야 ‘아름다운대한민국’이란 프로젝트를 시작하였다. 가고 싶은 국내 도시를 선정하여 매월 한번 씩 당일치기로 다녀오는 프로젝트다. 지인들과 모여서 가고 싶은 도시 12곳을 미리 정했고 가고 싶은 달도 정했다. 1월 전주, 2월 강화, 3월 제주, 4월 진해, 5월 군산, 6월 담양으로 정했다. 규칙은 크게 2가지였다. 규칙은 크게 두 가지였다. 지역이 어디든지 당일치기여야하고, 대중교통 또는 도보로 이동하는 게 우리만의 규칙이었다. 사실 그럴싸해 보이는 규칙이지만 유부남인 나는 외박이 안되어 당일치기로 다녀와야 했고, 자가용이 없어서 대중교통을 이용해야만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생긴 규칙이었다. 다만 강제 규칙은 아니라서 제주 같은 경우에는 나를 제외하곤 2박 3일 간 여행을 하고 올라왔다.
함께 여행을 다닌 지인들은 대부분 나보다 어린 친구들이었고, 여행을 좋아하는 친구들이었다. 어찌 보면 나보다 여행을 더 많이 다니고,여행에 대해 더 잘 아는 이들일지도 모른다. 나는 다만 혼자 여행을 떠나기 두려워하는 이들이 함께 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고 싶었다. 그리고 여행은 어렵지 않고 당일치기라도 어디든 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어찌 보면 젊을 때 두려움에 여행을 떠나지 못한 나에 대한 아쉬움과 반성일 수도 있다.
약 8개월간 진행했던 프로젝트를 통해 많은 것을 얻었다. 혼자 떠날 수 있는 용기를 얻었고 현지인과 다니며 관광객들이 안가는 식당을 찾아가고, 우연히 잘못 들어간 골목길에선 귀여운 벽화를 만나는 등 많은 이야깃거리를 얻었다.
약 6개월 넘게 모임을 준비하고 인솔하고 나니 이 프로젝트는 나의 여행이 되지 않았다. 처음에는 함께 여행하는 것이 즐겁기만 했지만 차츰 여행자가 아닌 인솔자가 되는 느낌이 들었다. 여행이 아니라 비즈니스가 되어가는 프로젝트가 되면서 여행을 가기 싫어졌다. 여행지에 대한 검색을 하고 교통편을 알아보고 참가자를 체크하고 회비를 걷고 하면서 점차 나의 여행과 멀어진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다보니 여행의 즐거움보다는 책임감과 부담감이 더 컸고 참석자들을 체크할 때면 갑자기 취소하는 사람들 때문에 짜증도 나기 시작하다보니 스스로 프로젝트를 멈추기로 했다.
프로젝트를 통해 많은 인연이 생겼고 경험도 많이 얻었지만 제일 큰 것은 나는 역시 여행을 좋아한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 그래서 그런지 이제는 여행을 가고 싶을 때 가고, 혼자 혹은 동행과 함께 자유롭게 여행을 떠나고 언제나 떠날 준비를 하고 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건 프로젝트를 통해 상처를 받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아직도 여행을 좋아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