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하는 나’를 ‘바라보는 나

노래 일기 스물.

by 솔초

2017. 12. 2 토

수업은 주 초반일 때도 있고 금요일이나 토요일 오후일 때도 있다. 예를 들어 수요일 오후에 수업을 하면 남은 목~금요일은 편안하게 보낼 수 있는데, 토요일 오후에 하면 월~금요일만큼의 연습을 해야 할 것 같은 부담이 생기고, 목요일이나 금요일 저녁에 노는 것이 편치가 않다. 만약, 지난주에는 화요일 오전에 수업을 하고 이번 주에는 토요일 오후에 수업을 하는 날이라면, 열흘이나 되는 연습시간이 생겨나서 연습시간이 짧게 주어졌던 다른 수업 때보다 더 잘해가야 할 것 같은 생각이 든다. 지금까지의 경험으로 말해본다면, 열흘만에 하건 5,6일 만에 하건 나의 연습량은 별반 다르지 않았다^^

이런저런 이유로 서도민요를 배우는 날은 1주일 중에서 가장 기다려지는 날인 동시에 끝나고 나면 속이 후련해지는 그런 날이다.

배우는 과정을 ‘노래 일기로’ 남기게 되면서 노래를 듣는 시간이 두배 정도 늘긴 했지만 나의 연습 상태는 여전히 불량하다.ㅜㅜ

1주일의 나쁜 예>

수업 당일 : 노량진 연습실에서 수업이 끝나고 연습실 계단을 올라오면서부터 이어폰을 꽂고 걷는다. 주변에 걷는 사람이 많아서 부른다고 할 수 없을 정도로 살살 부르면서 수업내용을 복습한다. 1주일 중 학구열이 가장 충만한 시기로, 지하철을 타고 집에 도착할 때까지 1.5회 정도를 듣는다. 집에 와도 노래가 귓전에 남아서 중얼중얼하게 되는 효과가 있다.

다음날 : 갑자기 특정 가사가 기억이 나거나 지적받은 부분이 생각나면 거기서부터 불러본다. 꼭 끝까지는 아니고 시간이 되는 만큼만^^ 대체로 10분을 넘지 않는다.

셋째 날 : 느슨해져서 ‘연습해야 되는데, 해야 되는데’ 생각만 하고 넘어간다.

넷째 날 : 어제 안 했으니 오늘은 할 것 같지만 마음에서 멀어져서 더 안 한다.

다섯째 날 : ‘내가 너무 안 하고 있구나’ 하는 불안한 마음이 솟구쳐서 수심가와 초한가를 배운 데까지, 혹은 끝까지 큰 소리로 불러본다. ‘일단 막히지 않고 끝까지 부르긴 했어’ 하고 스스로를 안심시키거나, 연습이 잘 안 된 경우에는, ‘수업을 며칠 미뤄 볼까?’ 궁리를 한다.

여섯째 날 : 수업 날짜가 임박한 지라 의식적으로 연습을 염두에 두고 생활을 하게 된다. 집에 있을 땐 종일 틀어 놓거나 밖에 있을 땐 이어폰을 끼고 수시로 듣거나….

그리고 수심가, 초한가를 한 번씩 배운 데까지 완창!(사실, 부분 연습을 하라고 하셨는데 전체를 부르는 게 좀 더 쉽고 편하다 보니 이렇게라도 불러놓고 ‘나 그래도 연습하긴 했어’ 하고 스스로를 다독인다)

다시 수업하는 날 : 오실 시간에 맞추어 선생님 드실 따뜻한 물을 끓여놓고, 거실 청소를 하고, 독서대에 수심가와 초한가 가사를 편 책을 올려둔 뒤, 앉으실 방석(집에 방석이 없어서 소파 커버를 접어서 둔다)을 세팅하고, 그와 동시에 지난주 수업분을 열심히 듣는다. 선생님이 오실 때까지 1시간이 남았다고 하면, 제일 안 되는 노래 순으로 영변가 20분, 초한가 15분, 수심가 10분을 타이머를 맞춰 놓고 전체적으로 돌려 듣는다. 그러다가 안 되는 부분들을 왕창~ 발견하고는 남은 15분 동안 뒤늦게 부분 연습에 돌입한다. 그러다 선생님이 들어오시고, ‘아, 연습 좀 많이 할 걸’, 뒤늦은 후회를 한다.

그래서 나의 수심가 1절은

“야악사~~~~~”

이렇게 조심스럽게 흘러나온다. 누군가 노랫소리만을 듣게 된다면, ‘저기요, 저 노래 좀 해도 될까요? 시끄럽다고 하시면 안 할게요.’라고 말하는 것처럼 들릴 것이다. 배에 숨을 가득 채운 채 힘 있게 소리를 내보내야 하거늘, 숨을 채울 여유도 없고 …

지난 1주일에 대한 후회와 아쉬움이 밀려온다.

수심가 첫 소절에는 나의 1주일이 그대로 들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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