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아리가 되고픈 참새 이야기
6. 만나자마자 닥친 위기
<지난 이야기 마지막 부분>
"이 정도면... 왠만큼 진하지 않고서야 노래지긴 힘들겠는데... 먼저 이 갈색물을 빼는 게 어떻겠니?"
"네? 그건 절대 안 돼죠. 깃털색을 빼는 방법이 있기는 해요? "
"인간들이 쓰는 약품중에 탈색제라는 게 있었던 것 같아."
"맙소사! 그건 먹어도 되는 건가요?"
"글쎄... 나도 들어만 봐서..."
"불안해요. 그건 예감이 안 좋은 걸요~"
그 때였다. 갑자기 주위가 소란스러워지며 문소리가 들리더니 벌목꾼들이 다시 나타났다. 식사를 마치고 맡겨놓은 참새를 확인하러 온 것이다.
[6화]
"이런~ 이 작은 녀석이 꽥꽥거리는 오리 곁에 있으려니스트레스 좀 받겠구나. 에고~ 힘도 없구만."
손가락으로 툭툭 치며 참새를 건드려 보던 벌목꾼 한 사람이 냅다 참새를 들어올렸다.
"네겐 오리친구보단 삐약거리는 병아리들이 어울리지."
참새는 환희의 미소를 터트리며 오리를 내려다보았다.
이윽고, 참새가 떨어진 곳은 자신과 체구가 비슷한 어린 병아리들이 열댓 마리는 모여있는 종이 상자 안이었다.
아직 점프조차 하지 않는 작은 병아리들이기에 가능한 낮은 상자 안에서 참새는 천천히 주위를 둘러보았다.
납작한 플라스틱 통안에 물이 고여 있고, 바닥 곳곳에는 노랗고 녹색을 띤 마른 모이들이 널려 있었다.
참새는 갑자기 배고픔을 느꼈지만 꾹 참고 병아리들을 먼저 배려해 주었다. 제법 질서있게 물을 차례로 들이키는 모습들이 사랑스럽다고 생각했다.참새도
이왕 여기서 오래 지낼 거라면 잘 보이고 싶어졌다.
"안녕? 너 참 귀엽다. 난... 난... 친구가 되고 싶어."
아무런 소리없이 멀뚱이 쳐다만 보는 병아리에게 그런 말을 건네기란, 아무리 첫 인사라해도 여간 어색한 게 아니었다. 가만보니 병아리는 참새가 한 말을 전혀 알아듣지도 못하는 것 같았다.
"암수를 구분해서 나누어 놓아야 해. 이제 겨우 일주일 되었는데, 한 마리도 다치지 않고 잘 자란 것 같아."
낯선 인간들의 말 소리가 들렸다.
참새는 본능적으로 몸을 웅크렸다. 그들이 다가오는 소리에 어디론가 숨어버려야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심장이 쿵광거리고 금방이라도 무슨일이 일어날 것만 같았다.
아직 태연한 병아리들에게 위험을 알리고 싶었다.
"얘들아! 이 말 안들려? 너희들을 감별해서 나누어 놓을거래. 인간들이 왜 그런짓을 벌이는 줄 알아? 내가 살던 숲속에서는~~~ 한 번 잡혔다 하면... 꺽! "
가장 먼저 붙잡힌 건 바로 참새였다. 숨기는 커녕 혼자 떠들어대는 바람에 인간들 눈에 제일 먼저 띈 것이다.
"이, 이간질 쟁이들~"
참새는 병아리들 곁에 오자마자 떠날 운명이라면 대차게 반하이라도 해봐야 속이 후련할 것 같았다.
발버둥을 치며 눈을 질끈 감았지만, 그럴수록 인간의 손은 더 세게 참새를 억누를 뿐이었다.
"이 녀석은 따로 빼자. 병아리가 아니잖아."
툭~ 참새의 걱정과 달리 암수감별 따위를 받는 건 아니었다. 괜한 설레발을 쳤단 생각에 무안해하고 있을 때쯤, 그 대신 참새가 이동한 곳은 음식 썩는 냄새가 퀴퀴한 쓰레기장 옆이었다. 버려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