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을 살아가다 보니 자신에게 어떤 일들이 벌어질지 예측할 수 없고 그게 우리의 인생인 것 같습니다.
나도 그렇게 살아왔습니다.
인생을 너무 쉽게 생각하며 나에게 벌 어질 일이 아니라며
안일하게 생각한 부분이 일어났습니다
생각하지도 않았던 발달장애 아이가 우리 가정에 태어난 것입니다
어느덧 발달장애가 있는 주원이를 양육하는 게 현실이 되어버렸습니다
주변지인들은 나를 걱정하는 일이 많아졌고 나의 이야기를 듣고 우는 사람도 있고 또 임신했을 때 잘 좀 관리하지 그랬냐고 하는 사람도 있었고 아이를 지우라고 했던 사람도 있었고 정말 하다 하다 안되면 주원이를 장애시설로 보내는 방법뿐이라는 말까지도 듣게 되었다
처음엔 나를 위한 말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고맙다고 말했다
그러던 어느 날부턴가 이런 말들이 나를 힘들게 했고 속상하게 말하는 지인들에게 느끼는 이 감정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다
왜냐하면 나도 장애아이를 키우는 게 처음이었으니 당연히 듣는 말이구나 생각했다
그리고 이런 감정을 알아차릴 내 마음 상태가 아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알게 되었다
인스타그램에 뜨는 샤이니의 종현이가 라디오방송을 하는 알고리즘을 보는 순간 나도 모르게 머리를 꽝 맞는 느낌이 들면서 눈물이 흘러내렸다
"다들 그렇게 살아 너만 힘든 거 아니야"
이 말.
저는 세상에서 제일 잘못된 위로 법
이라고 생각해요.
상대방 하고 다른 사람들하고 비교하는 거
그런 말도 있잖아요.
죽을 용기로 살아 뭐 이런 말?
전 제일 안 좋은 위로 법이라고
생각을 해요.
위로...
힘든 사람, 우울한 사람, 어려운 사람,
지쳐있는 사람한테
그런 생각할 용기로 다른 걸해라.
야 너 지금 그렇게 힘들어하고,
지쳐하고, 피곤해하고,
안 좋은 생각하는 그 에너지로
그냥 빠르게 빠르게 움직여서
할 일들을 빨리빨리
처리하는 게 좋을 거 같아.
라고 얘기해 주는 건
사실 그 사람도 알고 있어요.
빨리빨리 움직여서
해결되는 거 알고 있죠.
너무너무 그렇게 하고 싶죠
근데 그렇게 안되니까,
이게 눈에 보이는 몸의
상처랑은 또 다른 거거 든요.
마음의 상처라는 건
그렇기 때문에 누군가를 위로할 때
내 눈에 보이지 않는 무언가가
또 분명히 존재할 수 있다는 걸
한번 생각을 해봐야 되는 것
같다는 생각도 합니다.
(푸른 밤 라디오에서 말했던 종현의 누군가를 위로하는 법 중)
이 영상을 보고서 알게 되었다
왜 내가 사람들한테 듣는 말들이 힘든지 말이다
나를 위한다고 한 주변 지인들의 말이
사실 나도 머리론 아는데 안 되는 거구나
그리고 이걸 받아들이지 못하는데 다들 조언이라고
"네가 주원이 위해 할 수 있다면 만 번이든 수천번이듯 가르치고 말하고 행동해야지
그리고 힘들더라도 네가 하고 싶은 거 포기하고
주원이 케어에만 힘써야 할 때인 것 같아
혹시 임신 전에 담배나 술한거아니야?
회사도 그만두고 돈이 문제가 아니라
주원이 케어해야 하지 않냐고..
너만 힘든 거 아니야 아이 키우는 엄마들 다 힘들어
네가 조금 더 힘든 것뿐일 거야 "
이 말들이 다 제 마음엔 비수가 꼬치듯 힘들었다
왜냐하면!!
나 같은 상황을 살아보지 않았고 장애가 있는 발달이 느린 아이를 키우지 않았고 잠깐잠깐 우리 아이를 보는 거랑 실제 케어하는 건 정말 생각하는 것보다 너무 많이 힘들다
근데 그걸 모든 아이와 같이 비교하고 더 어려운 사람들을 생각하라는 말은 나한테는 도움이 안 되는 위로였다
그러다 보니 내 맘은 상처투성이였고 힘든 것도 내 상황도 나의 감정까지도 숨기게 되어버렸다
그래서 아파도 괜찮다고 무슨 일 있냐고 해도 아니 별일 없어라고 입을 닫게 돼버렸다
내가 생각할 때 작은 일이 누군가에게 정말로 힘들게 다가올 수 있고 나에게 어려운 일이 또 다른 누군가에게 수월할 수 있듯 내가 아니면 그 사람의 모든 감정을 다 헤아릴 수 없는 것 같다
그래서 정말로 말 한마디가 배려가 많은 생각을 하고 고민해서 해야 하는 것 같다
지인들의 마음은 알지만 정말로 지금까지도 상처가 되는 말들이 나를 자꾸 숨게 만들어 버렸다
나를 위한.. 힘든 사람들을 위한 말이 아니라면
말을 쉽게 위로한다고 말하면 안 된다
힘내란 말도 사실 위로가 안 될 때가 많지만
차리리 하실 거면 이 "힘내"란 말 한마디가 나을 것 같다
아무리 부족하고 잘 못할지라도 이 세상에서 정말로 우리 아이를 사랑해 줄 사람은 뭐니 뭐니 해도 나라는 걸 안다
한걸음 물러나 지켜봐 주고 내가 잘 이겨내며 아이를 잘 키울 수 있도록 기다려주고 따뜻한 눈길 하나에 힘을 내고 우리 아이를 키울 수 있는 힘의 근본이 된다
이 글을 쓰면서 또 되새긴다
배려가 아닌 배려로 누군가에게 나와 같은 상처로 맘의 흉터를 입히지 않기로 다짐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