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모두는 한명한명 인생의 서사를 다 가지고 있다. 책을 내라고 한다면 전부다 5권 이상은 나올만한 분량을 다 가지고 있을 듯하다. 그 속에는 기쁨, 슬픔, 환희, 고통 등등 수많은 감정과 상황들이 있다.
"인생사가 그러하듯 하지 말아야 할 일들이 꼭 나쁘기만 한 것은 아니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가장 힘들고 괴로웠던 순간이 있었을까. 바로 퇴사했을 때가 아닌가 싶다. 내 인생 처음으로 남이 하지 말라는 행동을 했던 때였기 때문이다. 그 결정을 내린 것에 대해서는 아직도 나 스스로 명확히 알지 못한다. 여러 상황과 감정과 생각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내린 결정이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 당시 상당히 많은 후회화 붙임을 겪었던 때였기에 다시 돌아가고 싶지 않은 순간이다.
퇴사 이전에는 사회적으로 정해놓은 규범 내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은 채 따라왔다. 부모님 말씀을 잘 따르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것이었고, 당장 내 옆에 친구가 걸어가고 있는 길을 따라가는 것이 가장 쉽고 무난한 인생의 방향이었다. 그러니 퇴사라는 것은, 아니 다음 갈 회사를 정해놓고 퇴사가 아닌 스스로 밥벌이를 만들어 가기 위한 퇴사의 결정은 무모한 것이었다.
세상에 쓸데없는 경험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했던가. 퇴사 후 경험했던 일들은 몰랐던 나의 모습을 발견해 나가는 순간의 연속들이었다. 나의 나태함과 마주할 때가 있었고, 4년제 대학을 나와서 똑똑했다고 생각했던 내가 생각보다 멍청하다는 사실을 자각하기도 하였다. 사회에서 하지 말라고 했던 일을 저지르고 나니 의외로 큰 소득이 있었던 것이다. 나 자신을 알게 됐다는 것.
우리는 여행을 하다가 잘못된 길을 들어서게 되어 한참을 걸어가면 갑자기 힘이 쭉 빠지고 절망을 경험하기도 한다. 하지만 잘못된 길을 통해서 색다른 풍경을 접하고 힐링을 하기도 한다. 우연히 계획에도 없던 식당에 들어가서 음식을 먹었는데 맛집인 것이다.
퇴사 후 한 경험들은 추후 재취업을 하고 이직을 할 때 알게 모르게 큰 도움이 되었고, 회사생활 전반적으로 큰 도움을 지금도 주고 있다. 잘못된 선택이란 없는 것이다. 세상과 반대의 선택을 하면 아주 새로운 경험들을 하게 된다. 그게 꼭 나쁘다고 정의를 하지만, 직접 경험해 보니 나쁜 게 아니라 미지의 영역에 대한 두려움에 그렇게 다들 이야기했음을 깨달았다.
아무렴 어때?라는 마인드. '잘못 길을 들어섰다면 돌아가면 되지'라는 편한 마음. 그게 인생을 더욱 풍족하고 발전하게 만드는 것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