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게 뭐예요?
다이어트를 하기 위해 피티를 받는 횟수를 반복할 때마다
폭식증에 걸려 영양학 코칭을 받을 때에도
좋아하는 것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떠오르는 것은 음식뿐이었다.
그리 여유롭지 않았던 형편 탓에 취향도 가난해진 것인지
음식을 하도 통제하다 보니 음식밖에 생각나지 않는 것인지.
선뜻 구분이 되지 않았으나,
중요한 것은 좋아하는 것은 무엇이냐는 말에
음식을 떠올릴 때, 그다지 행복하지 않았다는 사실이었다.
물론 맛있는 음식을 먹는 게 즐겁고, 맛집을 찾아 공유하는 즐거움도 있었지만
음식을 먹는 게 좋고 기쁜 사람들, 맛있게 먹는 사람들을 보며,
어쩐지 부러운 마음마저 들었다.
음식과 함께 삼켜온 다양한 감정덩어리들이 목을 틀어쥐고 있는 느낌이었다.
어떤 날에는 엄마에게 말하지 못했던 학교에서의 어려움,
어떤 날에는 친구들과 맛있게 먹었던 경험,
하지만 대부분의 날들이 무언가 불편하고 눈치를 보는 기분이 따라왔다.
채 소화되지 않는 불편함의 기억들이 체한 듯 내 안에 머물러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