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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d Fontes Oct 15. 2015

차한잔 이야기 - 바 위 (유치환)

바 위 

                                             유치환



내 죽으면 한 개 바위가 되리라


아예 애련(愛憐)에 물들지 않고


희로(喜怒)에 움직이지 않고 


비와 바람에 깎이는대로


억 년 비정의 함묵(緘默)에 


안으로 안으로만 채찍질하여 


드디어 생명도 망각하고


흐르는 구름 


먼 원뢰(遠雷)


꿈 꾸어도 노래하지 않고 


두 쪽으로 깨뜨려져도 


소리하지 않는 바위가 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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