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ㅣ 한수영
나를 지탱해줄 힘은 오로지 글쓰기가 될 거란 생각이 강하게 밀려왔는데...급 슬퍼지는 건 왜일까요?
작가 프로필 ㅣ 한수영
키워드: 아빠,할아버지,꽁냥꽁냥(남친),책,글쓰기,여행
화병…
마음에 화가 쌓인 병…
이 병이 진화가 되면 분노조절장애가 되는 거 같다.
나 역시, 이 병의 병원균을 가진 보균자 같다.
가끔 화를 누르지 못해 내 머리를 쥐어뜯는 나를
보면서 스스로 두렵다.
그래도 전엔 펑펑 우는 걸로 끝났는데…
30년 세월을 살다보니 병이 커진 거 같다.
나는 진지하게 의사인 친구에게 익명의 메일을 보냈다.
아직 레지던트 과정을 밟고 있는 친구는
석 달이 지나서야 답을 보내왔다.
-이름 모를 환자분!
정신과 전공의를 꿈꾸는 저에게 이런 메일을 보내신 건
그 만큼 답답함과 자신 안에 숨은 공포가
불현듯 출몰하여 자신을 괴롭힐까 두려운 것이겠지요~
그런데 환자분!
지나치게 자신을 비하하고 출처 모르는 인터넷에 쓰인
내용만 보고 자신의 병…그니깐 없는 병을 마치 있는 병처럼
키우고 있는 건 아닐지요…
화가 없는 인간은 인간이 아닙니다.
이미 저 세상을 왕복한 도인이겠지요…
그리고 한번쯤 살면서 화가 나고 울분이 터질 때,
남한테 피해가 되지 않는 선에서
화를 분출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는 처방을 내리고 싶습니다.
내친김에 한 마디만 더 하자면, 환자 스스로 자신의 병을
자각한 지금 이 순간이 어쩌면,
자가치유할 수 있는 좋은 때라 사료됩니다.
그리고 고백하자면,
저도 일이 안 풀릴 때마다 술을 마시거나 큰 소리로 울거나
거울을 보면서 제 머리를 쥐어뜯습니다.
어쩐지 제 자신을 보는 거 같아 환자분이 남 같지 않습니다.
그 옛날 술잔을 기우리던 예스터데이에서
환자분이 좋아 하던 소야에 라거 한 잔 할까요?
(ps,작업 멘트 아닙니다. 오해하지 말기~)
웃긴대, 눈물이 나는 거 보니 감정컨트롤 안 되는
감정이상장애가 맞는가 보다.
도대체 울화통의 씨앗은 어디서 왔을까…
삶이 화의 근원인 건가?
내 삶에 물이라도 확 뿌려보면 나을 까나…
그 순간,
울어대던 아이폰에 민지어머니 라고 뜬다.
통화버튼을 누르는 순간부터 고막에 울려퍼지는 곡성…
"어떡해?"
"왜? 무슨 일 있어?"
"민지아빠 회사대표가…"
듣지 않아도 비디오다.
5개월째 월급을 갖다주지 않아
비상금을 야금야금 쓰는데…
그렇게 사랑스럽던 그녀의 오빠가
쌀 한톨 씹어 먹는 모습조차 역겹게 느껴져
요즘 권태기인가봐 하던 민지어머니였다…
또또 화가 치밀어 오른다.
인건비 떼먹고 도망친 인간 잡아서 조 패고 싶다는 폭력성이
스멀스멀 올라온다.
진심, 언제쯤 이 참지 못 할 울화통이
신기루처럼 내 안에서 사라질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