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3-2.포트바튼호핑투어(1)(셋째 날 오전)
호핑투어 준비
아침식사 후 우린 이번 여행의 하이라이트인 호핑투어를 위해 숙소를 나섰다. 해변까지 10분 남짓한 거리지만 숙소 앞에서 그리고 해변에서 기념사진을 찍느라 2배의 시간이 걸렸다.
해변에 도착하니 한산했던 아침과 달리 투어를 준비하는 선장님들과 관광객들이 눈에 많이 띄었다. 나갈 채비를 하고 있는 배들을 보니 괜한 경쟁심과 우리가 먼저 출발해야 할 것 같은 조급함에 발걸음이 빨라졌다. 하지만 우리의 마음은 아랑곳없이 선장님은 여유가 많다.
배에서 여유롭게 출발 준비를 하던 선장님은 우릴 보더니 배에서 내려 환경세 내는 곳을 알려주며 환경세를 내야 한단다.
포트바튼에서 호핑투어를 하려면 환경세를 내야 한다.
필리핀에서는 관광지를 방문할 때 환경세를 내야 하는데 한 번만 내면 다른 관광지에서는 영수증만 보여주면 된다. 하지만 포트바튼은 예외다. 포트바튼에서는 다른 곳의 환경세 영수증이 중복 인정되지 않기 때문에 포트바튼에서 호핑투어를 하려면 무조건 환경세를 내야 한다.
그런데 환경세 내는 곳이 좀 허술하다. 테이블만 덩그러니 있어서 세금을 걷는 장소라기엔 뭔가 안타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쨌든 환경세가 잘 사용되어서 포트바튼의 자연환경이 깨끗하게 유지되기를 바란다.
환경세를 내는 장소 앞에는 간단한 안내문이 현수막처럼 걸려있는데 영문을 직역해 한글로 적어놓은 것이 재미있다. 한국사람은 물론 동양인 관광객을 아직 보지 못했는데 한글과 중국어, 일본어가 모두 적혀있는 걸로 봐선 이곳에도 여행을 많이 오는듯했다. 그나저나 내용을 보니 급하게 움직이는 사람이 많은가 보다. 조금 전 조급함이 떠오르며 빨리 배를 타고 나가고 싶은 그 심정이 이해가 갔다.
환경세를 내고 나자 선장님이 맥주나 음료 등 마실걸 가져가고 싶으면 사라며 매점을 안내해 주었다. 아마도 선장님이 알려주지 않았으면 매점인지 알 수 없었을 것이다.
우린 매점을 보고는 거의 똑같이 말했을 정도였다.
"여기가 매점이었어?"
간판이라도 만들어 놓으면 좋을 것 같은데 굳이 필요하지 않은 걸까?
매점 안에는 우리가 필요한 건 다 있었다. 우린 몇 가지 종류의 필리핀 맥주와 물, 음료, 그리고 얼음을 샀다. 맥주와 음료수들이 냉장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시원하게 먹기 위해서는 얼음이 필수다.
포트바튼 호핑투어 - 와이드 리프(Wide Reef)
모든 준비가 끝나자 우린 선장님과 함께 배에 올라 출발을 기다렸다. 배에는 우리와 선장님 외에 호핑투어를 도와줄 가이드 한 명이 함께 탑승했다.
우리의 투어 포인트는 총 6개 포인트였는데 귀국 후 사진의 위치정보를 보고는 투어 포인트의 위치를 확인할 수 있었다. 출발할 때는 어디를 가는지도 어디서 머무는지도 모른 채 모든 걸 선장님에게 맡겼다.
첫 번째 포인트인 와이드 리프(Wide Reef)에 도착하자 선장님이 배를 멈추더니 내리란다.
"여기서 내리라고??"
"선장님 여기 그냥 바다 한가운데잖아요..??"
매형, 누나, 조카들 모두 웅성웅성 난리 났다. 구명조끼를 입긴 했지만 막상 바다 한가운데에 내리라니 겁이 날수밖에..
선장님은 커다란 튜브를 바다에 던지고 본인이 먼저 뛰어들더니 천천히 바다로 들어오란다. 우린 한 명씩 천천히 물속으로 들어가 튜브에 매달렸다. 그리고 이것은 짜릿한 즐거움의 시작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