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3-4. 포트바튼 호핑투어(3) (셋째 날 점심)
포트바튼 스노클링 - Exotic Island
바다거북이와의 경이로운 스노클링을 끝낸 후 선장님은 우리를 작은 섬으로 데려갔다. 선장님은 이 곳에서 점심을 먹을 예정이며 점심이 준비되면 부를 테니 그동안 잠시 쉬거나 물놀이를 즐기라고 하셨다.
해안가엔 우리보다 앞서 도착한 배들이 정박해 있어 대부분의 호핑투어 점심식사 장소가 이곳으로 정해져 있음을 알 수 있었다. 해변에는 점심식사를 기다리는 몇몇 서양 관광객들이 일광욕을 즐기고 있었는데 잠깐의 휴식시간에도 일광욕을 즐기는 모습에 우리와의 문화 차이를 느낄 수 있었다.
우린 3시간 만에 땅을 밟은 것을 기념한 후 점심이 준비될 때까지 배에서 스노클링 장비와 카메라 등을 꺼내어 또다시 물놀이를 즐겼다. Exotic Island는 수심도 얕고 물도 깨끗해서 물놀이를 즐기기엔 더없이 좋았다. 일광욕을 즐기는 그들은 멈추지 않는 우리의 물놀이가 신기하지 않았을까?
모래사장 끝 바위 뒤편은 광활한 남태평양의 바다가 펼쳐져 있어 풍경이 경이롭다. 특히 바위 끝자락 수심이 조금 깊은 곳엔 물고기 떼가 지나다니는 걸 볼 수 있어 넓은 바다를 향한 모험심을 자극한다. 한참을 바라보다 구명조끼를 입고 가볼까 하는 마음을 누나가 붙잡았다.
점심식사가 준비되었다며 우리를 부르는 선장님을 따라가니 해안가의 그늘진 평상 위에 우리의 점심이 준비되어 있었다. 식단은 생선과 닭고기, 그리고 필리핀 전통 가지 요리와 과일이 준비되어 있었는데 배가 고팠는지 보자마자 군침이 돌았다.
실컷 물놀이를 하고 난 뒤라서 맛이 없을 수가 없겠지만 만족도의 차이가 워낙 큰 탓에 자연스럽게 판단섬의 점심식사와 비교가 되었다. 정확히 어떤 차이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우리에게 점심식사는 포트바튼에서의 점심이 완벽한 판정승이었다.
준비된 식사를 남김없이 다 먹고 나자 선장님은 못다 한 물놀이를 하거나 휴식을 취하다가 출발하고 싶을 때 언제든 얘기하라며 우리에게 자유시간을 주었다.
우린 식사 후에 찾아온 나른함에 해변에 앉아 여유를 즐기다 가벼운 논쟁에 빠졌다.
"여기서 살고 싶다.."
"여기서 살 수 있을까? 아마도 살기는 힘들지 않을까?"
"그럼 일주일만 여기 있으면 좋겠다!"
"일주일도 힘들걸?.. 하루만 지나면 집에 가고 싶다고 할 것 같은데?"
"일주일은 있을 수 있지 않을까? 그럼 3일만? 3일은 가능하지 않을까?"
....
휴가를 가게 되면 언제나 하는 얘기였던 것 같은데.. 삶의 휴식은 언제나 목마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