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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xtreme Code Mar 07. 2021

회사에서 원하는 개발자에 대한 생각

1편: 개발자 몸값이 높아지는 이유

  최근에 실력 좋은 개발자를 채용하기 위한 인재 전쟁이 점점 심해지는 양상입니다. 이 뉴스들 (링크1, 링크2, 링크3) 을 보면 많은 회사들이 개발자 채용에 엄청난 돈을 쏟아붙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전 세계 개발자들이 몰리는 실리콘 밸리에서도 개발자 채용에 어마어마한 돈을 쓰는데, 한국도 점점 그렇게 되어 가는 추세로 보입니다.


개발자가 되기를 원한다면 참 좋은 시기지요. 하지만, 해당 뉴스에 나온 회사들에 입사하기가 신입이나 주니어 레벨 개발자에게는 쉬운 것이 아니며, 대부분 이야기는 실력 좋은 개발자들에게 해당하는 이야기입니다. 그렇다면, 일단 이런 현상이 왜 나타나는지부터 살펴보고, 어떻게 하면 개발 실력을 높일 수 있을지 알아봅시다.


이번 글에서는 먼저 개발자 몸값이 높아지는 이유 부터 알아봅시다.


수요와 공급

  몇 년 전부터 그랬지만 최근들어 더 개발자 구인난이 심화되고, 몸값이 많이 올라가고 있습니다. 시장에서 가격은 수요와 공급으로 결정되고 개발자 몸값이 올라간 이유도 수요와 공급 법칙에 의한 결과입니다.



SW 기술이 점점 더 많이 쓰이고 중요해지고 있다.

  코로나19로 가속화 되기는 했지만, 비대면 산업이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몇 년 전부터 4차 산업혁명이니,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니 하는 말들이 많은데 사실 이는 필연적으로 예측되던 결과였으며, 스마트폰 산업이 폭발한 이후부터 계속해서 가속화 되던 것이었습니다. 


마크 안드레센이 말했던 Software eating the world 라는 말 이후로도 10년이나 지났고, 점점 더 그때 예측한 것과 비슷한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습니다. 기업의 비즈니스 활동에서 가장 중요한 것을 꼽자면 생산성의 향상입니다. 많은 부분에서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SW 기술들이 활용될 수 있습니다. 중요한 건 아직도 많은 산업들과 비즈니스들이 몇십년간 같은 방식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따라서, SW기술이 적용 될 분야는 아직도 무궁무진하게 많습니다.


그럼으로 인해 SW 기술을 활용하기 위한 수요는 많이 늘어났으며, 계속해서 늘어날 가능성이 큽니다.



현금 유동성과 투자금의 증가

  전 세계 적으로는 시중 유동성이 굉장히 많이 늘어났고, 이렇게 풀린 많은 돈이 IT 산업으로 흘러 들어가고 있습니다.


한국을 예로 들자면 유동성이 늘어난 것 뿐 아니라 VC 투자금이 늘어난 것도 영향이 큽니다. 한국의 VC들의 자금 출처의 과반 이상이 모태펀드 계열 입니다. 즉, 정부자금이 VC 투자금의 출처의 과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경제가 침체되는 상황에서, 많은 산업들이 후퇴하고 실업률이 높아지는 과정에서 정부는 혁신산업 육성을 위해서 VC쪽으로 더 많은 돈을 풀게 됩니다. 결과적으로 VC들의 투자금 규모가 커졌습니다.


몇 년 전만 해도 한국의 스타트업 씬에서 100억 단위의 투자는 드문 편이었지만, 요즘에는 굉장히 많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정부 출처 자금의 경우 안정성을 중요시 하기 때문에 초기단계 스타트업 보다는 어느정도 성장을 이룬 스타트업 위주로 돈이 몰리게 되고, 여기서 많은 투자금을 받은 스타트업들은 공격적으로 개발자를 채용할 수 있게 됩니다.


1차적으로 배민/토스가 몇 년 전부터 공격적 채용에 나섰고, 2차적으로 쿠팡과 같은 회사들이 그랬으며, 현재는 투자금을 많이 받은 스타트업들이 엄청나게 공격적으로 채용을 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기존 대기업들이나 대형 게임회사들도 인재를 뺏기지 않기 위해 덩달아 처우를 올리게 됩니다.



실력 좋은 개발자에 대한 끝없는 수요

  근데 위에서 말한 개발자 수요는, 그냥 모든 개발자가 아닌 실력 좋은 개발자에 한해서 입니다. SW 개발은 다른 분야보다 특히나 개인별 실력 편차가 심한 분야입니다. 제가 예전 글에서도 강조했듯이 그저 그런 주니어 레벨 개발자 10명보다, 뛰어난 시니어 레벨 개발자 1명이 훨씬 높은 생산성을 낼 수 있는 분야입니다.


특히나, 최근에는 클라우드와 AI hype 로 인해서 더 그런 경향이 심해졌습니다. 클라우드 서비스 (AWS, Azure, GCP 등) 가 최근에 굉장히 큰 발전을 이뤘고, 이렇게 됨으로써 소규모의 인원이 어마어마한 인프라를 관리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페이스북이 인스타그램을 2조원에 인수했을 때 20명도 안되는 규모였습니다. 그게 대략 2012년, 거의 10년 전 입니다. 현재는 이론적으로 소규모 개발팀도 클라우드 비용만 감당 가능하다면 몇십억명의 트래픽을 처리하는게 가능합니다. 즉, 10명 내외의 소규모 개발팀이 전 지구상 인구를 감당하는 트래픽 처리가 (분야에 따라 좀 다르겠지만) 가능하다는 이야기입니다. 예전에는 상상하기 힘든 엄청난 발전입니다. 이게 다 클라우드 서비스의 발달 덕입니다.


그 뿐만 아니라 다양한 개발 프레임워크, 라이브러리 등이 많아졌고 개발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다양한 SaaS 들도 많아졌습니다. 뛰어난 개발자라면 다양한 자원들을 적재적소에 사용하여 엄청난 생산성을 낼 수 있게 된 것입니다.


AI 가 인기를 얻은 것 또한 한몫하는데, AI 분야는 기존 프로그래밍 경험과 지식 뿐 아니라 수학/통계적 백그라운드가 필요한 경우가 많습니다. 공부할 것도 많고, 게다가 활성화 된 지 얼마 안 된 분야다 보니 이쪽으로 경험이 풍부한 사람이 굉장히 적습니다.


단순한 것들은 자동으로 관리 해 주어 신경 쓸 필요가 없게 되고, 개발자는 이제 점점 더 어려운 것에 집중하고 진짜 문제를 해결하는 데 집중합니다. 근데 이런 문제 해결 능력은 주니어 레벨이 갖추기 힘든 경우가 많습니다. (경험으로 체득해야 하기 때문에) 그럼으로 인해 더욱 더 경력직, 특히 검증된 경력자들의 수요가 끝없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개발자 공급의 부족

  개발자 공급은 양으로만 따지면 사실 많습니다. 특히나 한국의 경우 정부에서 지원하는 학원도 많기 때문에, 숫자로만 따져보면 공급이 부족한 것은 아닙니다. 또한 요즘에는 MOOC 도 아주 잘 되어 있고, 부트캠프도 많기 때문에 수요가 늘어나는 만큼 개발자 공급이 늘어나는게 가능한 구조입니다. 하지만, 문제는 비즈니스 업계에서 원하는 인재를 공급하기에는 퀄리티가 태부족인 경우가 많다는 것입니다.


특히 국비지원 학원의 경우 문제가 많습니다. 정부에서 하는 것들이 다 그렇듯이 질이 아닌 양으로 평가합니다. 4년제 컴공 졸업한 대학생도 학교 교육만으로는 실력이 부족하다고 하는데 과연 국비지원 학원이나 부트캠프로 충분할까요? 물론 이건 개개인이 정말 열심히 한다면 가능은 하지만 비율로 따져보면 얼마 안됩니다.


국비 지원 학원의 문제는 여러가지가 복합적이지만, 일단 강사가 실력이 그저 그렇습니다. 산업계에서 원하는 뛰어난 사람들은 너무 많은 수요로 엄청나게 바쁜데 과연 학원 강사를 하고 있을까요? 물론 이건 비율로 그렇다는 것이지, 절대 강사분들을 비하하거나 무시하는 의도는 아닙니다. 뛰어난 강사분들도 있으니까요. 이런 강사 문제를 해결하고자 나선 것이 부트캠프나 패스트캠퍼스 같은 교육기관 입니다. 일단 경력이 꽤 화려한 강사 위주로 섭외합니다.


하지만 문제는 이런 경우에도 toy project 정도 해보는 것에서 그친다는 것에 있습니다. 이건 대학 4년제든, 2년제든, 학원이나 부트캠프든 다 마찬가지 문제이긴 합니다. 교육 과정의 경우 자체적인 한계로 toy project 이상은 하기 힘듭니다. 하지만 회사에서는 toy project 수준을 원하지 않습니다. 이런 것을 해결하고자 나선 또 몇가지 교육 과정이 있기는 합니다만, 수요를 메우기엔 그 수가 매우 적습니다.



현업에서 원하는 기술이란?

  제가 예전 글들에서 강조했듯이, 가장 중요한 핵심은 개발 실력입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개발 실력을 키울 수 있을 지, 회사에서 원하는 기술을 익힐 수 있을 지 다음 글에서 적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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