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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애드캠퍼스 Dec 13. 2017

나를 4500자로 표현하다

학생부 종합 전형, 무엇인지 궁금하지?

여느 때보다 추운 11월이다. 항상 수능을 볼 때쯤이면 추워졌다. 올해는 포항 지진으로 인한 피해민들의 소식이 전해지면서 추위가 한층 더 가깝게 느껴진다. 


매년 대입시장은 시끌벅적하다. 전국에 있는 대학교의 수가 약 400개이고, 학교마다 입시 전형도 다르기 때문에 어떤 방법으로 대학을 가야 하는지에 대한 생각으로 학생과 학부모의 머릿속은 복잡하다. 나 또한 수험생 시절, 갑작스레 맞닥뜨린 수시 원서접수 일정 탓에 발등에 떨어진 불똥을 걷어내는 심정으로 밤을 새워가며 나에게 맞는 전형을 찾았다.


생각할 게 많았다. 희망하는 학과, 현실적으로 갈 수 있는 학과와 학교, 또한 학교와 학과가 같지만, 전형이 다르기 때문에 입학 성적 또한 달랐다. 주머니에 마구 넣어둔 이어폰 마냥 엉킨 줄을 풀어내는 과정이었다. 수시 전형을 준비하며 수백 개의 대학과 수십 개의 전형을 살펴본 끝에 내가 선택한 전형은 학생부 종합 전형이었다. (前 입학사정관 전형 제도)


내가 학생부 종합 전형을 선택하게 된 이유는 뚜렷했다. 나에게 가장 적합하고 유리한 방법이었다. 또한, 일반 인문계 고교를 다니고 있는 나의 상황에서 이야기를 통해 고교 생활을 어필할 수 있다는 점은 비교과 영역에서 강점을 보이는 내게 상당히 유리했다. 


나의 단점을 보완하기보다는 내게 있는 강점을 파악해서 두드러지게 한 선택으로서 학생부 종합 전형은 내가 원하는 대학에 진학할 수 있도록 해주는 도구가 되었다. 오로지 내 편인 조력자.     





학생부 종합’, 많이 들어는 봤는데 낯설다.


'기존의 수능, 내신, 논술에 의한 정량적 평가를 통한 기존의 결과 중심의 선발 방법과는 별개로 개인의
잠재력, 관심 분야, 개인의 특성을 고려한 지원자의 성장 과정, 노력 등을 고려한 정성평가'.


학생부 종합 전형에 대한 간략한 설명이다. 


풀어서 설명하자면, 학생 선발 업무를 전문적으로 하는 입학사정관이 학업성취도, 창의적 체험 활동, 학교생활 충실도, 학업 의지 등 다양한 평가요소를 활용하여 서류 및 면접 등의 평가방식으로 학생을 종합적으로 선발하는 입학제도이다. 즉, '결과 중심'의 선발보다는 '과정 중심', '노력 중심'의 평가를 통해 학생을 선발하는 제도다.



만약 로봇에 관심이 있는 학생이 있다고 하자. 여느 학생들보다 로봇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각종 로봇 경진 대회에서 다수 수상한 경력도 있으며 자신의 꿈 또한 로봇공학자다. 하지만 학업 성취도 수준은 5등급대다. 이 같은 경우에서 기존의 '결과 중심'의 선발 기준으로 학생을 바라본다면, 학생의 관심도와 잠재력보다는 학업 성취도 수준이 평가 결과가 되기 때문에 위의 학생은 수도권에 있는 대학에 진학하기 어렵다.


하지만 학생부 종합 전형의 '과정 중심'의 선발 기준으로 바라본다면, 학생의 학업 성취도 수준은 비교적 다른 학생들보다 저조하지만, 학생의 관심도와 로봇 공학에 관한 성장 가능성을 바라본다면 여느 학생들보다 뛰어난 평가를 받는다. 따라서 학과에 걸맞은 이 학생을 선발한다. 


이렇듯 결과 중심적인 입시 제도로 인해 빛을 발하지 못하는 인재들을 등용하기 위한 제도가 바로 학생부 종합 전형이다.     





비행 청소년 출신 고재형의 이야기 


난 공부를 못했었다. 중학교 시절 선생님들의 입에 오르내리는 학생이었다. 물론 좋지 않은 거로. 고교 입학성적이 7등급이었다. 남들 다 하는 인수분해를 못 해서 열등감을 느꼈었다. 친구들보다 먼저 나서서 무엇인가 하는 성격이었다. 처음으로 학급 임원을 맡았다. 공부 못하는 회장이었다. 고교 선생님이신 아버지의 가르침을 따라 공부를 시작했다. 목표가 생겼다. 형편이 넉넉하지 못해서 사교육 없이 오로지 자습과 학교수업으로만 학업에 충실했다.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 전략적으로 공부를 했다. 그리고 관심이 있던 스텔스 기술과 관련해서 논문을 읽고, 관련 서적도 많이 읽었다.


자기소개서를 꽤 긴 시간을 갖고 준비했다. 4500자에 나를 표현하기는 너무나도 어려웠다. 학교 선생님이신 아버지와 학교 진학지도부장님의 지도를 묵묵히 따랐다. 나에게 있어서 최고의 것을 내놓았다. 최선을 다했으니 자기소개서가 어떤 평가를 받든 상관이 없었다. 그리고는 자기소개서에 들인 정성이 보였는지 우선 선발자로 대학에 진학했다. 나의 노력들은 결국 나의 자산이 되었다. 지금은 모교 멘토링을 통해 수많은 후배들을 섬기는 청년으로 살아가고 있다.          





자기소개서나를 담아내다.


학생부 종합전형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자기소개서다.


자기소개서와 생활기록부의 서류평가 방법은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학업역량, 개인역량 그리고 잠재역량. 각각의 항목들이 평가하는 기준은 이렇다. ‘우리 대학에 입학할 충분한 학업능력이 있는가?’, ‘지원 모집단위에서 수학할 수 있는 재능과 열정을 지니고 있는가?’, ‘글로벌 창의 리더의 자질 및 발전 가능성이 있는가?’


위의 평가 의도에 반영하는 이야기를 담아내는 것은 기본으로 갖추어야 할 점이다. 하지만 글을 읽는 면접관의 이목을 최대한 끌어야 하므로 가독성을 중심으로 글을 써 내려가는 것이 중요하다. 필요하지 않은 형용사들을 쳐내고 최대한 간결하게, 그러면서 자신의 이야기를 진솔하게 써 내려가야 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면접관의 이목을 끌 수 있을까.




자기소개서를 통해서 한 가지 주제를 흐름에 맞게 쓰는 기법을 스토리텔링 기법이라고 하는데, 대부분의 합격 자기소개서에는 스토리텔링 기법이 여실히 드러난다. 스토리텔링 기법을 부각하기 위해서는 각 문항과 관련된 주제를 갖고 일관성 있게 글을 써야한다.


또한 내가 무엇보다도 중요하게 생각하는 점은 바로 구별성이다.


위에서와같이 면접관의 입장에서 생각해보자. 수시 입학 시즌이 되면 면접관들은 하루에 적게는 수십 개, 많게는 수백 개의 자기소개서를 본다. 또한, 학생부 종합 전형 과외를 받지 않은 친구들이 아닌 보통 고3 학생들이 쓴 자기소개서는 다들 비슷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이러한 글을 수백 개씩이나 보는 면접관의 입장에서는 눈에 들어오지 않는 글은 냉정하게 넘겨버린다.


이런 상황에서 나의 글을 정성 들여 읽는다는 생각은 욕심이다. 면접관의 눈에 들어가게끔 써야 한다. 즉, 미괄식보다는 두괄식으로, 또한 일반적인 문장보다 학생 개성을 확인할 수 있는 문장으로 구성해야 한다. 물론 더 나은 자기소개서를 위해서는 지속적인 첨삭 지도와 문장력에 대한 학습이 있어야 한다. 독자분들 모두가 면접관들이 읽고 싶게 만드는 글을 창작하길 바란다.     


이제 말로써 어필해보자. A-GARI-Fighter     




생활기록부와 자기소개서로 이루어진 서류 평가가 합격이 되면 그다음에는 하나의 산이 더 남아있다. 바로 면접이다. 면접에 강점을 보이는 친구들도 간혹 있지만, 대부분의 친구들은 면접을 두려워한다. 면접의 결과가 대학 입시의 당락을 결정한다. 학생들이 느낄 부담감이 어떨지 감이 오지 않는가.



잠깐 필자의 이야기를 하자면, 나의 첫 번째 면접장은 바로 동국대학교였다. 면접을 처음 준비하다 보니 학교 분석과 질문에 따른 대답에 관한 부분이 부족했다. 패기 없는 모습으로 면접을 치렀다. 그리고 마지막에는 불교 정신을 바탕으로 한 동국대학교 면접관들의 질문에 ‘빛과 소금’이 되겠다는 기독교 소신의 발언을 하는 실수까지 하면서 나의 면접은 철저히 처참했다. 학교의 모토와 인재상과는 조금 달랐던 부분에서 좋은 점수를 얻어가지 못한 것이다. 이렇듯 준비가 되지 않은 모습으로 면접을 보러 간다면, 말 잘함을 타고났다 해도 처참한 결과를 맛보게 될지 모른다.     


그렇다면 면접은 어떻게 봐야 할까.      


면접은 면접관의 질문과 면접자의 답변으로 진행된다. 따라서 면접자의 질문을 파악해서 최선의 답변을 하는게 목적이다. 질문은 학교 생활기록부, 자기소개서를 기반으로 나오며 학과에 대한 이해도를 평가하기 위해 전공과목에 대한 정보를 묻기도 한다. 이러한 질문들을 일반적인 질문, 전공 관련 질문, 압박 질문 등으로 나누기도 하는데, 이에 대해서는 굳이 언급하지 않겠다. 각 질문의 의도를 파악하고 그에 따른 본인의 소신을 담아 이야기를 하면 되기 때문이다.




면접에 대해서 내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두 가지가 있다.


첫째는 지원하는 학교와 학과에 대한 이해와 준비다.


우리 학교에 진학해서 가장 듣고 싶은 전공과목이 어떤 거죠?

실제로 내가 받았던 질문이다. 지원한 학과에서 어떤 과목을 가르치는지, 이보다 더 원시적으로 보아서 학과의 교육 목표가 무엇인지, 또한 인재상까지도 준비해가는 열의가 필요하다. 나는 스텔스 기술에 대한 관심이 있었기에 레이더 분야에 대한 내용을 준비했다. 이에 적합한 전공과목을 토대로 서술해 나갔다. 또한, 학교에서 바라는 인재상에 대한 언급을 통해 학교에 대한 관심도와 이해도를 드러냈고,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었다. 


면접관의 입장에서는 지원한 학교, 학과에 대한 열정이 높은 친구를 높이 평가할 수밖에 없지 않을까. 면접을 앞둔 학생들은 면접 준비 과정에서 지원한 학교와 학과에 대한 전반적인 내용을 찾아보고 면접장으로 출발하길 바란다.




둘째는 무엇보다도 자신감이다. 면접을 준비하는 학생의 9할이 면접관들을 무섭게 생각하는데 이것은 사실이 아니다. 물론 면접관이라는 위치가 학생의 역량을 평가하는 자리이기 때문에 평가받는 입장에서는 당연히 두려울 수밖에 없다. 하지만 면접관들과 사석에서 이야기를 나누어 보면, 그들 또한 인간적인 사람이란 걸 느낄 수 있다. 면접 보는 학생이 잘 보길 바라고, 긴장한 학생의 딱딱한 답변보다 학생 본인의 인간적인 대답에 높은 점수를 주기도 한다. 간단히 말해서 내 편이라는 소리다. 처음 듣는 소리일 수도 있다. 면접관이 내 편이라니. 다 탈락시킬 것만 같은 모습으로 생각했었는데!



그러니 이 글을 읽는 독자들 모두가 자신감을 갖고 면접장으로 나서길 바란다. 아무것도 없어도 자신감이 있으면 면접관 입장에서도 오히려 궁금해지기 마련이다. 자신감이 충분한 학생은 긴장도 덜하고, 융통성 있게 대답도 잘 한다. 근거 없는 자신감이라고 하지만 사실 자신감은 근거에서 나오는게 아니다. 자신감은 나를 믿는 마음이다. 나를 믿는데 근거가 왜 필요한가. 그냥 단지 자신을 믿으면 된다. 그게 자신감이다. 오늘 하루도, 앞으로 남은 모든 날도 충만한 자신감으로 살아가길 바란다. 자신감 뿜뿜!     

 



떠나라. 청년아.


올해도 수많은 입시가 끝으로 접어들고 있다. 우리나라 학생들의 대부분의 인생의 첫 실패는 입시가 아닐까 생각한다. 입시 경쟁 속에서 실패의 쓴맛을 본 친구들에게 심심한 위로를 건네고 싶다. 학생 때는 대학이 전부처럼 보이지만, 그건 거짓이다. 학생들이 이와 같은 생각을 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우리나라의 교육 현장에서는 대학 진학을 목표로 한다. 따라서 대학이라는 단편적인 길만 바라보기 때문에 대입의 실패는 인생의 실패라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절대로 대입실패는 인생의 실패가 아니라는 점을 확실히 하고 싶다. 대학은 많은 길 중에 하나다.


또한 많은이들의 성장을 축하한다. 사회로의 첫 발자국을 내딛는 당신들은 앞으로 박진감 넘치는 인생을 살아가게 된다. 수많은 일이 있겠지만, 위에서 말했듯이 항상 자신감을 지니고 살아라. 항상 긍정하라. 항상 비판적으로 생각해라. 이 세 가지를 항상 주머니에 넣고 다녀라. 기가 막힌 인생을 살 수 있을 거다. 떠나라, 청년아.






본 칼럼은 ©TENDOM Inc.과 한국청소년재단이 함께 운영하는 '애드캠퍼스 온라인 칼럼멘토단' 소속 대학생 멘토가 대한민국의 청소년들을 위해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를 담은 글입니다. 글의 내용은 운영기관의 공식의견이 아니며, 일부 내용은 운영기관의 의견과 다를 수도 있음을 밝힙니다. 칼럼은 출처를 밝히는 한 자유롭게 스크랩 및 공유가 가능합니다. 다만 게재내용의 상업적 재배포는 금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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