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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레마의 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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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정의 서 Nov 29. 2021

양과 염소

마태복음 25:33

아파트 중정 한 모퉁이에서 쌍둥이 엄마가 급히 유모차를 밀며 현관 입구로 들어선다. 날카로운 목소리로 아이들에게 말한다. 

"아저씨들이 담배를 피워서 냄새가 많이 나."

아이들의 말 서랍 속엔 아직 '담배'나 '냄새'와 같은 단어 카드는 없을 것 같다. 아이들은 들어가기 싫다며 보챈다. 엄마는 아랑곳하지 않고 마침 열려 있는 공동 현관으로 쌩하니 들어간다. 

모퉁이 저쪽에는 한 창 공사 중인 집에서 나온 폐목재를 정리하는 나이 든 인부들의 작업이 한창이다. 그들에게 담배 한 대는 고단한 시간을 잊는 잠깐의 휴식이다. 탕. 탕. 목재를 던져 쌓는 소리와 애기 엄마의 날카로운 바퀴 소리가 겹치면서 그 사이로 하얀 담배 연기가 피어 올라 어떤 이미지를 만들어낸다. 양인 것 같기도 하고 염소 같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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