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리뷰: <자라지 않는 아이>
학창 시절 <북경에서 온 편지>를 필사하며 처음 영어를 배웠고, 초신자 시절 <성서이야기>를 읽으며 성경읽기를 배웠습니다. 그녀의 정신 계가 고매하여서 고개를 숙이게 됩니다. 이제 펄 벅 여사님의 <자리지 않는 아이>를 읽으면서, 발달지연인 내 아이를 사랑하는 것과, 이 아이를 키우는 어미의 아픔을 감내하는 법과, 이 아이들이 살아갈 a better world를 향한 한 걸음을 떼는 법을 배우고 싶습니다. 그러나 할 수 있는 만큼만 하렵니다. 아산 병원 감상선 정기검진 결과가 6개월 간 사이즈 변화가 없어서 아직은 수술 안해도 되지만, 그래도 그 다음은 또 어떨지 몰라서요. 음... 앞날을 누가 장담할 수 있겠어요. 하다가 힘에 부치다 싶으면 거기서 멈추자 생각하며 너무 무겁지도 너무 가볍지도 않은 발걸음... 그저 주께서 힘주실 때지만 한 걸음씩, 한 걸음씩!!
p.19-20 그때까지 그녀의 나이가 70대 초반쯤이었는데 언제나처럼 당당한 모습이었고 미소를 띠고 있었으며 이야기를 하고 싶은 듯이 보였다. 내가 차에 올라타자 그녀가 입을 열었다. "오늘은 친구가 필요했어요. 요즘에는 사우스 저지에 갈 때마다, 그 아이를 보는 게 이번이 마지막 일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그리고 뉴저지 남쪽의 조그만 마을에 이제 40대가 된 그녀의 딸 캐럴이 몇십 년째 살고 있는 요양원이 있다고 덧붙였다... 바인 랜드 특수학교에 도착했으나 나는 캐럴을 만나보지는 못했다. 벅 여사는 낯선 사람을 보면 캐롤린 당황할 것이라고 했다. 나에게 그동안 차에서 책을 읽으라고 했고 벅 여사는 두 시간가량 딸과 함께 보냈다..... 다시 돌아오는 길에 벅 여사는 말이 없었다. 딸을 두고 와야 하는 끝없는 슬픔이 너무 강렬해서 말로 표현하거나 나와 나룰 수 없을 것 같았다. 말없이 한참 간 후에, 삶에 대한 열정과 난관을 이겨내고자 하는 끝없는 의지가 다시 제자리를 찾았는지 그녀는 환영의 집에 대한 새로운 계획과 한국에서 버려진 한국계 미국인 아이들을 태평양을 건너 데려오는 계획에 대해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p. 21-22 그것이 그녀와의 마지막 만남이었다. 그리고 색다른 곳에서 그녀를 볼 수 있어서 정말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아름다운 전원을 가로지르는 긴 자동차 여행, 고아에 대한 긴 대화, 아이의 정신지체에 대해 부모가 책임이 있을 수도 있다는 점에 대한 그녀의 두려움, 딸에 대한 사랑, 지금까지 더할 나위 없는 성과를 보여 온 입양과 정신지체아를 위한 사업에 대한 지속적인 헌신과 계획 등을 나룰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동양계 미국인 고아들을 정신지체아 시설에서 구제해 정상적인 가정에 입양시킬 수 있는 가능성을 처음으로 생각한 사람이 그녀였다. 입양에 대해 더 많은 경험을 가진 사람들의 말에 맞서서 입양 관습을 바꾸어 놓은 것도 그녀였다. 정신지체아를 좀 더 인간적으로 대하고 정신장애의 원인과 발전에 더 관심을 기울이는 문제 있어 의사, 간호사, 복지 전문가들을 돕고 격려한 사람도 그녀였다. 여러 좋은 작품을 썼고 여러 중요한 상을 받았지만 그녀가 이루어 낸 가장 인간적인 업적은 그녀의 딸처럼 슬픈 멍에를 안고 태어난 아이들과 함께 해낸 일일 것이다.
p.25-26 "부모들이 자신의 아이에게 치료가 거의 불가능한 정서적, 지적 장애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만나는 문제는 대개 두 가지이다. 첫째 아이들에게 어떻게 해주어야 하느냐는 것과, 둘째 이런 아이를 갖게 된 슬픔을 어떻게 견뎌야 하겠냐는 것이다. 첫 번째 문제는 다양한 시도와 노력으로 답을 찾아갈 수 있지만 두 번째 문제는 정말 해결하기 힘든 것이다. 떨쳐 버릴 수 없는 슬픔을 인내하는 법은 혼자서 배워 나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또한 참는 것만으로는 충분치 않다. 억눌린 슬픔은 씁쓰름한 뿌리처럼 삶에 박혀서 사람을 병들고 우울하게 하는 결과를 가져와 다른 사람의 삶까지도 파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인내는 시작일 뿐이다. 슬픔을 받아들여야 하고, 슬픔을 완전히 받아들이면 슬픔은 지혜로 모양을 바꿀 수 있다. 지혜는 기쁨을 가져다줄 수는 없을지 몰라도 행복은 줄 수 있다."
과연 지혜로 승화할 날이 오긴 올까요! 이 방학 아이와 씨름하다가 지쳐 널브러져 있었어요. 틈틈이 몇 가지 일들 하고 아이들 끼니 챙기고 공부시키고 음.. 커피로 버티다가, 남편이 큰아이 데리고 잠시 외출한 사이, 책 읽으면서 몇 자 적어요. 긴 여름 장대비 속에 다들 파이팅!
p. 35-36 딸아이와 내가 처음으로 마주 보았던 순간이 생생하게 기억난다. 3월의 따스하고 온화한 날 아침이었다. 중국인 친구가 전날 꽃봉오리가 맺힌 자두나무 화분을 갖다주었는데 그날 아침에는 꽃이 활짝 피어 있었다. 마취에서 깨어났을 때 처음 본 것이 그 꽃이었고 그다음으로 본 것이 아이의 얼굴이었다. 젊은 중국인 간호사가 아기를 분홍색 담요로 싸서 내 앞에서 들어 올려 보여주었다. 내 아기는 정말 특별하게 예쁜 아기였다. 이목구비가 뚜렷하고, 갓난아기인데도 눈이 지혜롭고 차분하게 빛나는 것 같았다. 아기는 나를 보고 나는 아기를 보았고 서로 마음을 읽었고 나는 웃었다.
아이를 처음 안고 가슴을 헤치고 젖을 물릴 때 있는 힘을 다해 젖을 빠는 아이로 인한 통증보다 감동이 컸다. 4살 무렵까지는 아이와 더불어 해맑게 즐거웠던 시절을 보냈다. 불행히도, 외장하드가 고장 났는데 헤드가 나가서 복구 불능이란다. 아이와 함께한 그 생생한 기쁨의 기록을 옮길 수는 없으나... 내 아이는 온 집안과 나의 기쁨조였다.
p. 40 어차피 맞아야 할 매라면 빨리 맞는 게 좋다. 그래서 나는 내 아이가 네 살이 다 되었을 때에야 아이가 정신적 성장이 멈추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사람에게는 누구나 슬픈 진실을 마주해야 하 할 순간이 온다. 어떤 사람은 한순간에 갑자기 진실을 깨닫지만, 나 같은 사람에게는 그 깨달음이 아주 천천히 조금씩 온다. 마지막 순간까지 나는 진실을 받아들이고 인정하지 않으려 했던 것이다.
어느 토요일 아침, 나는 둘째를 가진 임산부라서 나른하게 안방 침대에 누워 있었고 남편은 거실에서 뭘 하는지 기억이 가물가물하지만, 또렷이 기억에 남는 것은 쉴 새 없이 뜬금없는 소리를 짓거리는 기차 화통을 삶아먹은듯한 아들의 큰 목소리가 들려왔다. 스피커를 최대치를 켜놓은 것처럼 귀를 긁어대는 소음이었다 이 밑도 끝도 없는 막말 대잔치를 무엇에 비할까! 그 말을 어제도 그저께도 그 그저께도 들었던 녹음기를 틀어놓은 듯한 무한 반복하는 반향어였다. 눈물이 흘렀다. 대체 저 아이를 어찌해야 한단 말인가? 이제 병원 문을 두드릴 수밖에 없는 순간이 온 것이다.
p. 67 세상에는 두 가지 종류의 슬픔이 있다. 달랠 수 있는 슬픔과 달래지지 않는 슬픔이다. 달랠 수 있는 슬픔은 살면서 마음속에 묻고 있을 수 있는 슬픔이지만, 달랠 수 없는 슬픔은 삶을 바꾸어 놓으며 슬픔 그 자체가 삶이 되기도 한다. 사라지는 슬픔은 달랠 수 있지만, 안고 살아가야 하는 슬픔은 영원히 달래지지 않는다.
매일 난리 법석, 시끌벅적, 다이내믹한 일상을 살아간다. 전쟁을 방불케 하는 일상을 살아가고 있다. 그 전쟁은 안팎에서 일어나는데, 내 삶의 굴레이고 내 마음의 굴레이다. 여전한 아이의 막말 대잔치, 수시로 쏟아지는 엉뚱한 말들, 형의 괴롭힘을 당하는 동생의 비명소리, 이해 불가한 예의 없는 언행들, 심지어 똘끼 충만한 미친 기운들.... 그럴 때마다 '과연 저 아이가 나아지긴 할까?'하는 걱정과 불안이 나를 사로잡는다. ADHD에 대한 어느 정도의 지식이 없었더라면, 그리고 나를 인도하시는 하나님이 안 계셨다면, 나는 정말 끝없는 무저갱으로 추락해버렸을 것이다.
p. 64-65 "그렇지만 내가 현실을 쉽게 받아들였다고 말한다면, 그것은 거짓을 것이다. 가시밭길을 걷고 있는 다른 부모들을 위해, 내 마음속에서는 몇 해 동안이나 갈등은 끊이지 않았음을 말해둔다. 나의 상식과 의무감은 이 재앙으로 내 삶이나 가까운 사라들의 삶을 망쳐서는 안된다고 나에게 말하고 있었다. 그렇지만 가슴이 무너져 내리는 상황에서는 상식도 의무도 소용이 없을 때가 있다. 내가 찾은 타협점은, 겉으로는 최대한 본래 모습을 유지해서 말하고 웃고 세상사에 관심을 갖는 척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가슴속에서는 무언가 치밀어 오르는 것이 있어 혼자 있을 때는 눈물이 주르륵 흘렀다. .... 그 당시에는 그 누구에게도 속마음을 터놓을 수가 없었던 것이다. .... 지금은 모두 지난 일이라 초연하게 이야기할 수가 있게 되었다. 나는 결국 감당하는 법을 익혔다. 하지만 떨쳐 버릴 수 없는 슬픔을 안고 살아가는 법을 익히는 과정이 다른 사람에게도 어떤 의미가 있을까 하는 생각에 그 이야기를 하려 한다. .... 첫 번째 단계는 끔찍하게 혼란스러웠다. 세상에 어떤 것에서도 기쁨을 느낄 수가 없었다."
그래 내 피붙이 살붙이 자식이 아픈데 무엇이 위로가 될까!
p. 68-71 적응 과정이 시작되었던 것이다. 첫 번째 단계는 있는 그대로 사실을 받아들이는 것이었다. 이것은 바꿀 수 없는 언제가 내 곁에 있는 현실이고, 아무도 나를 도와줄 수 없으니 받아들여야만 한다. 그렇지만 이 단계를 몇 번이고 다시 밟아야 했다. .... 이것이 내 삶이니 어떻게든 살아야 해. .... 결국 변한 것은 나일뿐 주변은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았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렇지만 정말로 삶이 시작된 것은 내 아이를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라는 문제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게 된 때였다. ... 고민해야 할 현실적인 문제들이 있었다. 아이를 내가 데리고 있어야 할 것인가? 아니면 비슷한 아이들과 함께 지낼 수 있는 곳을 찾아야 할 것인가?.... 하지만 자라지 않는 아이를 둔 부모는 누구나 똑같은 문제를 마주한다. 우리가 죽은 후의 일을 생각해야 하는 것이다.
그래서 결국 아이가 자립하는 법을 가르쳐야 한다. 국영수 같은 학업을 무시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보다 중요한 목표로 나아가야 한다. 지금은 아이가 자기 삶을 살 수 있도록 도와서 성장하도록 돕다가 때가 차면 한 걸음 뒤에서 스스로 성장해가도록 응원해 주는 부모가 되어야겠다.
p. 77-79 아이와 함께 보낸 (난징에서 피난) 1년 동안 정말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 뒤돌아보면 인간의 정신에 대해 내가 알고 있는 참 지식은 그때에 얻은 것이었다.... 그곳에서 나는 나와 아이의 앞날을 계획했고 매일매일 아이가 배울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알아내는 데 많은 시간을 보냈다.... 나는 반복연습과 놀이를 이용해 아이를 가르치기 시작했다. ... 그날도 글씨 쓰는 법을 가르치려고 아이의 조그만 오른손을 쥐었는데, 아이의 손이 땀으로 흠뻑 젖어 있는 것을 보고 나는 흠칫 놀랐다. .... 오직 나를 기쁘게 하기 위해 온 힘을 대해서 무엇인지 이해도 하지 못하는 일을 따라서 하고 있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 가슴이 무너져 내리는 것 같았다. ... 그렇지만 이 아이는 사람이다. 이 아이도 행복해질 권리가 있고 아이의 행복은 아이가 이해하고 기능할 수 있는 세계에 살 때에만 누릴 수 있는 것이다. ... 나는 행복이 아이의 환경이 되게 해주어야겠다는 결론을 내렸다. 아이에 대한 기대, 긍지도 모두 버리고 있는 그대로 아이를 받아들이고 아무것도 기대하지 말고 다만 흐릿한 아이의 정신에 어떠 빛이 반짝일 때 감사하기만 하겠다고 결심했다.
2장과 3장 사이에 기록은 없지만 그녀가 미국에 돌아가기 전에 이혼 과정이 있을 것이다. 중국 선교사의 아내로서의 삶에 안녕을 고하고 자라지 않는 아이에게만 집중하기로 결심한 그녀는 미국으로 건너간다. 이미 그녀는 딸의 행복을 이해 알맞은 시설을 찾고 그 막대한 비용을 감당하기 위해 일을 하기로 작정했다. 자신의 사후까지도 아이가 지낼 행복한 시설을 찾으려고 애쓰는 과정이 그려지고 있다. 시설을 정하고도 아이의 적응과 면회 갈 때마다의 고뇌를 이야기하고 있다. 그리고 그리고 그녀가 딸과 같은 이들을 위한 사회적인 걸음이 그려지고 있다. 그녀는 말한다.
우리는 기쁨에서뿐 아니라 슬픔에서도 많은 것을 배우고 건강에서뿐 아니라 질병에서도 뛰어난 재능에서뿐 아니라 장애에서도 많은 것을 알아낼 수 있는 것이다. 오히려 이러한 역경에서 배울 수 있는 것이 더 많은지도 모른다.... 나는 체념하지 않고 언젠가 아이의 성장을 멈추어 버린 그 알 수 없는 운명에 저항한다.
그 알 수 없는 운명! 분명 하나님께서는 아실 것이다. 그 모든 것이 섭리가 있다고 믿는다. 어쩌면 아이가 아프지 않았다면 몰랐을 세상에서 살면서 더 절박하지만 더 성장하고 있는 것 같다.
p. 111 내가 부모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는 내가 여러 해에 걸쳐서 오랜 세월 동안 배워 온 것이고 아직도 배우고 있다는 사실이다. 당신의 아이가 당신이 바란 대로 건강하고 멀쩡하게 태어나지 못했더라도, 몸이나 정신이, 아니면 둘 다 부족하고 남들과 다르게 태어났더라도, 이 아이는 그래도 당신의 아이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또한, 아이에게도 그것이 어떤 삶이든지 간에 삶의 권리가 있고, 행복해질 권리가 있어서 부모가 그 행복을 찾아주어야 한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아이를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있는 그대로 아이를 받아들이고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들의 말이나 시선에 신경 쓰지 말아야 한다... 아이를 위해, 아이와 함께, 아이의 삶을 완성해 주는 데에서 틀림없이 기쁨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고개를 당당히 들고 주어진 길을 가는 것이다.
내 인생을 대신 살아줄 사람은 없다. 하나님께서 now and here 나를 두신 뜻이 계실 것이라고 믿는다. 아이가 아프든, 내가 아프든 나란 존재로 하늘과 대지에 서있는 나란 존재는 죽는 순간까지 포기하지 말고 내 인생이란 작품을 완성해 가야 하겠다. I'm on my way(나는 내 길을 가고 있다.)
본서의 후기는 펄 벅 여사와 전 남편이 입양한 - 벌 퍽 여사 사후에 이 자라지 않는 아이를 마지막까지 돌보는 책임을 가진 - 여동생에 의해 쓰이고 있다. 인간은 누구나 연약하다. 펄 벅이 다른 아이들에게 잘 못했던 점에 대해 밝히고 있다. 엄마의 삶의 방식이 동생들에게 냉담해서 상처를 줄 때가 많았다고 술회한다. 그러나 훗날 이 분도 엄마를 이해하게 된 것 같다.
p. 139-140 유명인으로서 어머니는 세상 모든 사람에게 호소할 수 있었고 그녀의 관심과 동정을 드러내 보일 수 있었다. 어머니는 어머니의 말에 귀 기울이고 어머니의 노고를 이해하는 온 인류에게 관심이라는 유산을 남겼다. 어머니가 캐럴을 낳지 않았더라면 어머니가 남긴 유산도 달라지지 않았을까? 단언하기는 불가능 하지만, 나는 달라졌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아이가 아프지 않았다면 나는 나와 비슷한 아픔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에 대해 생각하지 않았을 것이다. 인생에 대해 다 살아보지 못해서, 장담할 것이 없지만, 아이가 아프지 않았다면 나는 도서관에서 마지막까지 일하고 싶었다. 이제 내가 꿈꾸던 도서관에서 나와서 이 부정할 수 없는 현실에서 '살며 사랑하며 배우며 기도하는' 다른 길을 가고 있는 중이다.
펄 벅은 3살 된 자신의 딸이 정신지체라는 진단을 받았을 때 그것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 그녀는 전 세계의 유명한 의사를 찾아다녔다. 그러나 어디에서도 그 진단이 잘못된 것임을 밝혀낼 수 없었다. 모든 삶은 무가치하고 절망으로 느껴졌고, 딸아이뿐만 아니라 자신의 미래에도 한 줌의 희망이 없어 보였다. 그러나 그러한 절망을 넘어, 펄 벅은 자신의 딸을 남들과는 조금 다를 뿐인 독립적인 인격체로 받아들 수 있었고, 그것이 펄 벅의 삶도 새롭게 변화시켰다.
비온 뒤 밭에 풀은 잡목처럼 우거져 있다. 이 모질게 뿌리박은 나의 고정관념이 쓴 뿌리가 자란다. 내 생각을 아이에게 강요하지 말고 너다운 독립적 인격체로 자라도록 매일 나의 허물은 벗자!
p. 162 "우리 같은 부모가 마주한 1차적인 문제는 지체아들이 가지고 있는 권리를 사람들이 깨닫도록 하는 것입니다. 이 위대한 민주 사회에서 정신지체아들이 국가나 사회로부터 어떤 관심도 도움도 받지 못한다는 사실은 참으로 이상스럽습니다. 그렇지만 특수교육을 받고 안전한 환경에서 살아갈 수만 있다면 아이들 중 상당수가 사회에서 쓸모 있는 시민이 될 수 있습니다. 저는 당신이 조직하려고 하는 그런 모임에 깊은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사라들을 각성으로 이끌어야 하는 사람은 바로 지체아의 부모들이기 때문입니다. 우리 아이들이 삶에서 모든 기회를 누릴 수 있게, 아이들이 인간으로 대접받게 하기 위해 우리 부모들이 사회에서 잔물결을 일으켜야 하는 것입니다."
ADHD 아동의 인권을 위해 목소리를 내야 하는 것은 우리 부모들이다. 현실은 막막하다. 초1 키우는 시골 아줌마에게는 더더욱 그런 감이 있다. 계란으로 바위치기일지 모른다. 지금까지는 내 아이에게는 교육체제나 복지 지원이 바뀌지 않는 슬픈 현실을 살아간다. 그러나 이 잔물결을 일으켜야 한다, 후대의 adhd 아이들을 위한 a better world를 위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