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이야기 끝부분->
콧김을 뿜으며 인상을 쓰고 말하는 오리의 앞에서 참새는 차츰 숙연해졌다.
"뭐든 스스로 생각해서 해결하는 건 좋은 습관이라고 배웠는 걸요~ 우리 엄만 그렇게 제가 빨리 자라서 둥지로부터 멀리 비행하기를 기대하셨거든요."
오리의 표정이 심각해졌다. 뭔가 깊이 고뇌하는 듯 했다.
[5화]
"그래, 알았다. 하지만 여기선 말이다... 너가 혼자 생각하고 판단해야 할 일 같은 건 없을거야! 심지어 저 병아리들은 닭이되면 인간의 몸보신을 위해 희생되기도 하거든. 그런 순간조차 스스로 결정할 수는 없다는 거지."
아리송한 얼굴로 갸웃거리는 참새에게 오리는 계속 설명을 이어갔다.
"인간들이 모이를 주면 먹고, 씻을 물을 줄 때만 깃털을 적실 수 있어. 그들의 눈 밖에 나는 건 위험하단다~"
참새는 잠시 생각하다 깔깔 웃으며 답했다.
"그럼~ 전 몸보신 용으로 희생될 염려는 없겠네요? 닭처럼 커질 수가 없으니까요. 노력하지 않아도 모이와 물을 매일 준다는 거죠? 너~ 무~ 편하겠는데요?"
오리는 약간 당황스러웠다.
"뭐? 너 그게 얼마나 비참하고 힘든 건 줄 알아!? 지금처럼 너 마음가는대로 소리내고 움직여서도 안 된다고!"
"알겠어요. 알아요~ 일단 제가 여기서 지내는 걸 도와주시기로 했으니까 그럼 다음 행동을 알려주시겠어요?"
"휴~ 그래. 진작 그랬어야지. 순하게 지내거라. 그렇게... 이건 결코 즐거운 놀이가 아니란 걸 잊지말고! 알겠니?"
"네~"
그제야 조금 어두운 표정을 짓는 참새에게 다가가 오리는 털을 살살 쓰다듬어 보았다.
"이 정도면... 왠만큼 진하지 않고서야 노래지긴 힘들겠는데... 먼저 이 갈색물을 빼는 게 어떻겠니?"
"네? 그건 절대 안 돼죠. 깃털색을 빼는 방법이 있기는 해요? "
"인간들이 쓰는 약품중에 탈색제라는 게 있었던 것 같아."
"맙소사! 그건 먹어도 되는 건가요?"
"글쎄... 나도 들어만 봐서..."
"불안해요. 그건 예감이 안 좋은 걸요~"
그 때였다. 갑자기 주위가 소란스러워지며 문소리가 들리더니 벌목꾼들이 다시 나타났다. 식사를 마치고 맡겨놓은 참새를 확인하러 온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