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한동안 몰랐다.
아이가 내 얼굴을 닮아가고 있다는 사실을.
어느 날, 아이의 얼굴이 낯설게 느껴졌다.
웃고 있었지만 눈은 웃고 있지 않았다.
그 순간, 이유를 알았다.
아이의 표정이 무너진 건, 어쩌면 내 표정 때문이었을지 모른다.
그동안 나는 나 혼자의 힘듦을 이겨내느라 바빴다. 아이를 키우는 일은 늘 나에겐 어렵고, 두려움도 상처도 모두 버거웠다.
그래서였을까. 늘 내가 먼저였고, 내 아픔이 더 크게 느껴졌다.
어느 날 아이가 한참 내 얼굴을 바라보더니 말했다.
“엄마, 왜 이렇게 힘들어 보여?”
나는 괜찮다고 웃었다.
평소처럼 아무 일 없는 사람처럼 말이다.
하지만 아이는 고개를 갸웃하며
내 눈을 오래 바라보고 눈치를 보았다.
아이의 얼굴에 스친 걱정이 그날따라 유난히 선명했다.
그제야 알아차렸다. 아이를 안심시키고 있다고 믿었던 내가 사실은 아이를 불안하게 만들고 있었다는 걸.
돌아보면 나는 몰랐던 게 아니다. 다만, 인정하지 않았을 뿐이다. 나는 아이 앞에서 늘 강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무너지지 않는 엄마, 흔들리지 않는 얼굴.
하지만 아이는 강한 엄마가 아니라 진짜 엄마를 보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그 뒤로 조금 달라졌다. 힘들어도 아이를 먼저 바라보려 애썼다.
괜히 한 번 더 안아주고, 괜히 더 오래 눈을 맞추고, 말없이 손을 잡고 있는 시간을 늘렸다.
아이의 얼굴이 조금씩 달라졌다. 무표정으로 나를 바라보던 표정과 눈빛이 예전처럼 밝아졌다.
나를 살피던 눈이, 다시 세상을 바라보기 시작했다.
주원이의 변화는 언제나 내 변화에서 시작된다.
내가 흔들리면 아이도 흔들리고, 내가 차분해지면 아이도 조금씩 안정을 찾는다.
나는 여전히 완벽하지 않다. 여전히 불안한 날도 많다.
아이를 바꾸고 싶다면 먼저 내 얼굴을 돌아봐야 한다는 걸.
오늘도 아이를 보기 전에 내 마음이 어떤지 가만히 들여다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