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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흔희 Feb 13. 2024

+12% 아쉬운 익절 일기

<TSMC>

※ 이 글은 지극히 개인적인 투자 기록입니다. 모든 투자에 대한 판단과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지난 연말부터 이것저것 종목 정리를 하고 있습니다. 작년 산타랠리가 시작되며 주식 시장이 살짝 나아졌기에, 보유하고 있는 미국 주식과 국내 주식을 일부 조정 중입니다. 개중에는 익절한 종목도 있고, 크게 데어 손절한 종목도 있습니다. 최근에는 익절한 종목에 대해 포스팅해오고 있습니다. 이전에 'SK스퀘어'에 대해 포스팅(이전 글 '+4% 아쉬운 익절 일기' 참조)했었고요. 오늘은 그 두 번째 주인공! 12%로 아쉽게 익절한 'TSMC'입니다. 


 12% 이익 보고 매도했다고 하면 대부분 '그 정도면 괜찮은 거 아니야?'라고 생각하실 텐데요. 개인적으로 아쉬운 이유는 하필 팔고 난지 얼마 안 되어, 호실적으로 주가가 고공 행진했기 때문입니다. 


 사실 매도 당시에 TSMC 펀더멘탈 자체에는 의구심이 없었지만, 대만 총통 선거 이슈로 친중 후보가 당선될 가능성에 지레 겁먹고 선거 직전에 팔았습니다(얼마 전에 크게 손실 보고 매도한 중국 ETF 영향도 있습니다). 아무리 기업 자체가 탄탄해도 지정학적 리스크나 대내외 환경에 따라 좌지우지되는 주가 흐름을 겪으며 더 멘탈이 흔들렸던 것 같습니다.


 그 외에도 매도 결정에 중요한 역할을 했던 판단 기준은 아래와 같습니다.






1. 매수 이유가 여전히 유효한가?

 TSMC를 최초 매수한 시기는 약 3년 반 전쯤입니다. 매수한 가장 큰 이유는 현재 파운드리(*반도체 설계를 토대로 위탁 생산하는 기업) 시장에서 독보적인 기업이기 때문입니다. 삼성전자를 비롯한 다른 기업이 열심히 따라잡으려 하지만, 굳건한 세계 시장 점유율 1위라는 것이 매력을 느낀 가장 큰 이유였죠.

 TSMC는 대만 정부 차원에서 오래전부터 파운드리 사업에 많은 투자를 해왔기에 그 수혜를 톡톡히 입은 기업이기도 합니다. 미중 갈등 이슈가 늘 있었지만, 중국보다는 미국을 취하는 강단(?)으로 시장 1위를 유지해오고 있습니다. 특히 '고객과 경쟁하지 않는다'는 슬로건을 바탕으로, 파운드리 전문 기업이라는 틈새시장을 잘 파고들기도 했고요(반도체 설계와 생산을 함께 한다는 건, 기술 유출 우려가 있기에 경쟁사 입장에서 리스키한 일이기 때문이죠). 이러한 이점으로 TSMC가 대체하기 힘든 기업으로 꾸준히 자리매김할 것이라 예상했고, 그 이유는 지금도 여전히 유효하다고 생각합니다.


2. 대내외 환경

 반도체가 미래 산업의 핵심임은 이미 자명한 사실입니다. 급속도로 빠른 기술 발전의 한가운데에 반도체가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 더군다나 위에 언급했던 독보적인 기술력으로 TSMC의 시장 점유율을 대체할 수 있는 기업은 가까운 미래에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대만 정부 역시 이러한 이유에서 꽤 오래전부터 국가 산업으로서 반도체 사업 육성에 힘써왔습니다. 얼마 전에 이루어진 대만 총통 선거는 그런 의미에서 반도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꽤 클 것으로 예상되었지요. 선거 결과에 따라 반도체 기업의 명운을 좌우할 것이라고 걱정하는 시선도 있었고요. 특히 어느 후보가 당선되든 대만 반도체 산업에는 악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이 있었습니다. 친중 성향의 후보가 당선되면 반도체 수출에 타격을 끼칠 것이고, 친미 성향의 후보가 재집권하면 중국의 위협을 피할 수 없다는 시각이었죠. 물론 별다른 영향이 없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었지만, 저는 불안정한 정치 상황이 TSMC에 악재로 작용할 것이라 판단해서 매도를 고려하게 되었습니다.



파운드리의 절대강자 TSMC, 주가 내리막에도 버텨왔었지만 결국 매도.......



 사실 TSMC는 꽤 오랜 기간 동안 답답한 주가 흐름을 보여왔습니다. 매수 이후 잠깐 우상향하는 것처럼 보였던 주가는, 최근 계속해서 지지부진한 횡보를 보였죠. 그래서 12%의 이익이 난 시점에서, 그리고 대만 총통 선거를 앞둔 시점에서, 정리해야겠다고 마음먹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매도 직후 주가는 호실적으로 인해 크게 급등했습니다. '너무 빨리 팔았나' 후회했지만 이미 늦은 시점이었죠. 기업 자체의 펀더멘탈은 문제가 없었고 실적도 괜찮았기에 좀 더 기다려도 되었을 텐데 후회가 됩니다. 이전에 중국 ETF 등 대내외 환경에 주가 영향을 받는 사례들을 경험하다 보니, 지레 겁먹고 좀 더 빨리 정리하게 된 것도 있습니다. 언론에서 발표하는 선거 이후 혼돈의 주가 흐름 예측에 마음이 흔들리기도 했고요. 무튼 손해 보고 팔지는 않아 다행이지만, 좀 더 참았다면 더 크게 이익 볼 수 있었을 텐데라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한편, 이렇게 매도 타이밍 실패를 경험하다 보니, 몇 가지 배운 점도 있습니다. 


 첫째는 '매도한 이후에는 돌아보지 말아야 한다는 것', 팔고 난 이후에 주가 흐름을 지켜보며 '좀 더 늦게 팔았어야 했는데..'라고 생각하는 것은 의미가 없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둘째는 '언론이나 타인의 말에 흔들려 매도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 투자에서는 나만의 철학으로 중심을 잡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것 같습니다. 이리저리 휘둘려 남의 말을 듣다 보면 정작 처음 매수했던 이유를 잊고, 충동적으로 행동하게 되지요. 


 이번 기회에 또 하나 공부했다고 생각하며, 투자 오답노트에 잘 정리해두리라 다짐해 봅니다.








[Epilogue]


TSMC를 매도하고 나니

매스컴에서 주가 급등 발표를 한다


왜 배가 아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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