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를 딛고 일어선 소박한 도전기
"안녕히 계세요."
그간 나의 스펙터클 했던 사회생활과 작별하는 순간,
꽤나 시원섭섭했지만 오랫동안 품어왔던 '내 사업'을 드디어 시작할 수 있겠다는 생각에 부풀었던 순간의 교차점
나는 그렇게 일사천리로 일반사업자가 되었다.
마음이 맞는 두 언니와 함께 공유 오피스에서 시작된 나의 첫 사업,
회사에서 과장이라는 직급과 팀장이라는 직책으로 펼쳤던 여러 성공 사례들을 하나씩 꺼내어 1인 기업을 시작했다.
회사로부터 탈출한 해방감은 얼마 지나지 않아 현실의 벽에 부딪혀 아쉬움으로 변모되었다. 명함이 없는 혈혈단신의 나는 마치 처음부터 모든 것을 다시 시작해 쌓아 올려야만 하는 사회 초년생과도 같았고, 하나부터 열까지 부딪쳐가는 과정 속에서 회사의 그늘과 시스템의 힘을 새삼 느꼈다.
업무 스케일은 회사에서 해오던 그대로를 유지하고 고수하면서 정작 1인 기업이니 이상과 현실의 괴리는 꽤나 컸고, 2주에 한 번의 촬영에서 40 착장 100개가 넘는 아이템들을 준비하면서 나는 몸도 마음도 나락을 찍는 아찔한 경험을 하게 되었다.
크나큰 원대한 목표는 나를 더욱 작아지게 만들었고, 볼품없는 현실은 나를 더욱 초라하게 만들었다. 그런데 이 모든 주체자는 다름 아닌 바로 '나'였다.
모두가 나를 응원하고 도와주려 하는데도 내가 나에게 실망하고 자책하며 화살을 들이미는 자살골과도 같은 나날들이 이어졌지만 겉으로는 괜찮은 척, 쿨한 척을 억지로 해내느라 마음이 제대로 곪아버렸다.
그렇게 2년 채 안 되는 시간을 이어가는 과정에서 나는 첫 사업에 손을 놓아버리다시피 했다. 원인을 찾고 수정할 힘조차 남아있지 않을 정도로 의욕은 꺾여버렸고 잠시 쉬고만 싶었다.
십 년 전, 내가 나를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시간을 가지면서 마음 깊숙한 밑바닥까지 샅샅이 마주한 것처럼 지금 이 순간은 사업을 비롯한 내면 역시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용기를 내야만 하는 시간이었다.
좀처럼 용기가 나지 않았고, 그렇게 무기력하고도 의미 없는 시간이 흘렀다. 시간이 많아지면서 서재에 가득한 책들을 하나씩 꺼내어 읽기 시작했고 특히 철학을 집중적으로 탐독하며 나를 이전보다 더 깊고 넓게 알아가게 되었다. 삶에 대한 태도, 자연과 우주에 관한 에너지를 배우고 나의 세계를 확장해 갔다. 그리고 자연 속으로 들어갔다. 북한산을 혼자 걷는다거나 흐르는 시냇물을 바라본다거나 하늘을 보고 별과 달을 찬미한다거나 다양한 자연 현상을 흥미롭게 바라보는 마음의 여유가 생겼고 매번의 산책에서 깨달음을 얻기 시작했다.
나무데크 돌 틈 사이에서도 싹을 움틔우는 작은 생명들과 응달과 양달 상관없이 지금 피어난 그 장소에서 자기만의 꽃을 만개시키는 모습에서 그간의 나의 불평불만을 반성하고,
한 나무에서도 위치에 따라 개화시기가 다른 꽃들을 보면서
그 누구와 비교하지 않고 자신만의 속도에 집중하여 피어나는 진리를 배우며,
오를 때 힘들지만 하나하나 발걸음을 인지하며 중턱과 정상에 올랐을 때의 희열,
그곳에서 바라본 세상은 정말 작디작게 보이는 것을 통해 나의 고민 역시 한낱 먼지처럼
작은 것이라고 깨닫게 했다.
그렇게 자연은 나의 인생 스승이 되었다.
그러다 우연히 마케팅 경영 스터디를 시작하고서 나는 깨달았다.
'사업을 회사의 업무 연장이라 생각했구나'
'사업은 경영이 바탕이 되어야 하는데, 나는 아무 준비가 되어있지 않았구나'
'내가 타인의 의견을 수용할 자세가 되어있지 않았구나'
이를 인정하면서 보완점을 찾아가자 새로운 길이 열리기 시작했다.
바닥을 치던 그 순간들에서 모두가 나를 응원해 주었지만 단 한 사람,
나 자신이 나를 응원하지 못했던 점이 가장 힘들고 괴로운 점이었다.
이제는 내가 그날의 나에게 포근히 안아주며 그리고 같은 고민을 겪고 있거나 겪었을 누군가에게
이렇게 전하고 싶다.
토닥토닥
그동안 수고 많았어
처음치고는 잘했는 걸!
실패해도 괜찮아
넘어져도 괜찮아
다시 일어서면 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