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의 신비

아침에 꾼 꿈도 예지몽인가

by 스무디


내 소신을 믿는 구석이 있다면 꿈의 암시가 큰 역할을 한다. 어릴 때부터 주변과 어울리기보다는 나의 길을, 내게 맞는 방법을 찾아 살아가는 습관을 키웠고, 그런 연유로 인해 대체로 환경이 자주 변해도 알맞게 맞춰사는 소양을 익혔다. 그런데 이것이 나 혼자서는 창조적이고 무료하지 않은 삶이라고 다독여 진취적으로 미래를 그리는 것이 수월하여 좋다고 여겼으나, 아이들을 낳아 기르다보니 치명적인 결점이 되기도 한 것 같다. 한국에서 태어나 자라고, 이 사회 속에서 제 역할을 다하며 살아내려면 유년기 때의 정서적 안정감, 가장 작은 사회라는 가정 안에서의 평온함...그런 온유한 배경들을 다져주었어야 했는데...

오늘 아침 큰 아이의 한국 유치원을 중단했던 일이 꿈이 되어 나타났다. 다시 다녀야하지 않겠냐는 울림과 함께... 영어 유치부로 옮겨서 영어라는 과목을 학습하는 데는 큰 어려움이 없었지만... 성격형성이나 가치관 등을 얘기할 땐 내내 힘듦이 있어 국어적 대화에도 애로가 많았다. 한국에서 계속 살 건데, 영어도 한국말 익힌 후에 자연스레 받아들일 껄, 왜 나랑 다른 삶을 살기를... 나와는 다르게 배우기를 소망했을까.


내 삶에 관한 만족이 먼저 이루어져야 아이를 온유하게 돌볼 수 있음을 간과했던 지난 날이 사무치게 후회될 때, 어쩔수 없이 이렇게 다 큰 성인이 될 때까지도, 혹은 그 이후에도, 한국이라는, 게다가 그 안에서도 보수적인 땅덩어리 위에서 부대껴 살아가야했음을 왜 난 받아들이지 못한 걸까? 기어코 벗어날 수 없음을.


마치 언제 한 번 다가올지 모를 뻔한 재난 대비를 히지 않고 방만한 게으른 자의 변명처럼, 한 동안 아이를 다그쳐댔다. 왜 더 멀리 날갯짓을 하지 않냐고....뒷바라지 할만큼 했다는 오만한 푸념도 부끄러울만치 늘어놨다. 미안하다...얘야. 이곳은 한국인 것을...너는 누가 뭐래도, 곧 죽어도 한국의 이 보수적인 동네, 이 땅에서 발 붙여 커나가야 할 사람인 것을, 자꾸만 엉뚱한 데 한 눈 팔게 부추겼던 듯한 엄마의 훈육이 너무나 가슴시리게 후회되는 오늘이다.


미안하다... 잘 되거라... 미안하다... 앞으로 더 주의할께. 엄만 늘 생각이 깊어질수록 죄인 같다. 그렇게라도 너희들이 좀 더 당당하게 설 수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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