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오늘 숫자를 버리기로 했다.

본질을 알아야 진짜 게임이 시작된다.

by Myriad

오늘 아침 졸린 눈을 비비며 스텝밀에 올라갔다. 일명 '천국의 계단' 심박수가 139까지 올랐다. 그러다 문득 머릿속에 스쳐가는 단어가 생각이 났다. '숫자' 어제 말했던 '블로그 조회수', '아이들 성적표' '돈' 내가 욕망했던 어떤 것들이 모두 숫자였다.


왜 내가 잘못했다고 자책을 했을까. 왜?라는 질문을 해 본다. 사춘기를 겪으면서 공부를 안 하는 내 아이, 잘했던 아이가 공부를 안 하니 우리 애들보다 못했던 애들이 더 올라왔고, 내 자존감은 바닥을 찔렀지만, 누구의 탓을 할 수가 없었던 지난 몇 년의 시간, 아이는 그 시간 동안 얼마나 힘들었을까. 이제야 그것들이 조금씩 보였다.


사회가 만든 잣대에 뒤처지기 싫었던 나의 경쟁심이 오히려 애들을 더 힘들게 하지 않았을까. 나는 애들은 놀면서 커야 된다고 이중적인 말들을 늘어놓고 정작 성적에 대한 내 욕심은 컸던 것 같다. 학교라는 울타리 안에 동네라는 좁은 지역의 엄마의 우월함은 성적에서 나온다. 나는 고상한 척 아니라고 하면서도 내심 그런 마음을 갖고 있었던 것 같다.


그것이 옮겨져 어떤 조회수나 보이는 숫자에 다시 욕심을 부렸다. 혼자 있으면 괜찮은데 잘하고 싶은 욕심이 생기면 남들의 글들을 보고 으쌰으쌰 나도 해야지 하고 본질을 잊어버리고 만다.


그래서 매번 인식하지 않으면 자꾸만 본질을 놓쳐 버린다.


집에 오면서 AI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AI 시대 Chat GPT 가 숙제를 해주는데 막을 방법이 없냐는 질문이었다." 그런데 반대로 생각해 보면 이제는 정보를 그때 그때 알 수 있고 찾을 수 있는데 외우고 암기하는데 시간을 들일 필요가 있을까? 에 대한 이야기였다,


왜 우리는 생겨나는 것을 규제만 하고 반발심을 먼저 생각할까. 반대로 그것을 잘 쓸 수 있는지를 생각해 보는 건 생각해 보지 않는 걸까. 그 얘기를 들으니 나의 불안이 조금은 해소가 됐다.


교육도 빠르게 바뀌고 있다. 기존의 공부방식이 좋은 대학을 갈 수 있을지언정 진짜 내 삶을 살 수 있는 것을 찾는 건 그 다음 부터라는 것을, 지금은 스스로 좋아하는 것을 찾아 진짜 내 것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는 걸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데 자꾸 나 스스로 주저앉을 때가 있다.


피아니스트 임윤찬의 이야기가 떠올랐다. 유학도 가지 않고 유튜브로 거장들의 연주를 보며 피아노를 쳤다고

그 이야기를 들으니 환경이 중요한 게 아니라, ‘어떤 환경에서든 스스로 찾아내는 사람이 진짜 빛나는 거라고, ’


나는 이제 숫자를 버리려고 노력한다. 빨리 가는 길은 없다. 설사 빨리 가는 방법을 알았다고 해도 내가 멈춰 버리고 다시 시작할 것을 안다. 그것은 내가 원하는 진짜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냥 오늘은 숫자를 생각하니 내가 집착했던 생각들이 나열되어 숫자라는 카테고리에 묶였다는 사실을 이제야 깨달았다. 그래서 오늘은 그 카테고리를 삭제할까 한다.


속도가 중요한 게 아니라 얼마나 더 깊이 담겼느냐, 그리고 숫자가 아닌 컬러로 담기길 바란다. 각자의 색이 다르 듯, 너희 자체로 빛나고 있었는데 다른 사람이랑 같지 않다고 조바심을 내었다고 생각하니 후회가 밀려온다.


엄마로서 한 인간으로서 온전히 진짜의 삶을 보여주고 싶다. 그래서 등대가 되고 싶다. 언젠가는 너희를 비춰줄 믿을 수 있는 엄마가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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