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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DBADA Oct 07. 2015

로스트비프의 몸 다른 동생 :  로스트포크

일주일에 한 번 그 남자의 주말농장 쿠킹 라이프 / 007






로스트비프의 몸 다른 동생  :  로스트포크





가을이 되면서 주말농장 식구들은 매우 바빠졌다.

물론 필자와는 크게 상관없는 이야기지만, 그렇다고 필자가 놀기만 한다는 것은 아니다. 물론 남들보다 일 하는 양이 매우 적은 것은 사실이지만 그건 월동 김장을 하면서 한 번에 만회 할 수 있다.      


특히 일복이 많은 식구가 있는데, 필자의 어머니 되시겠다. 다른 외가 식구들은 적당하다란 선에서 제철 식재료를 사용하고 남은 것으로 냉장고를 채운다면, 필자의 어머니는 냉장고를 일단 하나 더 사고, 그 냉장고를 채우려고 수확을 한다. - 그러다보니 우리 집 본가의 냉장고는 네 개다. 김치 냉장고 두 개, 양문형 냉장고 한 개, 그리고 냉동만 되는 겁나 큰 냉장고까지. 아무리 세 식구 사는 집 치고 좀 넓은 편이라고 해도 이건 좀 아니지 않나 싶다. 요즘은 양문형 냉장고가 좀 작아 보이신다고, 식사시간이면 아버지 앞에서 한참을 밑밥을 흘리시는데······. 이거 어떻게 될지······.     


필자의 어머니가 이렇게 식재료에 억척스러운 이유는 간단한다. 당신이 양가 합쳐 14남매의 장손장녀커플이기 때문이다. 그러니깐 필자의 어머니는 외가식구 7남매의 장녀시고, 필자의 아버지는 친가식구 7남매의 장남이신 것이다.      


이 정도는 일도 아니다. 한 서너배쯤은 모아야 겨울을 날 수 있단다. -_-


명절이면 어마어마한 식재료가 들어가는 것은 물론, 필자가 어렸을 때 빠듯했던 시절의 아끼던 생활이 몸에 배어 있는 것이다. 그뿐만이 아니다. 이렇게 뭔가를 쟁여 놓는 것도 좋아하지만, 친지(특히 필자의 친가 쪽 - 농사를 안 지으니······.)나 친구들에게 퍼주기도 좋아하셔서 항상 냉장고에 뭔가가 많이 들어차 있어야 한다. 주말농장을 시작하고 나서는 좀 더 심해진 경향이 보이는데, 아마 조만간 도시의 본가를 정리하고 아예 주말농장으로 들어가시면 더 심해질 수도 있다. 노년에 농사욕심은 병이라던데······. 걱정이다.      


각설하고.

이번 주 주말밥상은 사실 좀 걱정이 많이 됐다. 슬슬 주말농장은 김장 시즌으로 접어들어서 모든 식구들이 김장을 위해서만 일을 한다. 고추, 배추, 무, 쪽파, 갓, 대파 등등. 요런 재료들로 만들 수 있는 것은 뭐, 김치뿐이다. 요는 주 재료가 아니란 이야기다.      


감자는 병만 안 나면 주말농장에서 제일 키우기 쉬운 작물 중에 하나다. 뭐, 약도 전혀 치지 않는다.


따라서, 고민 고민 하다가, 광에 널 부러져 있던 햇감자가 생각났다.      


‘그래! 감자를 하자! 그런데 감자를 어떻게? 감자, 감자만 주인공이면 너무 식상하잖아. 아! 그래! 그럼 감자랑 고기랑 더블 캐스팅으로 가볼까? 요즘 무슨 고기가 맛있지?’     


하고 마트에 들려보니. 돼지고기 앞다리가 매우 저렴했다. 결대로만 잘 자르면 구이용으로 좋은 돼지고기 앞·뒷다리는 저렴한데도 잘 팔리지 않는 것이 좀 이상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기껏해야 썰어서 국거리용이나, 돼지 불고기용으로 사용하는 것에 슬픔이 몰려 왔달까? ㅋ      


그래서 돼지고기 앞다리는 구입했다. 아마 아래 레시피에 나온 돼지고기 크기면 2000원쯤 안 되는 가격일 것이다.      


자. 그래서 이번에 만들 주말밥상은 로스트포크다!     


로스트포크.

어디서 얼핏 비슷한 요리명을 들어봤다면 100% 로스트비프일 것이다. 그런데 로스트비프는 뭐냐고? 음·····. 뭐 간단하게 설명하자면 소고기Beef를 굽는다Roast 라고 생각하면 된다. 단, 여기서 '굽는다'는 웬만해서는 오븐을 이용한다. 그럼 답 나오시겠다. 로스트포크는 돼지고기오븐구이다. 이 간단한 걸 왜 이렇게 어렵게 설명 하냐고? 거야, 포스팅 내용을 조금 더 풍성하게 하려는 필자의 배려 때문에? ㅋ  



그럼
'로스트비프'부터
보아볼까?

밑에 깔린 고기육수로 그레이비소스를 만들면 매우 맛있는 소스가 된다.


마침 올 초에 필자의 중학교 때부터의 친구가 프로포즈를 했고, 그때 그 피앙새와 녀석에게 축하 만찬을 배설한 적이 있는데, 그 축하연의 주인공이 바로 로스트비프였다. 특별하게도 제수씨 되는 분은 미국에서 10년을 넘게 살다 왔는데, 필자의 로스트비프를 '본토의 맛'이라 칭하여 주셨다. 움화화화.       


소고기는 아주 두껍게 통으로 준비해서 낮은 온도(150도 이하)에서 굽는다. 레어로 먹어도 좋다. 필자는 완전 레어 매니아!


로스트포크는 로스트비프에서 고기만 소고기에서 돼지고기로 바꿔주면 된다. 간단하다. 시간과 오븐이 필요할 뿐이다.      


자, 그럼 이번 주 주말밥상 로스트포크 레시피를 알아보자.







로스트포크
2인분




*주재료 :

   돼지고기 앞·뒷다리 살 500g / 감자 2개 / 마늘 한줌 / 양파 1개 / 당근 반개


*양    념 :

   올리브오일 / 소금 후추 약간 / 각종 마른 향신료(타임, 바질, 넛맥 추천)


*있으면 좋은 재료 :

   정향 / 스타아니스 / 생 샐러리 / 생 로즈메리         





1. 돼지고기 500g을 덩어리째로 준비한다. 소금, 후추, 각종 마른허브로 재워서 냉장고에 1시간 이상 둔다.    


Tip : 돼지고기 앞·뒷다리 살은 삼겹살과 달리 비계랑 살이 딱 분리되어 있어서 적당한 부분을 잘 잘라줘야 한다. 비계가 너무 많은 부분은 찌개용으로 돌리고 사진에서처럼 1:5의 비율이 좋다. 정향이나 스타아니스가 있으면 함께 숙성한다.       





오븐용 팬이 없으면 오븐용이면 어떤 용기든 상관 없다. 질그릇 유리, 철판, 베이킹팬 등등.

2. 오븐용 팬 바닥에 알루미늄 호일이나 종이 호일을 깔고 재워둔 돼지고기를 넣고 적당히 썬 야채를 넣어준다. 그리고 올리브 오일을 숟가락으로 끼얹으면서 고기와 야채에 골고루 묻힌다. 위에 알루미늄 호일로 감싸준다.            





3. 200도로 예열한 오븐에 20분 정도 굽다가 160도까지 내려서 30분 정도 더 구워준다.      


Tip : 한 10분정도 남겨두고 호일을 벗겨보면 윗면이 그을리지 않았을 수도 있다. 이때는 팬 아래 녹아있는 기름을 숟가락으로 퍼서 재료 위에 몇 번 끼얹어서 그대로(덮는 호일이 없는 상태로) 오븐에 넣고 마저 굽는다.





4. 로스트포크 완성!   겁나 간단하다.  그리고 저렴하다.





5. 일명 굽는 보쌈 같은 느낌인데, 매우 촉촉하다. 큼직하게 썰어 같이 구운 야채와 함께 먹는다.      


Tip : 그레이비소스를 만들 수 있으면 만들어서 찍어 먹는다. 없으면 돈가스소스나 스테이크소스에 살짝 찍어 먹는다. 케첩은 아니다. 허니 머스터드도 아니다. 디종 머스터드나 단맛 없는 머스터드는 된다. ㅋ     





6. 김치에 싸먹으면 그 또한 맛이 일품. 사실 와인 안주 같은 느낌이 더 강하다.  


Tip : 확실히 막걸리나 청주에는 별로. 와인이나, 맥주, 소주에는 잘 어울린다. 아! 고량주도 아닌 거 같다.    







로스트포크는 레어로 구워도 되지만, 로스트포크는 미디움 웰던으로 구워야 한다.





그럼 다음주 화요일에 만나자~  





아. 그리고.

매거진을 하나 더 발행합니다.

The 남자의 주발밥상의 스핀오프 시리즈가 될 것 같습니다.

주말농장에 넘쳐나는 허브를 이용한 레시피 매거진이 될 것 같아요.

일주일에 한 번 연재를 할 예정이고, 요일은 아직 미정입니다.

매거진 타이틀은 <내맘대로 허브요리>입니다.     

많은 구독 부탁드립니다. ^^      


<내맘대로 허브요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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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식연재는 다음주 화요일에 찾아 옵니다.

주중에는 중간중간 사진 위주로 주말농장 소개가 올라옵니다.

구독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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