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건은 한 번 샀는데 비용은 매달 나간다

편리함은 고정비가 된다

by 여운

가격표에 적히지 않은 고정비


살림을 편리하게 해주는 물건은 늘 비슷한 역할을 한다. 시간을 아껴주고, 수고를 덜어주고, 생활을 효율적으로 만들어주고. 그래서 우리는 물건을 고를 때 가격과 기능부터 본다. 자동인지, 스마트한 지, 한 번에 얼마나 많은 일을 대신해 주는지. 하지만 구매 버튼을 누르는 순간부터 또 다른 비용이 나가다. 관리, 청소, 소모품 교체, 공간 점유. 이 비용들은 영수증에 남지 않고 가계부에도 적히지 않는다. 그렇다고 없는 비용은 아니다. 단지 눈에 보이지 않을 뿐이다.


문제는 이 비용이 일회성이 아니라는 점이다. 관리가 필요한 물건은 사용하는 빈도와 상관없이 계속해서 에너지를 요구한다. 청소기의 필터는 주기적으로 갈아야 하고, 로봇청소기의 소모품은 계속 구매해야 하고, 커피머신은 세척을 미루면 성능이 떨어진다. 사용하지 않는 날에도 공간은 차지하고, 먼지는 쌓인다. 이렇게 발생하는 유지비는 매달 반복되는 고정비가 된다. 하나하나 따로 보면 크지 않아 보이지만, 여러 개가 겹치면 생활의 리듬을 바꾼다. 편리함을 위해 들인 물건들이 어느새 집을 ‘관리해야 할 대상’으로 만들어버리는 것이다. 편리함은 더 이상 효율이 아니라 부담이 되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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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해내는 방법보다, 흔들리는 순간에도 중심을 잃지 않는 방식을 고민해왔습니다. 삶의 부담을 줄이는 이야기들을 차분하게 풀어가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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