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아리가 되고픈 참새이야기
4. (병아리의 친구가 되려면)
[4화]
달리 선택할 길도 없었다. 숲에서는 오리만큼 커다란 짐승을 만난다면 먹잇감이 되기 딱 좋았을텐데, 이 오리는 적어도 참새를 잡아먹을 생각은 추호도 없어보였다. 어쩌면 그것만으로도 하늘에 감사한 일일지 모른다.
벼랑끝에 내몰린 기분이었지만, 죽고 싶을 정도는 아니었다. 이곳은 둥지만큼 안온하지는 않지만 호기심을 자극하는 새로운 동물들이 있고, 숲의 천적보다 힘이 세지만 동물들을 해치기는 커녕 보살펴주는 인간들이 산다.
하루 하루가 새롭고 신기한 경험이 될 것이다...
어린 참새의 얼굴에 조금씩 미소가 피어올랐다. 오리는 뜬금없다는 듯이 툴툴 물갈퀴를 털며 의아하게 물었다.
"왜? 뭐 별다른 좋은 수라도 떠오르는 거니?"
참새는 고개를 끄덕이며 장난스레 웃어보였다.
"좋아요! 꽁지는 자르는 것 보다 뽑아버리는 게 낫겠어요. 깃털은 또 자랄테니까 이왕 변신할꺼면 확실히 해야겠죠!"
이번에는 오리가 흠칫 놀라 뒤로 조금 물러섰다.
"변신~? 날아갈 수 없는 '병신'이 될 수도 있다면서? 변신이라고 다 해봤자 병아리 짝퉁일텐데 설마 즐거운 건 아니지?"
참새는 듣는 둥 마는 둥, 자신의 상상과 기대에만 흠뻑빠져 우리안에 넓게 원을 그리며 돌아다녔다.
"잠깐, 잠깐! 어지러워~ 너가 병아리처럼 지내려면 이런 행동들도 좀 줄여야한단다. 겉모습은 준비에 불과해. 실제로 가까워지는 건 마음이 통해야 하는 거거든~ 그건 차츰 알려주마. 어쨌건 말이다... "
겨우 움직임을 멈추고 진지하게 듣고 있는 참새에게 오리는 조금 화가 난 기색을 내비쳤다.
"병아리들과 지내려면 우선 내 말을 잘 들어야한다고 일렀는데, 너는 벌써 어겨버렸어? 네 멋대로 꽁지를 뽑는 게 낫다는 둥 혼자 판단하지 않았니?"
콧김을 뿜으며 인상을 쓰고 말하는 오리의 앞에서 참새는 차츰 숙연해졌다.
"뭐든 스스로 생각해서 해결하는 건 좋은 습관이라고 배웠는 걸요~ 우리 엄만 그렇게 제가 빨리 자라서 둥지로부터 멀리 비행하기를 기대하셨거든요."
오리의 표정이 심각해졌다. 뭔가 깊이 고뇌하는 듯 했다.