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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DBADA Feb 18. 2016

겨울 요정

소설사진 : 한 장의 사진으로 들려주는 조금 특별한 이야기 / 034






겨울 요정




요정의 여왕, 페어리 퀸께서 말씀하셨습니다.

‘오늘부터 3일간 겨울 축제를 시작한다.’

그 선포에 모든 페어리들은 기쁨의 함성을 질렀습니다.

네. 그렇죠. 겨울 축제. 페어리들의 가장 아름다운 시절은 겨울이니까요.

더불어 겨울은 페어리들의 휴식의 시절이기도 합니다.

봄에 봄바람과 아침이슬로 새싹을 틔우느라 고생한 페어리와

여름 밤하늘의 별빛을 모아 숲에 뿌려 놓은 페어리는 물론

가을 나뭇잎들의 안녕을 바라며 붉게 물들이던 페어리까지

모두 가장 하얗고 가장 예쁜 눈꽃 옷을 입고 축제의 장소에 모였답니다.


모두가 즐거웠지요.

먹고 마시고, 떠들썩하게 겨울 페어리 축제를 즐겼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이 축제의 하이라이트인 페어리들의 무도회를 시작하기 전,

페어리 퀸은 이듬해 첫 봄 비를 안내 할 페어리와

1년 내내 동물들과 인간들에게 장난을 칠 수 있는 페어리는 물론

약간의 행운과 커다란 행복을 선사 할 수 있는 대표 페어리를 발표하기로 했어요.

모든 페어리들은 숨죽어 기다렸지요.

모든 페어리들은 자신이 그 영예로운 페어리가 될 수 있기를 바랐기 때문이에요.

그리고 페어리 퀸의 선포로 두 페어리가 선발이 되었지요.


선택된 페어리는 기뻐했고,

다른 페어리들은 조금 안타까워하고 약간 섭섭해 했지만,

그걸로 됐어요. 그들은 선택된 페어리들에게 박수와 환호 축하를 보냈거든요.


그 모습을 바라보며 흐뭇해 하던 페어리 퀸께서는 

축제의 대미인 페어리들의 무도회를 선포······,

하려고 했는데!


그때 그녀석이 나타났어요!

남자 인간이에요!


가끔 나타나서 카메라를 들이대며 사진을 찍는 녀석인데, 대체 이 시간에 왜?


우리는 - 페어리 퀸 께서도 - 모두 숨을 죽이고 그 자리에서 멈출 수밖에 없었어요.

겨울 요정ㅣ 2016, 미발표 ㅣ F10, S 1/10, ISO 100ㅣ 프린트 사이즈 미지정 ㅣ Original Print. 1/? ㅣ Estate Print ∞



그리고 그 무도한 녀석은 희희낙락하며 우리들이 멈춘 그 모습을 찰칵찰칵 찍어대기 시작 했어요 참 무례한 녀석이에요. 사진을 찍었으면 가주었으면 좋겠는데, 이 녀석. 안가고 버티고 있네요.


어쩌죠?

큰일이에요. 


조금 있으면 해가 떠오를 거고, 그러면 우리가 입고 있던 눈꽃 옷이 녹아 버릴 거예요.

누가 저 인간 좀 치워 주세요. 제발.




※ Original Print 및 Estate print 출력품 소장에 관심 있으신 분들은 adbada@daum.net 으로 문의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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