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었다.

슬픈 꿈을 꾸는 날

by 괜찮은 D

울면서 잠에서 깨어날 때가 있다.

가족과 죽음이 엉키면 꿈꾸고 있는 나에게 슬픔이 차올라 내 몸의 빈틈으로 물이 새어나간다.

새벽에 잠에서 깨어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 네 시가 다되어 억지로 잠을 청했다.

이런 날은 꼭 그런 꿈을 꾼다.


깨어있는 동안에도 마음은 한껏 흐렸었다.

새벽까지 잠 안 자고 핸드폰과 만화책을 끼고 있는 아들 때문이었을까?

우연히 본 엄마의 무릎이 살점 하나 없이 뼈가 툭 울 거저 나온 것을 봐서일까?

뜨거운 뙤약볕에 주렁주렁 달려있는 고추를 따면서 그 일거리가 얼마나 또 두 노인을 힘들게 할지 걱정이 들어서일까?

하루 종일 연습한다고 피곤해하는 딸의 엄지손가락에서 커다란 물집을 봐서일까?

브런치북 공모 수상자들의 대단한 삶을 엿본 시기심 때문일까?


아니다. 그 모든 것에 대한 시선은 나에게로 향한다.

내가 아들을 옆에서 끼고 잘 가르쳤더라면

엄마와 평소에 맛있는 것도 먹고 잘 챙겨드렸더라면

농사일쯤 게으름 하나 없이 척척 해내는 상황의 나였다면

괜한 드럼을 시키는 계기가 없었더라면

내가 쓰고 싶은 글을 마음껏 쓸 수 있는 자유가 나에게 가득했더라면 어땠을까

나로 인해 벌어진 일들이라 여겨지는 생각의 씨는 나를 더 잿빛으로 만들었다.


내가 ‘내’가 아니었다면 모두 편하지 않았을까.


답도 없는 미로 속에 빠진듯한 상태가 번개와 천둥이 태풍을 몰고 오기 전에 잠이 들었다.

아니, 억지 참을 청했다.


꿈에서 나는 선생님이었다.

겨우 3학년 짜리에게 무시받고,

덩치 큰 6학년에게는 힘으로 위협받는 나약한 교사였다.

아이들은 내 수업을 듣기 싫다 말했고

선생님은 참견하지 말라고 말했다.

날카로운 한마디와 차가운 표정이 얼마나 생생한지 꿈속에서도 나는 안절부절못했다.


더 이상은 안돼.

나는 못하겠어.

숨을 쉴 수가 없어.


연신 땀을 흘리며 비틀거리는 걸음으로 운동장으로 나갔다.

그곳에서 나를 마주한 이는 한 유명한 가수였다.


“정말 오랜만에 노래합니다. 내 노래를 듣는 것이 당신에게는 엄청난 행운이죠.”


자, ‘바람의 노래’ 들려드립니다.라고 말하는 순간 잠에서 깨어났다. 눈물이 가득한 채로.

바람의 노래가 뭐지? 진짜 그런 노래가 있나?

나도 모르게 흥얼거리고 있는 가사를 기억하며 노래를 찾아들었다.


노래가 있었다.

그리고 마음에 새겨지는 가사를 들으며

또다시 눈물이 났다.


슬픔이기보다는 고마움이었다.

사랑이었다.

아! 내가 나를 위로하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