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이 끝나가고 봄이 올 무렵이면 집 안 분위기가 묘하게 무겁게 느껴진다. 분명 매일 청소는 했는데, 공기가 탁한 느낌이 들고, 물건도 괜히 답답해 보인다. 그날도 창문을 열었는데 바람이 들어오자마자 창틀 먼지가 먼저 눈에 들어왔다. “아, 이제 그냥 청소로는 안 되는 시기구나.”라는 게 느껴진다. 봄맞이 정리를 할 때가 됐다는 걸, 매년 같은 타이밍에 깨닫는다.
봄 정리는 일상적인 청소랑 다르다. 닦고 치우는 느낌보다는, 한 계절을 정리하고 다음 계절을 맞이하는 느낌이다. 겨울 내내 잘 쓰던 것들이 갑자기 무겁게 느껴지고, 괜히 덜어내고 싶어진다. 패딩을 정리하면서 “이건 왜 샀지” 싶은 옷도 나오고, 한 번도 입지 않은 코트를 발견하면 약간의 반성과 함께 옷장의 부피가 줄어든다. 이럴 때 한 번 비워주면 옷장과 마음이 가벼워진다.
물건은 계속 쌓아두기만 하면 집은 점점 무거워진다. 특히 겨울은 물건이 늘어나는 계절이다. 두꺼운 옷, 무거운 침구, 따뜻한 소재들. 이걸 그대로 두고 봄을 맞으면 집이 계절을 따라가지 못한다. 그래서 봄에는 한 번 비워줘야 한다. 공간이 숨을 쉬는 느낌이 들어야 한다.
이 시기에 제일 먼저 하는 건 역시 큰 것들이다. 두꺼운 이불을 넣고, 가벼운 이불로 바꾸는 순간 집 분위기가 확 달라진다. 커튼을 걷어내고 햇빛이 들어오면 괜히 집이 넓어진 것 같고, 기분도 같이 밝아진다. 물건은 그대로인데 느낌은 완전히 바뀐다. 그래서 봄 정리는 인테리어보다 효율이 좋다. 돈을 쓰지 않고도 분위기를 바꿀 수 있으니까.
그리고 이 시기에는 ‘공기’를 한 번 바꿔줘야 한다. 겨울 동안 닫혀 있던 창문, 쌓여 있던 먼지, 필터 안에 들어 있던 공기까지. 창틀을 닦고, 방충망을 정리하고, 공기청정기 필터를 한 번 씻어내면 이상하게 숨 쉬는 느낌이 달라진다. 눈에 보이지 않는데도 체감이 된다. 이게 봄 정리의 묘한 특징이다. 티는 안 나는데, 계속 느껴진다.
주방도 비슷하다. 겨울 동안 묵혀둔 것들이 생각보다 많다. 냉장고를 한 번 비워보면 “이게 아직 있었네?” 싶은 것들이 꼭 나온다. 이걸 정리하고 나면 냉장고 속이 쾌적해겨울이 끝나가고 봄이 올 무렵이면 집 안 분위기가 묘하게 무겁게 느껴진다. 분명 매일 청소는 했는데, 공기가 탁한 느낌이 들고, 물건도 괜히 답답해 보인다. 그날도 창문을 열었는데 바람이 들어오자마자 창틀 먼지가 먼저 눈에 들어왔다. “아, 이제 그냥 청소로는 안 되는 시기구나.”라는 게 느껴진다. 봄맞이 정리를 할 때가 됐다는 걸, 매년 같은 타이밍에 깨닫는다.
봄 정리를 하다 보면 우리가 생각보다 많은 걸 쌓아두고 산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리고 그걸 조금만 비워도 생활이 훨씬 가벼워진다. 집이 좀 답답하게 느껴지고, 괜히 정리하고 싶은데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모르는 상태라면 너무 크게 시작하지 않아도 된다. 제일 큰 것 하나를 먼저 바꿔보자. 이불을 바꾸거나, 커튼을 걷거나, 창문을 열고 창틀을 한 번 닦는 것. 봄은 그걸로 충분히 시작된다.
봄 정리는 계절에 맞게 몸과 마음을 가볍게 만드는 일이다. 그래서 나는 매년 이맘때쯤 집을 한 번 덜어낸다.
새로운 걸 들이기 위해서가 아니라, 지금 있는 공간을 조금 더 편하게 쓰기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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