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6월 유튜브 채널 ‘RM Videos’는 남성들이 바다거북의 콧속에 박힌 플라스틱 숟가락을 제거하는 영상을 올렸다. 멸종위기 종인 바다거북 콧속에는 이물질이 박혀 있었고, 이를 발견한 남성 무리는 바다거북이 움직이지 못하게 고정한 후, 휴대용 집게를 이용하여 이물질을 꺼냈다. 이물질은 다름 아닌 플라스틱 숟가락이었고, 그 후 이 영상은 화제가 되었다. 인간이 쓰다 버린 플라스틱이 멸종위기 종인 바다거북의 콧속에 박혀 있었고, 이 플라스틱은 바다거북에게 엄청난 고통을 가져다주었다는 사실에 많은 사람은 충격을 받았다.
이뿐만이 아니다. 지난 6월, 태국에서는 바다거북이가 플라스틱 쓰레기를 잔뜩 삼키고 죽는 일이 발생했다. 태국 동부 짠타부리 주의 해변에 떠밀려온 녹색 거북이의 뱃속에는 플라스틱을 비롯한 고무밴드, 풍선 조각 등이 가득 차 있었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이것은 비단 다른 나라의 얘기가 아니다. 11월 19일 전북 부안 앞바다에서 조업하던 어민은 아귀 10마리를 잡았다. 10마리의 아귀 중 배가 유독 부푼 아귀의 배를 갈라보니, 50cm에 달하는 500ml 용량의 페트병이 있었다. 첨부된 기사의 사진을 본 필자는 충격을 받지 않을 수 없었다. 이는 국내 해양오염 또한 심각하다는 것을 암시해준다.
인간의 편리를 위하여 무분별하게 사용된 플라스틱의 습격이 시작된 것이다. 플라스틱은 저비용, 다용성, 내구성, 고강도의 강점을 지닌 덕분에 포장, 건설, 교통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사용되고 있다. 경제성장과 더불어 플라스틱 사용량은 급격하게 증가하였으며, 사용량이 증가한 만큼 버려지는 플라스틱의 양도 많아졌다. 2016년 세계경제포럼에서 나온 보고서에 의하면 매년 바다에 버린 플라스틱 양이 96~144조에 이른다고 한다. 이와 더불어, 2050년의 바다에는 물고기보다 플라스틱이 더 많이 존재할 것이라는 경고의 메시지도 있다. 인간의 욕심에 의한 결과가 부메랑이 되어 돌아오는 중이다. 하루가 멀다 하고, 해양생물 배속에 미세 플라스틱을 비롯한 쓰레기가 발견되었다는 기사와 해양생물의 떼죽음 기사는 각종 신문사와 뉴스를 통해 보도된다. 인간의 무분별한 플라스틱의 사용으로 아무 잘못 없는 해양생물이 피해를 보고 있는 것이다. 코에 플라스틱이 박힌 바다거북처럼 아주 고통스럽게 말이다. 그러나, 더욱더 심각한 문제는 길이가 5mm 이하인 미세 플라스틱이 가져올 폐해이다. 플라스틱이 완전히 자연 분해되기 위해서는 450년이라는 시간이 걸리며, 결국 인간은 축적된 미세 플라스틱에 의해 오염된 해산물을 섭취함으로써 건강을 위협당한다. 한국 해양과학기술원(2017)에 따르면, 경남 거제와 마산 일대의 양식장과 근해에서 굴, 담치, 게, 갯지렁이를 잡아 분석한 결과, 이 중 대부분인 97%에서 미세 플라스틱이 발견되었다고 한다. 더더욱 심각한 것은, 미세 플라스틱이 소금에서도 발견된다는 것이다. 그린피스 조사에 따르면, 하루 평균 소급 섭취량(10g)을 기준으로 환산할 경우 1인당 매년 2000개의 미세 플라스틱을 섭취하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인간의 이기심이 불러온 환경의 폐해가 결국 인간에게 다시 돌아온 셈이다.
이에 정부는 지난 8월 2일부터 커피전문점과 패스트푸드점 내 일회용 플라스틱 컵 규제를 시작하였다. 또한 플라스틱 빨대를 대체할 친환경 빨대가 개발되는 등 플라스틱 공해를 막기 위한 다각도의 노력이 시작되었다. 그러나, 테이크아웃(take out) 제품은 여전히 플라스틱으로 제공되는 경우가 많으며 배달 음식 또한 플라스틱으로 제공되는 경우가 많다. 해양오염이 심각하다고 인지는 하지만, 막상 일상생활에서는 편리성을 추구하게 된다. 환경을 위하여 텀블러를 들고 다니라고 권장하지만, 들고 다니는 것도 매번 설거지를 해야 하는 것도 생각만큼 쉬운 일은 아니다. 아마, 대부분의 사람이 ‘나 하나 사용하지 않는다고 세상이 바뀌겠나?’라는 생각을 할 수 있다. 그러나, 이제는 정말 플라스틱이 우리의 식탁을 위협하고, 우리의 피부를 해치며 더 나아가 우리의 건강을 잃게 할 수 있다는 사실을 자각해야 한다. 즉 선택의 여지가 없는 것이다. 정부의 합리적이고 규제적인 정책뿐만 아니라 시민들의 적극적인 인식개선이 필요한 때이다.
바다거북이 플라스틱으로 고통받는 일이 없도록, 고래의 뱃속에서 쓰레기가 나오는 일이 없도록, 인간의 이기심으로 인하여 생물이 떼죽음 당하는 일이 없도록, 더 나아가 우리의 식탁에 건강한 식자재가 올라올 수 있도록, 그리고 우리의 후손이 자연과 공존하는 삶을 살 수 있도록 우리는 지금 생각만이 아닌 행동으로 실천할 때이다.
본 칼럼은 ©TENDOM Inc.과 한국청소년재단이 함께 운영하는 '애드캠퍼스 온라인 칼럼멘토단' 소속 대학생 멘토가 대한민국의 청소년들을 위해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를 담은 글입니다. 글의 내용은 운영기관의 공식의견이 아니며, 일부 내용은 운영기관의 의견과 다를 수도 있음을 밝힙니다. 칼럼은 출처를 밝히는 한 자유롭게 스크랩 및 공유가 가능합니다. 다만 게재내용의 상업적 재배포는 금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