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아둥바둥 김대리 Nov 08. 2024

연봉 1억 넘으면 인생이 달라지나?

[#1]그대의 퇴사 고민은 안녕하신가요?



(인터뷰어) : "월 180만원씩 받으시다가, 이제 월 4,000만원씩 벌게 되셨는데. 인생이 달라진 게 있으신가요?"


(사업가) : "글쎄요... 솔직히 별로 달라진 게 없는 것 같아요. 돈을 못 벌 때도 물욕은 별로 없었고, 지금도 비슷한 생활을 하고 있는 것 같아요."


(인터뷰어) : "아 그러신가요... 의외네요..."


(사업가) : "그런데 과거에 동업자와 계약을 잘못하는 바람에 빚을 3천만 원가량 진적이 있었어요. 그랬더니 인생이 바뀌더라고요. 돈을 많이 벌 때는 인생이 바뀌지 않는데, 빚을 지니까 인생이 확실히 바뀌는 것 같아요."



취준생이라면 으레 꿈꾸는 희망 연봉이라는게 있다. 말도 안되게 문과, 이과라는 이분법적 사고로 사람을 무자르듯 잘라버리는 대한민국에서 이과를 선택하고 대학 전공도 공대를 선택한 나로서는 천운을 타고났다. 덕택에 취업시장에서 경쟁력이 있었고, 대기업 취업이 그래도 불가능한 꿈은 아니었기에 꿈의 희망연봉은 6천만원 이었다. 그정도 금액이면 인생이 바뀔것 같았다. 부자가 금방 될거라 생각했다.




연봉 1억을 받게 되니 인생이 달라졌을까?


지방대 무스펙으로 다행스럽게 졸업후 꿈에 그리던 희망연봉은 달성하였다. 그리고 인생이 바뀌었다. 엄밀히 말하면 학생신분에서 회사원이 되었기에 인생이 바뀐거지, 희망연봉을 받게 되서 인생자체가 바뀐건 없었다. 그렇게 큰 돈처럼 여겨졌던 희망연봉도 시간이 흐르면서 무뎌졌고, 행복과 만족보다는 오히려 탐욕만 더 키운셈이 되었다.



'그대의 퇴사 고민은 안녕하신가요?' 라는 브런치 연재를 하겠다고 결심하고, 현재 내가 어떻게 살고 있는지 문득 나 자신에게 궁금증이 일었다. 질문은 아주 단순했다.



"행복한가? 만족스러운가?"



그렇게 복잡하게 생각하지 않고, 본능적으로 떠오르는 대답은 이러했다.



"행복하다. 하지만 만족스럽지는 않다."



정말 속물 같다고 느껴졌다. 욕심이 많은 걸까. 만족스러움을 모르는 걸까. 갑자기 자기혐오가 치밀어 올라왔다. 이보다 더 못한 환경과 급여로 힘들게 살아가는 사람도 있고, 그거에 만족하며 행복해하며 살아가는 사람도 있을 텐데 말이다. 스스로 대단히 잘못된 놈이다라는 생각이 든다.



래도 다음 질문을 던져 보았다.



"취업할 때만 해도 '아르바이트비보다 조금 더 주는 월급과 안정된 회사만 있으면 돼'라는 때도 있었는데, 그 이상의 급여를 받으면서 인생이 바뀌었나?"



이 또한 본능적으로 떠오르는 답은,



"전혀... 그때도 맛있는 거 먹었고, 지금도 맛있는 걸 먹고 있다."



이 길고 긴 여정의 끝은 과연 어디일까. 도대체 얼마를 벌여야 만족감을 얻을 수 있을까. 어찌 보면 금액의 문제는 아닌 것 같다. 이 정도의 연봉을 받으면서도 여전히 회사를 그만두고 싶어서 글을 쓰고 있고, 혹시나 글이 대박 나서 출판으로 이어진 뒤 강연이나 부수입이 생길까 하고 기대를 하고 있으니 말이다.



돈이 주는 기쁨은 참 크다. 그런데 좀 더 근본적으로 파고 들어가 보니 돈을 통해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일들인 가족과 시간을 보내고, 맛있는 음식을 먹을 수 있게되서 기쁜것이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회사에서 돈을 많이 받으면 받을수록 내가 좋아하는 위의 언급된 것들을 더 할 수 없게 된다. 이게 과연 맞는 것일까.



뭔가 잘못됐다...



이 질문을 나의 머릿속에서만 들고서 이리 굴리고 저리 굴린들 답이 나올리 만무했다. 그렇다고 직장에서 돈을 더 받으면 뭔가 달라질까라고 하기에는 세후 기준으로 한계는 명확했고, 시간도 너무 오래 걸린다. 봉이 1억이 되었건, 2억 가까이 되는 팀장이 되었건,  세후 지급 금액을 보니 큰 차이는 없지만 나이는 20살 넘게 난다. 그리고 20년뒤의 나의 모습도 그대의 삶과 크게 달라질것 같지 않다.



결국 직접 부딪혀보고 경험해야만 하는것이다. 모두에게 통하는 정답지가 없듯이, 나만의 정답지를 찾아야한다. 거 준비없이, 그리고 깊은 고민도 없이 퇴사를 한 결과는 굉장히 쓰디쓴 보약과도 같은 것이었으나, 시간이 흘러 보니 보약기운이 지금와서 효능을 발휘하고 있다. 명한 사실은 퇴사후 인생이 극적으로 바뀌었다는 것이다. 표면적으로는 빚을 지고나니까 인생이 바뀐거 같지만, 그로인해 몰랏던 세상살이와 한번도 느껴보지 못햇던 감정들로 인해 성숙해 진것이다.






.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