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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D엄마HD아들 Aug 09. 2023

당연한 것은 없다

당연하게 살고 있는 우리네 인생을 돌아보며

'당연하지!'게임을 아시나요? 상대방이 무슨 말을 하든 '당연하지'라고 대답하는 게임입니다. 학창 시절 재미있게 보았던 프로그램에서 만든 게임인데요. 여러분도 많이 해보셨을 것 같습니다.


'당연하다' 우리가 흔하게 쓰는 말입니다.

저도 당연하게 '당연하지'라고 외친 순간들이 많은데요, 갑자기 이 '당연하다'라는 말이 이상하고 어색하게 느껴집니다. 왜 그럴까요?







새벽 공부시간에 '내가 왜 새벽에 공부를 해야 하지?' 라는 생각이 들었고 그 답을 찾아 헤매다가 '성공하려면 당연히 공부해야지'라는 답을 내렸습니다. 그런데 그 순간 '이 세상에 정말 당연한 것이 있을까?'라는 의문이 생겼습니다.


저는 하던 일을 제쳐두고 글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갑자기 하고 싶은 말이 생겼기 때문이죠.


'당연하다'에 대해 제대로 생각해 보기 위해서 인터넷 사전에 검색을 했습니다. '당연하다'라는 말은 정확히 이런 뜻이었습니다.


당연하다 - 일의 앞뒤 사정을 놓고 볼 때 마땅히 그러하다.


뜻을 보고 고개를 한 번 끄덕입니다. 그렇죠. 일의 앞 뒤 사정을 놓고 보면 마땅히 그러해야 할 것 같은, '당연한' 것들이 있지요. 그런데 바로 밑에 적혀있는 예문을 보고 고개가 옆으로 기울어집니다. 갸우뚱.


예문 - 언니가 동생을 근심하는 건 당연하지 않아요?


저는 장녀입니다. 아직 엄마집에서 하숙을 하고 있는 스물아홉 살 먹은 여동생이 있습니다. 여동생은 돈을 모으질 못합니다. 버는 족족 다 써버리지요. 엄마에게 진 금전적인 빚을 갚으려면 자린고비생활을 해도 모자란데, 동생은 늘 해맑습니다. 저는 그런 동생을 떠올리면 한숨이 나옴과 동시에 근심이 생깁니다.


저도 제가 언니이기에 동생을 걱정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언니가 동생을 근심하는 것은 당연하지 않아요?'라는 예문을 마주하니 생각이 달라지더라고요.


저는 왜 동생을 걱정하는 것일까요? 단순히 가족이어서? 가족인 동생이 조금 더 편안하고 행복하게 살길 바라는 마음, 그 마음이 당연한 것일까요? 이 세상에는 서로 사랑하고, 걱정하지 않는 가족들이 많습니다. 가족을 사랑하는 것도 당연한 일은 아니지요.


제가 동생을 걱정하는 것은 부모님께서 결혼을 하여 저희를 자매로 만들어 주셨고, 가족끼리 서로 배려하고, 나누고, 사랑해야 한다는 것을 가르쳐 주셨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 배움을 '받아들일 수 있는 사람'으로 태어났기에 가능한 일이지요.


세상에 태어났다고 해서 이런 것들을 다 누릴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모든 것이 맞아떨어져야 하지요. 생각해 보니 참 어려운 일입니다. '평범하게 사는 것이 제일 어렵다'라는 말이 떠오릅니다.







세상에 당연한 것은 없습니다



잠을 자고, 음식을 먹고, 사람들과 대화를 하고 우리가 당연하게 누리고 있는 것들이 누군가에게는 어떤 일보다 어려운 것 일 수 있습니다.


내가 당연하다고 느끼는 것이 누군가에게는 당연한 것이 아닐 수 있습니다.


내가 '그럴 수도 있지'라고 생각하는 것을 다른 사람은 '어떻게 그럴 수 있지?'라고 생각할 수 있지요.


아이들에게 '우리가 당연하게 누리는 것을 누리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을 자주 이야기합니다.


그리고 내가 원하는 것을 갖지 못해도, 부족함을 느끼는 것조차 감사하자고 이야기합니다. '기본적인 의식주'가 해결되지 않으면 다른 것에 대한 부족함을 느낄 틈조차 없을 테니까요.








앞으로 '당연하지', '당연한 거야'라는 말을 쓰기가 어려울 것 같습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 세상에 마땅히 그러한 것은 없으니까요. 그저 우리가 좀 더 질서 있게, 서로를 배려하며 살아가기 위해 만들어 놓은 '당연함' 일뿐이죠. 모든 사람에게 당연하게 받아들여질 수 있는 것은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는 생각이 듭니다.


부모가 되고 느꼈습니다.


'부모가 아이를 사랑하는 것은 당연하다'라는 말조차 당연하지 않다는 것을요. 아이를 사랑해야 한다는 끝없는 자기 암시와 노력으로 아이를 사랑하게 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무엇이든 저절로 그렇게 되는, 당연한 것은 없지요.


돈을 내고 물건을 사는 것, 일정한 나이가 되면 교육을 받는 것, 일을 하며 돈을 버는 것,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것 등 우리 주변엔 응당 지켜야 할 것들이 많습니다.


그러나 그것들이 처음부터 당연했던 것은 아니었으며, 지금도 모두에게 당연한 것은 아닙니다.


이렇게 당연하다는 이름으로 지켜지고 있는 것들을 그냥 지나쳐서는 안 됩니다. 우리가 당연하게 생각하는 모든 것들에는 수많은 사람들의 노력과 희생이 있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합니다. 지켜야 하는 것을 지키는 사람들의 노력이 더 높이 평가 되어야 합니다.







눈을 뜨면 남편이 있고 아이들이 있다는 것이 너무 익숙해, 함께하는 것을 당연하게 느끼며 살았습니다. 이제는 생각을 바꿔봅니다. 당연한 것은 없다고.


당연하게 하고 있는, 당연하게 누리고 있는 것들을 경이로워하고 특별하게 느끼려 합니다.


별생각 없이 지나치는 모든 순간들을 감각하며 감사를 느낍니다.


내가 오늘도 살아있는 것이 당연한 것이 아님을 알고 최선을 다해 하루를 채웁니다.



매일 해가 뜨고 지는 것에 감사합니다.



당연한 듯 당연하지 않은 이 아침을, 매일 새로운 하루를 살고 있는 '나 자신'을 진심으로 부러워합니다. 많은 것을 누리며 살아가고 있어서 좋겠다고.



그리고 제 자신에게 충고합니다.


내가 당연한 듯 가지고 있었던 모든 것에 감사하라고, 언제 사라질지 모르는 것들을 순간순간 감각하며 풍요로움을 느끼라고. 내게 주어진 이 선물 같은 나날들을 허망하게 보내지 말라고.


저는 오늘도 당연하지 않게, 특별하게 하루를 시작합니다.







여러분이 당연하게 생각했던 것들은 무엇인가요?

당연하다고 여겼던 것들을 당연하지 않다고 생각해 보십시오. 지루했던 하루가 특별하게 느껴질 것입니다.


여러분이 보는, 듣는, 맛보는, 감각하는 모든 것들에 특별함을 느끼며 자기 자신을 부러워하십시오. 다른 사람을 시기 질투하는 것을 멈추고, 비교를 멈추고 내가 가지고 있는 것에 감사함을 느껴 보십시오. 당연한 것이 당연하지 않게 느껴지는 하루를 보내십시오.


여러분이 제 글을 읽어주시는 것이 당연하지 않은, 엄청난 일이란 것을 알고 있습니다. 이 땅에 태어나 수많은 경이로운 순간들을 경험하고, 감각하고, 사랑받은 소중한 여러분들이 이곳에서 운명적으로 저의 글을 읽어주심에 또 한 번 놀라워하고, 감사함을 느낍니다.


이런 귀한 인연들을 만날 수 있게 한,

글을 쓰고 있는 '나'에게도 무한한 감사를 보냅니다.


오늘도 행복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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