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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디안 Oct 11. 2021

다~시~ 돌고~ 돌고~ 돌고

2021년 10월 관심사


1. 역시 힙합은 꼰대가 틀어야 돼


영상캡쳐 : Modern Arts Society

나 뿐만 아니라 요즘 많은 사람들이

유튜브 알고리즘에 선택된 관심사를 곧이곧대로 받아들여.

신기하게도 그 관심사라는 녀석은

최신 트렌드를 알려주기도 하지만

고향집 창고 박스 안에 꼭꼭 숨겨놓은 

꼬장꼬장한 추억도 끄집어내서 

그때 당시에 풋풋한 기억을 돌아보게 해.


특히 나같이 고향 떠나온 지 꽤나 오래된 타향 살이인 들은 말이야

'그땐 그랬지'하면서 과거를 회상하면서

가끔 멍 때리며 웃음 짓고는 하거든.

오늘도 그런 날 중에 하나였어.


2021년 마지막 공휴일을 맞이하면서

매우 루즈하고 심심한 하루를 보내고 있는데

와우 이건 머야 라고 1시간 동안 둠칫 둠칫

내적 댄스를 추게 한 영상을 하나 발견했어.


유튜브에서 쉽게 찾을 수 있는 플레이리스트들이 있지만

한국 힙합씬에서 나름 인지도를 가진 

나와 동년배인 팔로알토가 자신에 채널에 올린

'역힙꼰'이라는 영상이 내가 지금 말하고자 하는 영상이야.


힙합 커뮤니티에서 밈으로 사용되던

'역시 힙합은 꼰대가 틀어야 돼'라는 신조어로

팔로얄토가 동명의 곡도 내고 온라인 콘텐츠를 하면서 알려지게 된 용어야.

머 이런 것까지 줄이나 싶어서

더 알아보니 꽤나 좋은 뜻이더라고.


요즘 힙합의 주류는 10대~20대인 건 사실이잖아

그런데 2000년대 초기부터 열심히 활동하던

역량이 여전히 있는 아티스들은

꼰이라는 이유로 무시 받거나 냉대 받는다고 해

그게 안타까워서 비꼼 반 자신감 반으로 시작한 말이라고 하더라고.


그런데 생각보다 이게 호응이 좋은거야.

꼰대라고 나이 먹음을 무시해도

음악은 무시할 수는 없거든.


그래서 1시간이 넘는 이 원 테이크 영상을 주야장천 틀어놓고

볼썽사나운 어깨춤을 추고 있는 내 모습을 보며 

라임이 먼지도 모르면서 국사책 외우듯 가사를 외우던

내 오래 된 기억이 돌아왔어.


풋. 하고 웃음 나는데

생각보다 괜찮더라고.

그땐 정말 열정은 있었거든.

좋아하면 다 했으니까.


그래서 좋았어.

최근 몇 년간 복잡한 생각 없이

올곧이 나였던 내 모습을 기억해내는 것 같아서.


2. 주목받지 못한 웹툰이 넷플릭스로 돌아오다.




3년만에 충동적인 부산 여행은

여러 가지 계기가 있었지만

'지옥'이라는 넷플릭스 콘텐츠를 보기 위한게 컸어.

숙소 예약은 광안리가 보이는 아담한 숙소를 에어비앤비로 예약하고

타지에서 열심히 고생하는 동기도 몇 년 만에 볼 약속도 잡았지.

하지만 'DP', '오징어 게임'의 성공을 이어갈

넷플릭스의 차기작이 어떤 작품일까 하는 호기심과 기대가 컸어.


2시간 30분동안

물한모금 마시지 않고 집중해서 보았던 것 같아.

자세한 이야기를 하면 스포가 되니까

한마디로 이야기 하자면

넷플이 넷플했다라고 할께.


개인적으로는 오징어 게임보다는 내 취향이었어.

사회적인 문제를 잘 건드린 부분이 백미인 것 같아.

유아인을 비롯한 주요 배역들의 연기도 훌륭했고

충분히 넷플릭스 차기작으로 그 명성을 이어가지 않을까 해.

정말 내용이 궁금하다면 네이버 웹툰에서 찾아 볼수 있으니 참고 해 둬.


그리고 특유의 염세주의적 표현과 주제는 

솔직히 인기가 없지

매니아층은 생길 수 있겠지만

대중적 인기는 어려웠어.

그리고 국내 제작 환경에서는

오징어 게임이 10년동안 퇴짜맞았듯이

제작과 투자가 힘들었을거야.

그런데 지금은 가능한거지.

지금은 주제의 문제가 아니라 어떻게 표현하고 이야기하느냐가

관건이 되었으니까.


그런 의미로 이번 부산 국제 영화제는 

변하고 있는 지금 관객과 소통하려는 노력이 보여 감흥이 있었어.

특히 관객을 만족시키는 방법에 대해서

과거의 방식을 고집하지 않고 새로운 해결 방안과 타협해서

함께 해나가려는 모습이 멋졌어.


시각이 독특한 독립영화들도 관객들과 만나는 몇 안되는 계기였고

영화에 대한 진솔한 배우와 감독과의 대화 자리도

코로나 방역 기준을 준수하며 잘 진행되어서 인상 깊었어.


그리고 넷플릭스의 신작 두 편을 

이번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선보이는 것 역시 시대에 부응한다고 생각했어.

10월 15일 릴리즈 되는 '마이네임'과 '지옥'은

이번 영화제의 주목을 끄는 마케팅 포인트이기도 했고

경직된 영화인들이 보인 변화였으니까.


이게 내가 3년만에 부산으로 돌아오게 만든 계기야


3. 두렵지만 꼭 알아야 하는 현실이 되-돌아오다.


이미지 출처 : YES 24

과거의 아픈 기억은 잊고 싶지만

꼭 다시 되돌아봐야 한다는 입장이야.

그게 어떤 방식이든지 간에 말이야.

그런 의미로 나는 '한강'이라는 작가를 좋아해.


작가로서 많은 수상 경력, 대중과 평단의 좋은 평가도 있지만

그녀는 쓰고 싶은 주제나 이야기를 자기 방식으로 묵묵히 풀어내거든.

그런 의미로 이번 신작 '작별하지 않는다'는

제주 4.3 사건을 정면으로 풀어낸 작품이야.

그간 간간히 매스컴을 통해 이어지던 대중의 관심이

끊어지지 않고 수면 위로 부상하게 해 준 고마운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었지.


그녀는 이미 '소년이 온다'라는 작품으로

우리 세대가 경험하지 못한 과거의 암울한 역사를

어떤 포장도 하지 않고 직설적이게 풀어내는데

그게 그녀의 장기야.


'작별하지 않는다' 역시 마찬가지였어.

그 날의 우리와는 뗄레야 뗄 수 없는

그 마음이 눅눅하게 스며들게 만드는

압도적인 글이었거든.


아픈 기억은 묻어두는 것도 한가지 방법이야.

하지만 그걸 있는그대로 목도하고 받아들이는 것도

또 하나의 정답이라고 생각해.


그리고 그걸 표현 하는 방식도 매우 다양하지.


영화 '지슬'처럼 있는그대로 알리고

루시드폴 '사월의봄'처럼 우아하게 노래하고

현기영 '순이삼촌'처럼 정겨운 내 이웃의 기억처럼 기록하듯

'작별하지 않는다'도 한강이라는 작가가 우리에게

이야기 하고 있어.


두려워 하지 않고 나처럼 과거의 기억을 돌아보라고.


4. 꺼진 불이 돌아 오다.


이미지 출처 : 위키

이번 쇼미 더 머니 10은

어려모로 의미가 깊어.

힙합 쇼 프로그램이 10주년을 맞이 했다는 것도 있고

코로나 방송환경에서 서바이벌 프로그램이

어떻게 적응하고 있는지 첨단을 보여주는 결과물이라고 생각해.


쇼미 더 머니라는 프로그램이 욕도 많이 먹지만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것 중 하나가 

바로 실력 좋은 아티스트에 대한 대중에 재평가야.

실력 있는 사람이 인정받는 공정한 기회의 장

그리고 그걸 실력으로 증명하는 하나의 스토리

그게 쇼미더 머니의 묘미중 하나지.


그런 의미로

매 시즌마다 난 한명의 아티스트를 정해서 응원하고는 하는데

올해 최애는 쿤타라는 82년생 아티스트야.


쿤타라는 이름은 대중에게 알려지지 않았지만

힙합 음악을 오랫동안 들어온 사람이라면

한국 레게 음악을 꾸준히 걸어 온 아티스트라고 인정할 거야.

쿤타라는 사람은 참 운이 없었다고 생각해.

실력에 비해 너무 저평가되었다고나 할까?


그의 가장 친한 지인이자 이번 프로듀서인 염따도

그런 의미로 비슷하지

무도 돌아이 컨테스트에 나와

광대 이미지가 대중에게 각인되었지만

지금은 누구보다 유쾌한 꼰대잖아?


2021년 마지막은 쿤타가

재조명 됬으면 싶어

그의 경험과 실력을 증명하면서

대기만성형 아티스트라고 불리면서 말야.


그는 꺼진불이 아니라

우리가 미처 발견하지 못한 보물이라는 평가를 받았으면 해

그리고 그 평가가 쿤타라는 아티스트에 대한 존중으로 돌아오면 좋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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