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Vintage appMaker Apr 25. 2023

개발자 출신 대표가 코딩하면 안되는 이유

개발자의 생각 #60

수십년 전부터 들었던 이야기 중에 하나가 개발자 출신 대표가 있는 회사는 성장하지 못한다는 이야기였다. 경험상 확신할 수 없지만 문장이 주는 의미는 뼈저리게 알고 있다. 그럼에도 비개발자 출신들이 개발자가 창업한 회사를 부러워하는 경우가 많은데, 개발자 입장에서는 “뷁”이라고 말할 때가 대부분이다. 성공한(?) 회사의 대부분에서 “개발자 출신”들이 보이지 않기 때문이고 그 이유를 어느정도 알기 때문이다.   


비전을 만들 수 없다

회사의 비전은 투자자들에게 “하고 싶다. 할 것이다. 도와달라”에서 시작된다. 그런데 마지막에 개발까지 대표의 몫이되다보면 “책임을 지기위해 비전을 수정하는 일”이 발생한다. 꿈을 버리고 현실에 안주하는 사태는 대표가 개발의 퀄리티까지 책임졌을 경우에 발생한다. 대외적으로 모든 결과는 대표가 책임지는 것이 맞지만 회사 내부에서 업무는 대표가 책임질 일과 현업이 책임질 일이 엄연히 다르다.


해야할 일이 다르다

대표이사와 개발담당자는 해야 할 일이 다르다. 대표이사는 회사의 꿈과 고객만족도에 신경써야 하고 개발담당자는 제품의 기술적 퀄리티에 대한 책임을 저야 한다. 둘이 같은 목표를 갈 수도 있지만 서로 반대의 목표로 가는 경우도 적지않다. 이런 갈등의 상황이 발생될 때, 대표가 개발까지 책임져야 할 경우라면 대부분 개발담당자의 시각으로 결정 해버린다. 결국 “꿈을 망각한 상태”가 되어버린다.


개발자 실력으로 인정받고 싶어한다

개발은 힘들다. 원하는데로 만들 수 있다면 개발이 아니다. 언제나 오류가 있고 기능이 부족하다. 그러다보니 책임지고 싶은 기능만 구현하고 싶어진다. 좀 더 완벽한 제품을 만들고자 한다. 아이러니하게도 비전과는 멀어진다. 시장과 고객은 현실성보다 비전(하면 좋을 것 같다)을 상식으로 생각하기에 그들의 요구사항과 멀어질 수 밖에 없다.


이런 문제는 대표가 개발담당자를 겸업하고 있을 경우 발생한다. 대표가 다른 개발자에게 업무를 일임한다면 위의 문제점은 해결될 가능성이 높다.


최근들어 몇 달(3개월 안되게)동안 코딩을 하지않고 글(기획, 홍보)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 27년간 이런 경우가 없었지만 해보니 깨달음도 가지게 되었다. “내가 만들지 않으면 남이 만들면 된다”라는 믿음도 커지게 되며 점점 더 “주위 인프라의 활용”에 집중하고 방법을 찾게 되었다. 개발자 출신의 대표가 개발에 신경쓰지 않을 수록 성장가능성은 높아진다. 그리고 개발을 고수할 수록 같이 하는 사람들까지 성장할 수 없게 만들어버린다. 당연한 이치를 너무 늦게 인정한 듯하다.


30대초반에 다녔던 회사의 대표는 개발자 출신이었지만 5년만에 상장까지 했었다. 그 대표와 초기멤버로 시작하면서 많은 다툼이 있었는데, 그 때 대표가 했던 레퍼토리가 있다.


“OO야, 너가 자꾸 형이 개발을 알면서도 모른척 한다고 말을 하는데, 나는 개발을 알면 안돼~ 사업해야 돼. 개발은 너만 알면 돼, 니가 담당이고 니가 책임져야 하는거야! 그러니까 말도 안되는 요구라도 !! 빡세게 죽을 것처럼 일해봐. 죽지는 마. 일을 못하잖아?...”

-  필터링없이 이해하기 쉬운 문장으로 정보를 전달했던 대표이다. 그런 능력(?)을 보유했기에 코스닥 상장까지 간 것이라 믿는다. 물론 상장매각 후, 수십년이 넘게 서로 남남처럼 여기며 살고 있다. - 


요즘들어 이 명언이 머리 속에 깨끗하게 남아있다. 그리고 내가 그 동안 성장하지 못한 이유는 30대 초반의 나같은 “닥돌”을 주위 인력을 끌여들지지 못해서라는 생각이 든다. 주위 사람들을 성장시키지 못하면서 사업의 비전을 보여줄 수는 없다. 그리고 그 모든 것이 내 능력문제라고 생각된다. 


사람을 잡을 수 없다면

개발자로 남아있었어야 했다. 

생성 AI (bing) - 프롬프트:  oil painting "programer working alone in the dark"


매거진의 이전글 AI 검색에서 편견, 혐오필터 기능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