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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Vintage appMaker Jun 20. 2023

창가의 까마귀

diglog #88

드로잉 툴: infinite painter - android 


새벽에 창문을 열면
까마귀가 창문을 향해 몇 마디 한다.

저 멀리 보이는 강남역을 향해
할 말이 많아 진 것인지
이전같지 않은 까치의 텃새를
한탄하는 것인지
아니면 그냥 놀고 싶은 것인지…


관악의 정기를 받은 까마귀는
까치에 밀려 마스코트에서 밀려났지만
그래도 기품은 결코 밀리지 않았다.


가끔 창문을 열고 일을 하다보면
창문에서 1미터도 되지않는 거리에 앉아서
나를 응시하는 까마귀를 본다.


내가 까마귀를 관찰하듯
까마귀도 나를 빠른 시간 안에
스캔하며 상황을 파악한다.
그리고 한 번은

내 방 창문에 걸터앉아 나를 응시하며 간 적도 있다.
그 때 까마귀의 모습을 재대로 보았다.

크고 기품있는 검은색이었다.
이목구비도 뚜렷했기에 멋있었다.


사실 까마귀보다 까치가 더 공격적이다.
까치는 여기저기 싸움거는 것이 하루의 일과이다.

반면, 까마귀는 놀라운 지능과 호기심을 가지고 있다.
함부로 공격하지 않으며
대체적으로 조용하고 기품이 있는 새이다.


생각해보니 오랜시절동안
까마귀는 "편견"의 대상으로 살아왔다.


언젠가는 내 방 창문에 놀러오는
까마귀와 친해지고 저 멀리 보이는 서울의 풍경을
같은 방향으로 구경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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