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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Vintage appMaker Jun 13. 2023

6월의 밤, eye in the sky

digilog#87

드로잉 툴: infinite painter - android




1

6월의 밤하늘은 다이나믹하다. 창밖을 열고 무념무상으로 하늘을 처다보면 반짝이는 도시의 불빛에 반사되는 검푸른 파란색의 하늘을 보게 된다. 6월의 열기로 뜨겁게 달구어놓은 공기에서 검푸른 파란색 하늘에 수놓아진 구름을 보면서 다양한 형상을 느끼곤 한다.

   

2

이상할 정도로 밤하늘의 구름이 선명하게 보일 때가 있다. 어떨 때는 거대한 배처럼 보일 때도 있고 어떨 때는 동물의 형상을 하기도 한다. 특히 구름과 달이 콜라보레이션을 할 때는 표현하기 힘든 장관이 나올 때도 있다.밤하늘에는 질감, 색감, 형태만 있어도 완벽하다. 그 때 감정을 글로 쓴다면? 원하지 않는 불순물이 된다."내게 글"은 정성적 감각을 전달하는 도구로는 형편없다고 생각한다. 



6월의 밤하늘 장관을 커피 마시며 작업실에서 볼 때마다 유튜브 라이브를 보며 도네이션 하는 열성유저들의 심정을 이해하게 된다. 이런 것이 “진심”임을 이해하게 된다.

   

3

가끔 밤하늘의 달과 구름사이에서 눈을 보게 된다. ”eye in the sky”. 왜 명곡의 단골주제가 되었는 지를 이해할 수 있는 나이가 되기까지 오랜 시간이 흘러가 버렸다.

   

4

80년대 후반, 이민을 고민한 적이 있었다. 이 땅의 문화가 나랑 맞지도 않고 적지않은 사람들이 대화불가능한 ”선민사상”, “민족주의”를 종교로 숭상하는 파시스트라고 생각했다. 이 땅에서 “다름”은 ”대화”가 아닌 “교화”의 대상이었다. 그 때, 아버지가 했던 말이 있다. ”니가 원한다면 일본으로 유학가는 것은 도와줄 수 있다” ”음향 엔지니어링을 공부한다면 말이다”. 아버지 그리고 나는 알고 있었다. 내가 “소리”에 진심인 것, 그리고 어느정도 소질이 있었다는 것을..   


5

언젠가 SNS에 음악을 포스팅하다가 위와 비슷한 과거의 기억을 기술한 적이 있었다. 그 때 40년을 넘게 본 친구가 한 말이 있었다. ”너가 만약 일본에 갔으면 알란파슨스와 비슷한 색깔을 가지게 되었을꺼야~” 그 댓글이 마음에 들었다. 그래서 다음과 같이 reply를 했다. ”넌 음악을 아는 놈이다..ㅋㅋㅋ”



오랜시절동안 하늘을 바라보면 눈과 비슷한 것을 느낀다. 알란파슨스의 eye in the sky를 접한 이후부터였을 것이다. 아마 41년 전 이었을 것이다.



(*) 갱년기 장애를 경험하는 내게 몇 년전 아버지가 한 말이 있다. ”너나 나나 음악만이 진통제로 활용 가능할 거다” 그러시면서 나의 자본력으로는 불가능한 오디오 시스템을 강권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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